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안보 불안’에 휩싸인 강화, 탈출구는 없나

​​​​​​​4개월째 기괴한 대남 소음방송 지속, 주민들 극심한 고통 시달려 강화로 달려간 정치권, 근본 원인 제거에는 한계 인천시, 정부와 피해 주민 지원책 요구키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 더민주 관계자가 지난 1일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를 찾았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 더민주 관계자가 지난 1일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를 찾았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편집자주] 북한과 해안선을 두고 맞닿은 접경지역 인천 강화군이 안보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기괴한 대남 소음방송 여파로 많은 강화군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에서 수시로 날려 보내는 쓰레기 풍선이 강화지역 곳곳에 떨어져 화재 의심 피해가 발생하는 등 안보 불안이 한층 커지고 있다. 결국 강화군은 강화 전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 도발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여야 정치권이 잇따라 강화를 찾아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국회와 인천시 차원에서도 소음피해를 입은 강화 주민들의 피해보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악으로 치닫는 남북 정세 속에 근본적 해결책을 찾는 것은 요원해 보여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과 관련한 강화군 지역 상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 “북한 도발 자극 금지강화 전지역 위험구역 설정

북한은 지난 7월부터 강화지역에 대남 소음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 이유는 국군의 방송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에 주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북한의 소음방송이 영향을 미치는 지역은 접경인 송해면과 양사면 일대이며, 강화읍에서도 소음이 확인되고 있다.

송해면 당산리 주민 A씨는 대남 소음방송 때문에 하루에 2~3시간밖에는 잠을 잘 수 없어 늘 머리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며 특히 어린 애가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수십 차례나 고통을 호소해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강화군은 111일부로 강화군 전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 대북 전단 살포자 출입 통제 및 행위 금지 행정명령을 전격적으로 발동했다.

강화군은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대남 소음방송 및 쓰레기 풍선 살포 등 최근 자행되는 북한의 대남 도발을 유발했다고 보고 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에서 위험구역 설정을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일 삼산면 석모도에서 탈북민단체 '큰샘'이 쌀이 든 페트병을 바다에 띄우려는 정황이 포착, 강화군이 경찰과 함께 이를 저지하기도 했다이 단체는 쌀과 1달러 지폐, 구충제,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넣은 페트병 300개를 북으로 향하는 조류에 맞춰 흘려보내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단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석모도에서 페트병을 흘려보내는 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돼 주민들의 불안감을 산 바 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강화군민들의 안전과 일상 회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강화 전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했다군민들과 소통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강화로 달려간 정치권, 뚜렷한 해법 제시는 미흡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이 쟁점이 되면서 여야 정치권들도 앞다투어 문제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 피해가 극심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현장을 방문해 정부의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소음방송 피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정부의 결단에 달렸다지금이라도 대북 소통 채널을 가동해 서로 이익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남한 민간단체가 대북 전단을 뿌리자, 북쪽에서 오물 풍선을 날리고, 우리가 대응책으로 대북 방송을 실시하자, 북한이 대남 방송을 하는 것이라며 악순환의 고리를 되돌리기 위해 남북 서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대남 소음방송 피해 해결을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강화군을 지역구로 둔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뿐 아니라 대남 소음방송으로 강화군 등 접경지역 주민들의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극심하다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상민 장관은 국방부와 협력해 소음을 다시 반사하는 등 구체적 방안과 주민 피해 지원을 위한 예산확보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대남 소음방송 문제가 심각해지자 직접 강화를 찾아 주민들과의 소통 행보에 나섰다유 시장은 대남 소음방송 문제가 확인된 직후 송해면 당산리 현장을 찾아 인천시 차원의 주민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유 시장은 강화를 다녀온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대남 방송을 직접 듣고 오물 풍선 낙하지점을 점검하니 밤에 잠 못 이루는 강화 주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체감할 수 있었다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북한의 도발은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시장 방문에 맞춰 인천시는 강화 주민들의 소음피해 지원책을 내놨다우선 전문가가 직접 24시간 북한 대남 소음방송의 현장 데이터를 축적한다. 해병대와 강화군의 소음측정 결과와 교차 검증하고 상시 소음측정이 필요한 경우 자동 소음 측정망도 구축키로 했다.

강화 주민 피해 해소를 위해서는 인천시 마음 건강 버스를 투입, 주민들의 불안과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건강 검사와 심층 상담을 시행한다. 아울러 농가 가축 피해 해소를 위해 스트레스 완화제 배부, 방역 홍보 등에도 나서기로 했다.

특히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 북 소음방송 주민 피해 예방 및 최소화 중장기 대책 마련, 주민 소음피해 지원 근거 마련, 주민 지원에 필요한 국가 재정 지원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이 강화지역 대남 소음방송 피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소음방송 자체를 중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해 주민 피해가 지속될 우려가 크다.

남북 관계가 크게 경색돼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이 거의 모두 단절된 상태다 보니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시킬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문제다이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등 소음의 근본 원인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안보전문가 A씨는 가장 시급한 것은 9.19 군사 합의를 복구하는 것이지만 정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쉽지 않다우선 남한에서 대북 전단을 보내는 것을 막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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