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서해 최북단 섬 주민들의 절규에 응답한 인천시, “여객선 직접 건조 행정절차 돌입”

인천시 옹진군 섬 주민 이동권 보장 위한 대형 여객선 건조 검토 나서 예산 확보 위해 넘어야 할 산 많아, “정치권 적극 나서야” 주장

지난 2023년까지 인천과 백령도를 오갔던 차도선인 하모니플라워호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지난 2023년까지 인천과 백령도를 오갔던 차도선인 하모니플라워호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편집자주] 인천시가 인천~백령 항로 대형 여객선 직접 건조를 위한 사전행정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7월 9번째 공모에서 옹진군과 협약을 맺은 선사가 돌연 사업을 포기하면서 섬 주민들의 집단행동에 나선 지 1주일도 안 돼서다. 현재 인천~백령 항로에는 차량 탑재가 가능한 대형 여객선 운항이 2023년 3월 완전히 중단되면서 섬 주민들의 큰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협약 무산 소식을 들은 섬 주민들이 육지로 몰려와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다. 인천시는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공공기관에서 대형 여객선 운영을 위해 국비를 받은 전례가 없어 인천시의 주장이 무위에 그친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섬 주민들은 중고 선박 도입 등의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의 대형 여객선 건조 계획이 성사될 수 있을지 짚어본다.

# 육지로 나온 서해3도 주민들, 발 빠르게 응답한 인천시

지난 2023년 3월 하모니플라워호(2천71t)가 선령 제한으로 운항을 중단하면서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운항하는 대형 여객선 공백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인천~백령 항로에는 1천600t급 코리아프라이드호와 500t급 코리아프린세스호가 운항 중이다. 이들 2개 선박 모두 차량 탑재가 불가능해 주민들은 생필품 보급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수산물 운송 등이 가능한 화물차량 탑재가 가능한 대형 카페리 여객선 도입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기존 하모니플라워호 운항 중단에 대비해 옹진군은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9차례에 걸친 대형 여객선 도입을 위한 공모에 나섰다.

오랜 공모 끝에 지난 7월8일 한솔해운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시협약까지 체결, 마침내 대형 여객선 도입이 성사되는 듯했다. 그러나 자금난을 우려한 선사가 돌연 일방적으로 협약 포기를 통보, 대형 여객선 도입이 끝내 무산됐다. 이에 백령도를 비롯한 소청도·대청도 주민들이 육지로 나서 인천시와 옹진군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해 3도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협약 무산이 알려진 이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인천시에서 집회를 열어 인천시가 책임지고 대형 여객선 도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집회를 통해 백령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에 인천시가 직접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중고 선박이라도 조기 투입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신규 선박 건조나 중고 선박 도입에 필요한 기간에 임시로 백령 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용선(임차 선박)을 투입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배편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터미널에 나와서 쪽잠을 자고 대기표를 받는 등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서해 3도 주민들의 고통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주민들의 교통권 확보와 안정적인 화물 운송을 위해 인천시가 책임지고 대형 여객선을 도입해야 한다. 당장 섬 주민들의 고통 해소를 위한 임차 선박 도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존을 위협받는 섬 주민들의 절규에 인천시가 발 빠르게 응답했다.

인천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백령 대형 여객선을 인천시가 직접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옹진군 섬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대형 여객선을 직접 건조 검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옹진군청은 연내 사전 자체 타당성 조사 준비를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간다.

옹진군의 연구용역에 맞춰 인천시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 등 사전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백령 항로의 대형 여객선 도입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 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서해5도 지원 특별법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적극 건의해 국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인천시청에서 인천시의 대형여객선 직접 건조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제공=대책위)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인천시청에서 인천시의 대형여객선 직접 건조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제공=대책위)

# 지자체 여객선 직접 건조 전례 없어, “정치권 적극 나서야”

문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차량과 사람을 같이 실어 나를 수 있는 2천t급 이상 대형 여객선을 새로 건조할 때는 대략 5~8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자체에서 감당하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다.

더구나 현재까지 지자체가 대형 여객선을 설계하고 건조하는데 국비가 지원된 전례가 없어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등 현행법과 관련해 주민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해당 지역에 운항하는 선박 건조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서해 최북단 북한과 맞닿은 특수성으로 주민들을 지원하는 서해5도지원특별법을 일부 개정하거나, 접경지역임을 고려한 법 개정 등이 필요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인천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반응이 없어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인천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옹진군을 지역구로 둔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이나 유정복 인천시장의 SNS를 보면 인천~백령 대형 여객선 직접 건조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적이 없다.

그렇다보니 일부 섬 주민들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형 여객선 직접 건조 보다, 임차 선박이나 중고 선박 도입 등 섬 주민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현재 재·보궐선거에 집중하는 모양새라 지역 현안을 정치 쟁점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국정감사 기간인데 지역 현안이 중앙 정치권에서 거론되어야 향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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