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천시민들의 핵심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인천고등법원 설치가 마침내 확정됐다. 지난 11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천고법 설치 내용을 담은 ‘각급 법원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됨에 따라 오는 2028년 3월 1일 인천고법 개원이 확정됐다. 인천은 서울과 부산에 이어 인구 300만 명에 육박하는 대도시이지만, 인천고법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인천과 인천에 인접한 경기도 주민(경기 부천시·김포시) 주민들은 서울 강남에 있는 고법을 찾아가야 해 사법 접근성 침해를 받아왔다. 이에 지난 국회에도 인천고법 설치를 위한 개정법률안이 상정됐지만,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대 속에 법안이 자동 폐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4월10일 총선으로 당선된 인천 14명의 국회의원은 앞선 국회의 과오를 만회하겠다는 듯 임기 초반부터 적극 움직였다. 김교흥(더민주 인천 서구갑)·배준영(국민의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은 나란히 관련법 개정안을 1호로 발의했으며, 윤상현·박찬대 국회의원이 적극 협력하는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힘을 모은 끝에 개정안 본회의 통과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오는 2028년 3월 인천고법 개원 의의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 인천시민의 ‘원정 재판’ 불편 해소
인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안모씨(41)는 지난여름 재판 과정만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아프다. 개인적인 일로 송사에 휘말린 안씨는 관련 사건이 서울고법으로 이송돼 지하철 기준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왕복으로 오가야 했다.
안씨는 “재판이 모두 서울 강남에서 이뤄지다 보니 오가는 시간부터 준비하는 시간까지 길거리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며 “인천이 대도시라고 하는데 국민의 기본권인 사법 접근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천지역 시민들의 불편은 오는 2028년이 되면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 11월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2028년 3월 1일 인천고법 설치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고등법원은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수원 등 6개 도시에 설치됐는데, 인구 300만 명이 육박하는 광역 대도시 중 고등법원이 설치되지 않는 지역은 사실상 인천이 유일하다.
2020년 기준으로 인천권역(경기 김포·부천시 포함) 관할 인구수는 423만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검단신도시 및 김포 한강신도시 입주민 증가 등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곳임을 고려하면 사법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고법 설치 관련 법안 통과 소식 직후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시민들이 보다 신속하고 공정한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하며 “대한민국 제2 경제도시로써 인천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 시장은 이어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정성 어린 힘을 모아주신 인천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천고등법원의 설치는 법률서비스의 획기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 여야 ‘강대강’ 대치 속 지역 숙원 ‘협력’ 성과
현재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이은 거부권 행사와 예산안 갈등 등이 더해지며 극한의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 더욱이 인천 지역구는 전체 14석 중 무려 12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 입장에서는 현안 해결에 지극히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인천시민들의 사법 접근성 해소라는 지역 최대 숙원 해결에 여야 할 것 없이 많은 관심으로 지난 국회에서 이루지 못한 인천고법 설치 법안 통과는 여야 협치라는 귀중한 성과로 남게 됐다.
그동안 인천시는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해 범시민적 협력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여야를 아우르는 인천고등법원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꾸려 인천시민 1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행동이었다.
또 국회 토론회, 공청회, 국회 및 법원행정처, 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 수시 방문·건의를 통해 인천고등법원의 필요성 및 당위성을 설득하고, 시민 공감대를 끌어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방변호사회, 법안을 발의한 김교흥·배준영 국회의원과 윤상현·박찬대 국회의원 등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 여야 강대강 대치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지만 인천고법 유치에는 한마음으로 나선 것이 법안 통과의 큰 힘이 되었다는 게 정계의 평가다.
# 신설될 인천고법 위치는? 지역 안배 해법 필요
인천시는 앞으로 인천고등법원 개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필요한 행정 절차와 인프라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신설될 인천고법의 위치를 놓고 지역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사회 여론을 종합하면 현재 인천지방법원이 위치한 미추홀구 학익동과 인천지법 북부지원이 들어서는 서구 당하동 검단신도시 등 2곳이 신설될 인천고법의 위치로 떠오르고 있다.
서구 주민들은 지역 안배 차원에서 현재 검단신도시에 조성 중인 인천지법 북부지원 부지에 인천고법이 들어서길 희망하고 있다.
당초 조성예정일인 2026년 3월보다 지연돼 오는 2027년 상반기 마무리될 인천지법 북부지원은 계양과 서구, 강화 등 인천 북부지역 사법 접근성 강화를 위해 개원할 예정이다.
다만 전국 6개 고등법원 모두 지방법원과 함께 있어 지법과 고법 이원화가 어렵다 보니 현실적으로 인천지법이 위치한 미추홀구 학익동 현 인천지법 부지가 유력한 인천고법 신설 대상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현재 인천지법에서 북부지원 신설로 조직과 인력이 분리되면 현재 부지의 약 30%가 여유 공간으로 남을 수 있어 인천고법 운영에 무리가 없다는 게 지역 법조계의 분석이다. 다만 현재 교통난이 극심한 인천지법의 교통환경 개선이 지금부터 이뤄져야 하는 점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인천지법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수인선 인하대역인데, 도보로 30분, 버스로 15분 이상 걸리고 있어 추가 역사 신설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총선에서 지역구 5선에 오른 윤상현 의원(국민의힘 인천 미추홀구을)이 가칭 인천도시철도 4호선 법원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실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은 자신의 SNS에 “인천고등법원 시대가 열린다”라며 “인천시민 뿐 아니라 부천과 김포지역 주민들까지 법률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법원이 예정대로 2028년 3월1일에 차질 없이 개원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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