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괴한 소음과 오물 풍선 등 최근 북한의 도발에 고통받고 있는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 주민들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으로 일상생활에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강화군 주민들을 위해 방음창 설치 지원을 추진한다. 국회도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피해를 국가가 보상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통과, 북한의 위해행위로 인한 주민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멈출 근본적인 해결책인 남북대화가 요원한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피해 지원방안을 짚어보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 북한 소음방송 피해 장기화, 인천시 방음창 설치 긴급 지원 추진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방송이 장기화하면서 북한지역과 해안선을 두고 맞닿은 인천 강화 주민들의 피해도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천시 조사에 따르면 강화군 송해면과 양사면, 교동면 등 접경지역 3개면 주민 4600명 가량이 소음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주민은 북한의 지속적인 소음방송으로 인한 스트레스 누적과 수면 부족, 유아의 경우 경기 발생 등 기본적인 생활에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송해면 당산리의 경우 24시간 넘게 북한 소음방송이 이어지는, 강화에서도 가장 가까운 소음방송 가청지역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인천시가 주민 고통을 덜고자 행정안전부와 긴밀히 협의한 끝에 방음창 설치를 긴급 추진한다.
이번 지원은 특히 소음피해가 심각한 당산리 35가구에 우선하여 이뤄진다. 시는 예비비 예산 3억5천만원을 투입, 해당 가구에 방음창 설치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당산리 외의 다른 접경지역 피해 가구에 대해서도 소음측정 결과와 법 개정 추진 사항을 반영해 순차적으로 방음창 설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인천시는 정부에 강화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지속해서 전달하면서 법 개정과 함께 주민 피해 방지 대책 마련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 시는 12월 중 전문기관을 통한 소음측정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소음측정을 통해 강화 주민들의 피해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민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 상담, 가축 질병 예방을 위한 예찰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마을회관 내 소음 방지시설 설치를 위한 리모델링, 농로 안전 개선 사업 등 각종 추가 지원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방음창 설치와 주민들의 정신건강 지원 등 생활 여건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민방위기본법 개정, 대남방송 피해 지원 근거 되나
이런 가운데 국회는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 등으로 피해를 본 국민이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법 개정에 따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과 같은 적의 직접적인 위해행위로 인한 국민 피해에 대해 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법 개정과 관련,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의 직접적인 위해행위로 인해 생명과 신체, 재산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해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세부적인 피해의 지원과 기준, 절차,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방위기본법 개정은 여야 모두 공감한 사항으로, 이번 국회에서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사항이다. 특히 강화를 지역구로 둔 배준영(국민의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이 최근 마무리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상대로 오물 풍선뿐 아니라 북한의 대남소음방송 피해도 국가에서 피해보상에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24시간 쉬지 않고 북한에서 대남 소음방송을 송출해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파괴됨은 물론 가축 유산, 관광객 감소 등 극심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각종 예산지원 사업부터 법령 개정을 통한 제도적 개선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확실한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민방위기본법 개정을 통해 강화 주민들의 대남 소음방송 피해보상이 구체화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이어 강화 찾은 유정복 시장, “주민 피해 최소화 즉각 나설 것”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5일 인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차 강화를 방문한 이후 송해면 당산리를 따로 찾아 대남 소음방송 피해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유 시장의 강화 대남 소음방송 피해 현장 방문은 지난 9월 이후 두 번째다. 송해면 당산리 현장을 찾은 유 시장은 이 자리에서 소음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음창 설치를 약속하고 즉각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인천시는 행정안전부와 국방부에 주민들의 소음피해 상황을 상세히 보고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늦어지자, 유 시장은 먼저 인천시 예산을 투입, 방음창 설치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유 시장은 “접경지역에 사는 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강조하며 “강화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행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방정부인 인천시와 강화군이 대남 소음피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조만간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에 대남 소음방송 피해가 담기는지다. 개정안은 북한 위해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대남 소음방송 피해를 시행령에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만큼 지역 정치권에서 소음방송 피해보상을 명문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방안인 주민 피해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여야 협치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안보 현안만큼은 여야가 힘을 모아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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