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트럼프 관세 폭탄에 한국지엠 휘청, 인천 경제 ‘먹구름’

​​​​​​​수입 자동차 25% 관세 예고, 한국지엠 수출 타격 가능성 부평공장 의존도 높은 인천 경제 악영향 우려돼 한국지엠 노사, 위기속 공동 행보 나서 ‘주목’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전경. (사진제공=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전경. (사진제공=부평구)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오랫동안 인천 부평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한국지엠 위기론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지엠이 인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 높다 보니 재집권한 트럼프 정부가 단행하는 자동차 산업 관세 폭탄이 결과적으로 공장 철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관련 토론회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한국지엠 노사가 미국 본사 방문을 예고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 내 위기 대응 전략과 지역 정치권의 역할 등에 대해 짚어본다.

# ‘자동차 관세 폭탄 예고트럼프 정부에 지역경제 위기감 커져

옛 대우자동차 공장을 인수한 한국지엠은 현재 주력 생산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2개 차종의 대부분을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미국 수출 비중은 약 85%에 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25%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 발 관세 전쟁에 따른 한국지엠의 위기에 인천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한국지엠이 인천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한국지엠의 매출액은 137340억원, 영업이익은 135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117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지엠 부평공장 종사 노동자 수는 9천명이지만, 사무직과 연구직, 그리고 인천과 전국의 한국지엠 협력업체 노동자 등을 고려하면 한국지엠의 고용 효과는 수십만 명을 넘어선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그렇다 보니 매번 한국지엠 철수설이 주목받을 때마다 부평을 중심으로 인천 지역사회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파산 위기와 자금 유동성 문제로 부침을 겪었던 지난 2018년에 이어 최근 들어 3번째인 트럼프 발 한국지엠 위기설에 지역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평구 청천동에서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자동차에 관세가 크게 적용된다는데 언제 어떤 식으로 부과되는지 알려지지 않아 혼란스럽다여기에 또다시 철수설이 불거지면서 지역 협력사들이 줄줄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도 정부가 한국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생산기지로써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하는데 탄핵 국면에서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 한국지엠 노사, ‘위기 공동 대응나서

트럼프 발 관세 폭탄 우려가 커지자, 당사자인 한국지엠 노사가 철수 위기설 극복을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선다.

한국지엠 노사는 최근 미국 미시간주 GM 본사와 현지 공장을 방문한다. 사측은 헥터 비자레알 사장, 로버트 트림 노사협력 부문 부사장 등이 참여하며 노조 측은 안규백 노조 지부장 등이 동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사 방문단은 GM 본사가 운영하는 로물루스 엔진공장, 팩토리 제로 조립센터, 랜싱 델타 타운십 등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이번 방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예고로 촉발된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 전략 모색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지엠의 불투명한 생산 계획에 따른 우려를 전달하고 전기차(미래차) 생산 물량 배정을 요구하는 등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또 최근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트럼프 2.0 자동차산업 관세 폭탄과 한국GM에 미칠 영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갖고 정책적 대응 필요성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 13일 열린 정책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원·이용우·허성무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공동주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지엠 위기설이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변화와 맞물린 복합적 위기라며, 국내의 철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견해가 쏟아졌다.

특히 미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선제 대응, 생산전략 다변화와 내수시장 확대, 노동자와 협력업체 보호 대책 마련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한미 FTA 개정을 통한 관세 예외 적용, GM 본사의 전략적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과제가 제시됐다.

발제자로 나선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는 단순히 자동차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질서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지엠이 지금까지 미국 자동차산업 위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철수설을 자극하는 방식의 대응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GM 본사에도 한국지엠이 단순한 해외 거점이 아니라 전략적 생산기지라는 점을 인식해 협상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미국 자동차 산업이 인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한국지엠 한국공장을 당장 철수하기는 어려울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한 달에서 3년 정도까지 위기가 닥칠 수 있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너무 이것에 집착해 대책을 만들 필요는 없다너무 위축되거나 패배주의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황현일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지엠 지분의 17%를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공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교수는 북미에 수출하는 저가형 양산 SUV인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급의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한국지엠밖에 없다무작정 한국공장 철수를 검토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의 행보를 보면 별 일없이 넘어갈 거로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산업은행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국내법과 국제규범을 활용하는 등의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지엠의 지분 17.1%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공적 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지역구로 둔 박선원 국회의원(더민주·인천 부평을)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자동차에 대해선 한 달간 면제 조처를 내린 적이 있다한미 FTA 개정을 통해 한국지엠에서 생산된 차량이 미국산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등 예외 적용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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