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돌고 돌아’ 선사 공모 재개한 백령도행 대형 여객선

10번째 공모에서 고려고속훼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옹진군, “조속히 협약 체결” 과거에도 공모과정에서 사업철수 다반사... 주민들 ‘기대 반 우려 반’ 유정복 시장, “대형 여객선 도입 최선 다해 지원할 것” 강조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14일 옹진군청 에서 가진 연두방문에서 2025년도 주요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14일 옹진군청 에서 가진 연두방문에서 2025년도 주요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편집자주] 인천 백령도와 연안부두를 잇는 대형 여객선이 ‘선사 공모’와 ‘직접 건조’ 사이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끝에 또다시 선사 공모로 가닥을 잡았다. 옹진군이 최근 10번째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사를 확보한 가운데 지난해 백령도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여객선 직접 공모는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또다시 선사 공모 절차를 지켜보는 섬 주민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지자체 대형 여객선 직접 건조가 현실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년째 대형 여객선이 끊긴 상황에서 또다시 선사에 의존하는 여객선 정책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형 여객선 공모 과정과 전망, 그리고 법 개정을 통한 앞으로의 과제 등을 짚어본다.

# 또다시 선사 구하는 백령도행 대형 여객선, 섬 주민들 ‘기대 반 우려 반’

옹진군이 대형 여객선 운항을 위한 10번째 공모에서 고려고속훼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2022년 11월 인천 연안부두~백령도 간 항로 운항을 중단한 271t급 하모니플라워호가 운항을 중단한 지 2년 4개월 동안 10번째로 이뤄진 공모 끝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

옹진군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10번째 백령항로 대형 여객선 공모에는 고려고속훼리와 인천제주해운, 케이에스해운 등 3개 선사가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케이에스해운이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혀 옹진군은 최근 나머지 2개 선사를 놓고 사업계획을 평가, 60점 만점에 52.6점을 받은 고려고속훼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옹진군은 조만간 고려고속훼리와 업무협약 체결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는 등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고려고속훼리 측은 지난 2023년 7월 7차 공모에서도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고려고속훼리 측은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하는 여객선 운항 시각을 놓고 옹진군과 이견을 벌인 끝에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공모에는 여객선 운항 시각을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오전 7시50분 출항으로 명시한 상황이라 출항 시각 갈등은 없을 전망이다.

옹진군에 따르면 고려고속훼리 측은 약 2천t급의 차도선을 새로 건조할 계획이다. 건조 비용은 8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선사 측은 해양수산부의 연안선박 현대화 펀드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 건조와 실제 도입까지는 약 2~3년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10번째 공모가 성사되면 옹진군은 인천시와 함께 약속했던 여객선 자체 건조 계획을 백지화할 계획이다. 국비 확보도 쉽지 않고 지자체가 대형 여객선을 직접 건조해 운영하는 것은 전례가 없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옹진군의 행보에 섬 주민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수년째 되풀이되는 대형 여객선 공모 과정에서 실제 협약까지 체결한 선사도 있었는데, 끝내 사업이 무산되는 등 희망과 절망이 매번 교차해 왔기 때문이다.

백령도 주민 A씨는 “이번에야말로 대형 여객선 도입이 최종 확정될 수 있을지 걱정과 기대가 오락가락한다”며 “주민들이 원하던 여객선 직접 건조가 무산됐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여객선 운항을 위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도 “대형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다 보니 현재 여객선은 한 달에 18일은 결항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아파서 육지의 병원을 가야 하는데 나가는 날 들어오는 날 파도가 높은지 안 높은지 계산하고 나가야 하는 불편이 너무도 크다. 대형 여객선은 상대적으로 결항률을 낮출 수 있으니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등 서해 최북단 도서주민들은 그동안 대형 여객선 도입을 위해 너무나 많은 고통의 시간을 참고 지내왔다”고 강조하며 “인천시와 옹진군은 최상의 조건으로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추진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경복 옹진군수는 백령도 대형 여객선 10차 공모와 관련해 자신의 SNS에 “백령도 대형 여객선 공모에 복수의 선사가 참여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최종 협약까지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오로지 섬 주민들의 기본권인 교통권 확보를 위해 조속히 협약을 체결해 길고 험난했던 여정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 여객선 안정 운영을 위해 정치권 힘 합쳐야

옹진군은 10차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고려고속훼리 측이 최종 사업자로 결정된다면, 약 20년간 백령항로 운항에 따라 발생하는 운항결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운항결손금은 국비 지원 없이 인천시와 옹진군이 50%씩 부담한다. 앞선 9차 공모에서 제시한 운항결손금은 매년 30억원 수준으로 20년간 최대 600억원 규모다. 지자체로서는 부담이 크다 보니 약속된 운항결손금 확보를 위해 인천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울릉도와 포항을 오가는 3000t급 대형 여객선 운영 선사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울릉군에 협약 당시 지원하기로 한 운항결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울릉군은 울릉에서 출항하는 협약 당시 조건을 지키지 않아 지원이 어렵다고 맞서는 등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 여객선 운항과 관련한 국비 지원 근거가 될 법안이 발의돼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서삼석 국회의원(더민주·전남 영암·무안·신안군)이 대표발의한 ‘해상대중교통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정한 공영 해상항로에 대해 결손금 지원이나 노후 선박 쿄체 비용 일부를 국비로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서삼석 의원은 ”섬 주민의 교통권 보장과 해상 대중교통의 효율성 확대를 위해 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인천~백령 항로의 운항결손금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어 인천시와 옹진군의 부담이 낮아지는 등 안정적 여객선 운항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법률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안이 도서 지역이 많은 전라남도 지역을 겨냥했지만,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등도 연관이 있는 만큼 관련법 제정에 인천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은 새해를 맞아 옹진군을 연두 방문한 자리에서 백령도행 대형 여객선 도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 10번째 공모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유 시장은 ”더 많은 인천시민이 백령도 등 옹진군의 섬을 찾을 수 있도록 올해 I 바다패스를 도입, 시내버스 요금은 1500원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하며 ”옹진군의 보물섬도 결국 사람의 발길이 닿고 따스한 어루만짐이 있어야 빛이 날 것이다. 인천시민들이 섬을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낙후된 섬 지역의 발전과 섬 주민 삶의 질 향상, 인프라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 대형 여객선 도입 관련해서도 인천시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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