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정부 철도 지하화, 인천 제외 ‘후폭풍’

정부 발표 선도 사업 대상지에 경인선 지하화 제외, 추진동력 상실 오랫동안 소음·분진 시달린 주민들, “시작도 못하나” 불안감 인천시 “연말 종합계획엔 경인선 지하화 포함될 것” 강조

경인전철(경인선) 인천-부천 구간이 정부가 결정한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되며 지역사회에서 책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경인선 지하화 대상지. (사진제공=인천시)
경인전철(경인선) 인천-부천 구간이 정부가 결정한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되며 지역사회에서 책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경인선 지하화 대상지. (사진제공=인천시)

[편집자주] 경인전철(경인선) 인천-부천 구간이 정부가 결정한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되며 지역사회에서 책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인천시는 연말 국토부 본 사업에는 포함될 수 있다며 애써 진화에 나섰지만, 오랫동안 소음과 분진에 시달려온 경인선 주변 주민들은 물론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번 정부의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결정의 의미와 지역사회 반응, 그리고 전망을 짚어본다.

# 경인선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탈락, 주민들 ‘실망’

정부가 철도 지하화를 우선 추진할 선도 사업 대상지에서 경인선 인천-부천 구간을 제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경제 점검 회의에서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노선으로 부산진역~부산(부산), 대전조차장(대전), 초지역~중앙역(안산) 등 3곳을 확정 발표했다. 인천지역 핵심 숙원사업인 경인선 지하화는 선도 사업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선도 사업 대상지로 결정되면 국토부 종합계획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종합계획에 반영돼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끝내 선도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그만큼 사업 추진이 험난해졌다.

경인선 지하화는 인천시가 경기도와 공동으로 인천역~온수역 구간 22.63㎞를 지하화하는 경인선 지하화 선도 사업 제안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중 인천 구간은 인천역~부개역 구간 14㎞다.

철도 지하화는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 사업으로, 지자체 계획과 사업 발굴 등 모든 것이 필요한 현안이다. 실제로 경인선 지하화는 지하화 사업비만 3조4천억원, 상부 개발 3조2천억원 등 6조6천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시는 국토부 선도 사업으로 선정되면, 기본구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계획을 수립하고 상부 개발과 관련해 우선 추진사업을 발굴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선도 사업에 제외되면서 사업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경인선 선도 사업 탈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지하화 개발을 바랐던 주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미추홀구 주안동에 거주하는 안모씨(42)는 “경인선 철도 때문에 동네가 단절되고 소음과 분진이 심했던 어려움이 개선되는 줄 알았더니, 결국 이번에도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정치인들은 매년 선거할 때만 되면 경인선 지하화 등 환경 개선을 약속하고 있지만 수십 년 가까이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부평구 부평동에 거주하는 서모씨(50·여)도 “경인철도를 지하화해 생활 여건을 개선한다는 정치인들의 약속들이 결국 공염불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기 안산과 대전, 부산은 바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경인전철은 시작도 못하게 됐다. 지역 정치인들이 그동안의 약속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인천시는 정부 발표 이후 경인선 지하화 사업이 연내 정상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인수 인천시 교통국장은 경인선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 탈락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2월 발표 예정인 정부의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에 경인선 지하화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이번 발표에서 경인선 철도 지하화가 제외된 것은 다른 사업들과 달리 서울·경기와 함께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사업비를 각 시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3월부터 철도 지하화 사업계획 용역을 추진하고, 5월쯤 국토부에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 수립 제안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 사업 재도전 천명한 인천시, 사업성 확보 ‘숙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은 상부 부지 개발 수익으로 지하화 공사비를 충당하는 구조다. 따라서 지하화에 따른 비용과 상부에서 나오는 개발이익을 합쳐 경제성을 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인선은 인천 구간만 14㎞, 전체로 보면 22㎞에 이르는 넓은 공간이다 보니 상부 개발이익보다 지하화 공사비가 더 큰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경인선 지하화는 사업비 부족분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인천시의 이번 선도 사업 공모 과정이 너무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종식 국회의원(더민주·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경인선 지하화 선도 사업 탈락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철도 지하화 사업의 성공 관건을 개발 가용지 확보”라며 인천시의 적극적 행정을 주문했다.

허 의원은 “선도 사업 대상지 중 경기 안산이 5㎞나 되는 것은 안산시가 지하화 사업 구간에 시유지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인천시도 동인천역 주변 송현자유시장 등 지하화 구간에 시유지를 많이 확보하는 데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배준영 국회의원(국힘·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도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부 설명에 따르면 선도 사업은 시범사업 성격”이라며 “선도 사업에서 탈락했다고 모두 철도 지하화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며 올해 연말 발표 예정인 종합계획이 철도 지하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인선 지하화 탈락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가운데 올 연말 발표되는 국토부의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 발표에 경인선 지하화가 포함될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하화 사업이 안착하기 위해 인천시가 국토부 발표 전까지 경인선 지하화에 따른 상부구조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개발 플랜을 마련하는 것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은 “경인전철 지하화 추진으로 단절된 지역을 다시 하나로 잇는 사업을 본격화해 어려움에 처한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하겠다”며 “경인선 철도가 인천역에서 구로역까지 이어지는 만큼 서울과 경기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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