[화요기획] 제2 인천의료원 건립 사업 '경제성' 발목 잡히나

​​​​​​​인천시, 최근 2차례 예타 신청 요구에도 보건복지부 '묵묵부답' 윤 대통령 공약인 공공의료 강화, 탄핵정국 혼란 속 추진 동력 상실 전문가, “경제성보다 공공의료 기반 확충” 한 목소리

지난 2023년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반환 확정에 따른 부지 활용방안을 발표하는 유정복 인천시장.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지난 2023년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반환 확정에 따른 부지 활용방안을 발표하는 유정복 인천시장.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편집자주]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이 올해 들어서도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성 확보를 이유로 설립에 필요한 절차를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열약한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되는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부지 내에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을 계획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경제성을 이유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조차 막아서면서 설립에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 설득을 위한 근거 마련에 나섰다. 조만간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도 재개할 방침이다. 인천시가 정부 설득을 통해 올해 안에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 보건복지부에 제동 걸린 인천 제2의료원 설립

인천시는 지난해 주한미군으로부터 넘겨받은 캠프마켓 부지에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을 계획한 바 있다. 시의 계획을 보면 제2의료원은 캠프마켓 A구역 4부지에 건립될 계획에 있다. 모두 21개 진료과를 갖춘 400병상 규모이며 총사업비는 3천억원 이상 추산된다.

인천시가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인천지역 공공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지역 전체 의료기관 194곳 중 공공의료기관은 고작 8곳에 불과하다. 또 공공의료 병상 비율도 전체 대비 4.5%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 의료 인프라 역시 열악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인천지역은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57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치는 서울 466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 인구 10만명 당 간호사 수는 433명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았다. 이처럼 인천시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더구나 현재 운영 중인 인천의료원 위치가 동구 송림동으로 인천 전체로 보아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져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캠프마켓 부지를 인천 제2의료원 설립 대상지로 정해 정부에 설립 신청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경제성을 이유로 들어 인천시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인천 제2의료원이 설립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주무 부서인 복지부가 예타 신청을 막고 있어서 전혀 진척이 없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에 더해 제2의료원 설립 예정지인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A구역 부지가 수도권 병상 수급 관리 계획상 신규 병상 제한 지역이라는 점을 문제로 들고 나왔다. 인천의료원을 비롯한 지방의료원의 만성 적자에 따른 재정 부담 가중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고 국비가 300억 원 이상 지원되는 사업에 적용하는 제도다. 해당 부처에 이어 기획재정부 심의를 통과해야 대상 사업이 되는데, 2의료원의 경우 아예 해당 부처 통과부터 막힌 셈이어서 갈 길이 멀다.

이용갑 전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천의료원의 역할 정립뿐 아니라 제2의료원 설립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수도권 신규 병상 허가가 있어야 한다라며 의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 인천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 실어야

인천시는 최근 토론회를 열어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이 관련한 지역사회 여론 모으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인천 제2의료원 설립 현실화를 위해 수도권 병상수급 관리 계획상 신규 병상 제한 지역 예외를 적용하는 등 정부와 협의가 최우선이라는 점에 입을 모았다.

지난 1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인천 제2의료원 설립 방안 토론회'에서 오명심 전국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은 공공병원에 한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어야 한다더욱이 인천 제2의료원 설립 구상은 예타를 넣어보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 협의를 통해 상황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의료를 육성하지 않는 정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민간 병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공공병원 병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거꾸로 양극화 되어있는 공공의료와 민간 의료 간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을 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공공의료 강화 의지를 모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복지부를 설득하기 위해 기존 인천의료원과 차별화된 제2의료원 운영 방안과 적자 우려 해소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신병철 시 보건복지국장은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인천 제2의료원 설립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예타 준비를 철저히 해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를 설득,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탄핵 정국' 발목, 길 잃은 공공의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시기가 지연되면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는 것이 최대 변수다. 대통령의 부재와 여야 극한 갈등 대립 속에 지역 공공의료 강화라는 현안은 거듭 뒤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실제로 인천 공공의료 강화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 대통령의 인천지역 공약 중 하나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모두 7가지 지역 공약을 제시했는데, 5번째 항목으로 제2의료원 설립과 국립대학병원 유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인천시가 지난해 하반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제2의료원 설립 예비타당성조사 요구서를 복지부에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로 넘어가지 않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대권 의식 행보도 정작 지역사회 현안 해결에는 소극적이다. 윤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지방분권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을 주장했던 유 시장은 최근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의견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는 등 대권을 의식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또 최근 인천 모처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일반적인 정치인이 대권을 의식할 때 나오는 행보를 밟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중앙부처와의 협력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부처의 반대로 지역 현안 해결이 지연되는 데 따른 정무적 행보가 상대적으로 더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천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 제2의료원 건립 사업은 경제성 보다, 지역 공공의료 체계 완결성과 시급성을 내세운 공공의료 강화 측면에서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보건복지부가 인천시의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요구를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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