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연간 1억명’ 세계 3대공항 우뚝선 인천국제공항, 인력난 어쩌나

​​​​​​​4단계 확장으로 공항 규모 두배 커졌지만, 인력 충원은 계획 절반도 못미처 최근 청년노동자 사망 등 인명사고도 잇따라 공항공사, “무인화·자동화” 주장하나 현장 노동자 업무 과중 불가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4단계 개항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4단계 개항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편집자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4단계 확장 사업이 마무리된 지 4개월가량 지났지만, 규모 확장에 따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규모는 물론 공항 시설과 장비가 확대됐음에도 이에 따른 인력 충원이 더뎌 공항 종사자들의 과도한 노동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인천공항 내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공항 안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짚어본다.

# ‘1억명 수용인천공항 성장의 그늘, 인원 부족 심각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4단계 확장 사업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123일부터 정식 운영에 돌입했다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은 모두 48천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사업이다. 4활주로 및 계류장 75곳 신설과 제2여객터미널(T2) 확장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은 연간 16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3위 규모 공항으로 도약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국제여객 5천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2개를 보유하게 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국제선 여객 수용을 보면 1위 홍콩이 12천만명, 2위 두바이가 11500만 명가량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4단계 확장을 통해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3번째 규모의 여객처리 능력을 갖춘 공항으로 성장했다.

여객뿐 아니라 화물처리 능력 역시 세계적인 공항으로 우뚝 서게 됐다. 인천공항 화물처리 능력은 기존 500t에서 630t까지 늘어나 세계 2위 규모의 항공 물류 처리능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국내 반도체 수출의 약 98%를 처리하는 반도체 물류 허브의 입지도 더욱 견고해졌다.

AI(인공지능) 활성화에 따른, 이른바 스마트 공항서비스도 대폭 강화된다. AI와 생체인식을 활용한 스마트 패스가 도입돼 여권과 탑승권을 반복해서 제시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탑승객의 신원확인이 가능하게 됐다.

아울러 자동 보안 검색 시스템이 도입돼 보안 절차가 기존보다 신속해지면서도 보안관리가 더욱 철저해져 공항 혼잡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은 항공 정비산업과 화물터미널, 관광과 문화, 융복합 시설 등 새로운 항공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게 됐다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17천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도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완료 및 그랜드 오픈을 통해 세계 3위 규모의 메가 허브공항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해외 경쟁공항과의 우위를 선점해 대한민국 항공산업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도 계획된 인력 충원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안전사고 우려와 노동자 업무 가중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대두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3일 전면 시행된 인천공항 4단계 확장사업 이후 신규 입사한 현장 인력은 380명에 그쳤다. 이는 4단계 운영 시점 전인 지난해 9월과 10월 인천공항공사 소속 3개 자회사(인천공항시설관리·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국제공항보안)의 채용공고 인원인 836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적은 기존 387에서 734규모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면적뿐 아니라 공항 시설과 장비가 확대됐으며, 이용객 역시 많이 늘어나 공항 관리 업무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인천공항 전반을 관리하는 3개 자회사는 애초 4단계 운영에 필요한 인력 1135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최근까지 신규 채용 인원은 380명에 그쳐 심각한 인력 부족을 자초했다. 노조 측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이후 모회사인 인천공항공사의 개입으로 필요 인력이 지속해서 줄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4단계 완공을 앞두고 필요 인력 충원 없이 기존 인력 쥐어짜기에만 여념이 없던 인천공항공사는 국정감사 직후 지속적인 감축 기조 탓에 4개월 동안 실제 입사한 인원은 380명에 불과했다라며 인천공항이 두 배로 확장됐음에도 현장 인력은 기존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인력 감축은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72터미널에서 여객기 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 315일에는 29세 청년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319일과 20일 이틀간 야간근무자 2명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등 노동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정안석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인천공항 노동자와 공항 이용객 안전을 위해 현장 인력 충원과 연속 야간노동을 강제하는 교대제 개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인력충원 현황 그래프. (사진제공=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본부)
인천공항 인력충원 현황 그래프. (사진제공=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본부)

# 전국 공항노동자연대 발대, 공항 인력 확충 화두오를까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가 연합한 연대체가 발족, 공항 인력 확충 등 현안 해결 정면 돌파를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전국공항노동자 연대는 지난 27일 제주공항에서 발대식을 하고 공항 안전을 위한 공동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연대에는 한국공항공사 산하 3개 자회사 노동자와 인천공항공사 산하 3개 자회사 노동자들이 공동 참여한다.

이들은 연속해서 야간 및 연장노동을 강요하는 교대제 근무 형태와 인력 부족에도 충원 없이 이어지는 기존 인력 쥐어짜기, 해소될 기미 없는 차별적 처우 등의 공항 현장 문제는 공항 노동자는 물론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열악한 공항노동 현실은 이직률 증가와 자회사 전문성 저하로 이어진다. 지금의 운영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전국 15개 공항 중 어느 곳도 안전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효율성을 비용 절감의 잣대로만 가늠해서는 공항의 공공성도 안전도 없다라며 공항 현장 노동자들을 대표해 노동자와 공항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전국공항노동자연대를 결성한다. 2025년 공동의 투쟁으로 15개 공항을 바꿔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천공항 대폭 확장에도 충분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음에도 인천공항공사는 인력 확충에 소극적으로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

공사는 AI 등 첨단 기기를 사용한 무인화, 이른바 스마트 공항으로의 전환으로 무인화 및 자동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동화와 무인화가 이뤄져 필요 인원이 많이 줄고 운영 효율화가 되면 그때 가서 자회사 인력을 줄이기 어렵다라며 인력 충원에 부정적인 뜻을 표명한 바 있다.

인천지역의 한 항공전문가는 이미 2025년에 인천공항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났는데, 인천공항의 디지털 공항 대전환 이행 시점은 2030년으로 공백이 길다고 지적하며 인천공항공사가 자신하는 스마트 공항, 디지털 공항 전환 전까지 지게 되는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은 결국 여객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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