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천시가 영종국제도시 내 종합병원 유치에 다시 시동을 건다. 최근 무안공항 참사 여파로 공항 주변 안전 인프라가 중요해지는 것을 감안해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지역의 특수성을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의 대학병원 분원 유치라는 목표를 벗어나 민간 종합병원 유치에도 함께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도심과 떨어진 영종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 개선과 최근 중요성이 더해지는 공항 주변 의료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해 영종 종합병원 유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대형 재난 발생 시 신속 대처” 영종 종합병원 유치 재추진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국제도시 지역은 영종대교·인천대교 등 2개 교량을 건너야 인천 도심으로 진입할 수 있어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오랫동안 영종지역 대형병원 유치에 공을 들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서울대병원 측과 영종도 내 국립대병원 분원 설치를 위한 논의를 지속했지만, 현재까지 답보 상태에 그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 전남 무안공항 참사를 겪으면서 공항 주변 의료 인프라 구축이 화두로 떠올랐다. 공항 주변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긴급히 환자를 이송하려면 영종대교·인천대교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인천 도심의 대형병원과 거리가 워낙 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은 영종에서 무려 30㎞ 이상 떨어져 있다. 영종지역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라는 점도 지역 내 종합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가져오고 있다. 최근 주민등록 기준 영종지역 인구는 12만5천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코로나 침체기를 지나 급성장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이용객이 7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종지역 주민들과 거주자들은 공항이 운영 중인 영종도의 특성을 반영하는 특수목적 종합병원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관계자는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 사례에서 보듯 인천공항 정도 되는 국제공항 규모라면 가까운 종합병원 운영은 필수”라며 “일본 도쿄공항,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미국 LA국제공항 등 전 세계 주요 국제공항은 반경 7㎞이내에 수준급 종합병원을 갖추고 있는 데 반해, 인천공항은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이 무려 30㎞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성과 예산이 문제라면 정부 차원에서 해양 및 항공에 특화된 종합병원 건립을 고민해야 한다”며 “내국인과 외국인을 합쳐 하루 평균 20만 명이 오가는 인천공항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가 최근 영종도 종합병원 유치 재추진에 나서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는 최근 2025년 국립대병원 유치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영종도 내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인 영종국제병원이 개원 5년여 만에 폐업을 검토하는 등 지역 내 의료체계가 열악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국립대병원 유치를 통해 권역 응급의료센터 운영은 물론 전문 의료진 배치와 첨단 의료 장비 도입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종합병원 필수 의료 의사 인력관리 방안 연구도 진행한다. 시는 연구를 통해 필수 의료 의사와 관련해 국내외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인천지역 종합병원 통계와 국내외 문헌 사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필수 의료 의사들이 인천지역에 장기 근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인력관리 방안이 앞으로 영종지역 종합병원 유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종지역 내에서도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대안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인천 중구의회 내 인천 중구 의료서비스 개선연구회는 영종지역 종합병원 유치 전략 연구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지원과 국책사업 연계와 더불어 지자체 차원에서 부지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종지역에는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미단시티 내에 병원 용지를 마련하는 방안과 함께 영종역 일대 유휴지 등이 신설 종합병원 용지로 거론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영종지역에 공항 대형사고 발생 등에 대비한 종합병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특수목적 종합병원 유치 등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정책 등 종합병원 설립 ‘난항’
그러나 수도권에 포함되는 영종지역에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현안 해결까지는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가 상급 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상급 종합병원 병상수가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오는 2027년까지 병상 과잉 공급 지역에 대한 병상 증가를 제한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영종지역을 포함하는 인천 중부권이 공급 제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신규 병상 건립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가 지난 2021년부터 서울대병원 측과 영종지역 분원 설립을 논의해 왔지만, 이 같은 정부의 병상 수급 계획 변경의 여파로 논의가 잠정 중단되는 등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인천은 특히 송도 세브란스병원, 청라 아산병원 등 대형병원 건립이 잇따라 확정되면서 되려 후발주자 격인 영종지역 종합병원 설립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천국제공항의 특성을 살린 특수한 경우를 살려 의료 인프라 차원에서 종합병원 설립을 논의하는 등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한 의료관계자는 “영종도 지역은 지역주민의 의료서비스 확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의 응급상황 대비와 외국인 의료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중간급 종합병원 신설이 시급하다”며 “국립대 분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을 집중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두 방문으로 중구를 찾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정부 협의를 통해 영종도에 종합병원 유치를 성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시장은 “대한민국의 관문인 영종에 대형사고나 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관련 전문병원 유치를 위해 정부와 신속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