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유정복 인천시장이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F1(포뮬러1) 그랑프리 대회 유치가 첫 단추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F1 그랑프리 유치를 혈세 낭비라고 주장하는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인천시가 긴급하게 용역비를 확보하고도 반년 가까이 용역 관련 공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실 사업 논란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이에 인천시는 즉각 설명자료를 통해 사업 초기 상태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올해 수차례에 걸친 해외 출장을 통해 F1 그랑프리 대회 유치 행보에 나선 유정복 인천시장이 해가 가기 전에 F1 그랑프리 유치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용역 공고조차 못내, 부실 사업 논란 ‘여전’
인천시는 지난 4월 유정복 시장의 깜짝 해외 출장 이후 F1 대회 유치를 선언하고 행정력을 쏟아부으며 대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처음에는 TF 형태의 전담 조직을 유지하다 최근 조직 내에 국제행사추진단을 신설해 본격적인 유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인천시의회의 협조 속에 F1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비 5억원을 추경예산으로 확보하기까지 했다.
시는 용역을 통해 F1 대회를 유치한 최적의 공간을 찾고 주 관람석과 자동차 정비 공간 등 대회에 필요한 각종 시설물 설치계획 등을 꾸릴 계획이다. 또 분야별 필요한 사업 예산을 추려보고 도심 서킷 디자인 등 대회 유치에 필요한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예산 확보 4개월 여가 지나도록 아직 관련 용역이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역을 통해 대회 유치의 큰 그림이 나오지 않으면서 인천시가 계획한 국비 확보 구상을 포함해 대회 유치 전 과정이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다.
이는 F1 대회 유치 과정을 구상할 용역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F1 서킷 디자인이 가능한 국제자동차연맹(FIA) 인증을 받은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몇몇 업체와 접촉했지만, 용역 범위나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용역 발주가 미뤄지고 있다.
이처럼 시가 대외적으로 F1 대회 유치를 선언했음에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면서 대회 유치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F1 대회가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힌다고는 하지만, 현행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에 따른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다.
인천시 구상대로 F1 대회 유치에 따른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시급한데, 인천시가 대회 유치에 따른 세부적인 계획 마련에 첫 단추인 용역조차 시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법 개정이나 국비 요청 등 후속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천시가 책정한 용역비 5억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에는 FIA 인증 업체가 없어 해외 업체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국내 업체에 맡기는 수준의 금액으로는 용역 수행이 어렵고, 설사 예산에 맞춘다고 하더라도 대회 준비에 필요한 결과물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래지자,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인천시의 F1 대회 유치가 사전 준비가 부족한 부실 사업이라며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F1 개최 반대 인천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인천시가 추진 중인 F1 유치 사업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인천시가 F1 타당성 용역 예산 확보 후 4개월이 다 되도록 용역 관련 공고조차 못 하고 있다”며 “추경 편성 과정에서 부실 사업이라는 비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F1 관련 용역이 불가능해 외국 업계 참여가 필요하다. 이렇다 보니 시가 편성한 5억원으로는 용역이 어렵다는 게 현재 관측”이라며 “인천시 계획대로면 F1 관련 타당성 용역이 부실로 추진되거나, 제대로 된 용역이 추진되려면 예산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인천시 계획이라면 타당성 용역과 인천시의회 동의, 정부의 국제행사 승인 요청 등의 절차를 추진해야 하지만, 타당성 용역부터 중단된 현재는 F1 관련 모든 업무가 멈춰 선 것과 마찬가지”라며 “유정복 인천시장의 생색내기 F1 사업추진으로 민생을 위해 쓰여야 할 혈세와 전담 행정력이 심각히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현재 예산으로도 내실 있는 용역 추진 가능” 반박 나선 인천시
F1 반대 인천대책위원회 성명이 나온 직후 인천시는 즉각 설명자료를 배포하며 반박에 나섰다. 현재 책정된 5억원으로도 내실 있는 용역 추진이 가능하다는 게 인천시 주장의 핵심이다.
시는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서킷 디자인 콘셉트를 포함한 대회 기본 구상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경제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 용역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사업 초기 구상을 기획하는 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사업추진을 신중히 하고 있다”며 “성급하게 용역을 추진해 초기 구상이 부실하게 기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가용 예산으로도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내실 있게 수행 가능하다”고 대책위 주장을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F1 대회 추진을 위한 다양한 관계자와 소통하고 있다”며 “가시적인 진행 결과가 도출되면 인천시의회를 비롯한 인천시민들에게 공개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구상부터 추진까지 ‘깜깜이’, 시민 홍보 더욱 힘써야
F1 그랑프리 대회는 지난 4월 갑자기 유치가 추진된 사업이다. 2년 전 재선에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약에 있는 내용도 아니다. 그럼에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다 보니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F1 대회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한 상세한 홍보와 설명, 그리고 대회 개최지 주변 거주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F1 대회의 경우 도심 속 도로를 활용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권을 상당히 제약하는 행사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유치 선언 반년이 넘도록 대회 개최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
F1 대회 개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회 개최 유력지로 거론되는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지만, 다른 지역 시민들은 지역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한 송도 주민은 송도국제도시 커뮤니티에 “F1 영암 대회는 숙박 등 인프라가 전혀 없는 지방에서 유치해 실패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며 “인천공항과 가깝고 각종 인프라가 풍부한 송도에 F1을 유치한다면 도시 위상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며 대회 유치에 긍정적 반응을 보냈다.
반면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원도심 활성화 등 공약 이행을 하지 못하는 유정복 시장의 치적을 위해 수억원의 인천시 예산을 쓰는 생색내기용 행사는 인천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이와 관련,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제물포 르네상스 등 유정복 시장 취임 2년 동안 힘을 쏟은 핵심 공약들이 아직까지 구체적 성과가 없어 이벤트성 행사 유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용역 결과가 나와야 사업 성패를 가늠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용역 추진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