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이건구 기자] 2일 오후 2시30분께 이틀 전 준공을 마친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빛터널공원. 입구는 평범했다. 입구 외벽에 ‘빛터널공원’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고, 그 아래로 길게 뚫린 터널이 이어진다. 몇 걸음 들어서자, 예상과 다른 장면이 먼저 나온다. 빛이 아니라, 문장이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사람이 청렴하지 못함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벽과 바닥에 투사된 글귀 옆으로,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형상이 함께 나타난다. 남양주가 배출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이다. 관람객은 글귀를 보며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춘다. 이 구간은 화려함보다 ‘생각’을 먼저 요구한다.
조금 더 들어서자, 공간이 갑자기 열리듯 바뀐다. 천장과 벽 전체가 푸른빛으로 뒤덮이고, 고래와 가오리, 물고기 떼가 터널을 가득 채운다. 이 장면은 터널 내부 전면에 설치된 LED 미디어파사드가 만든 것이다. 벽과 천장이 하나의 화면으로 작동하면서, 관람객은 바다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을 ‘걷게’ 된다.
터널 끝으로 갈수록 빛은 사라지고, 출구의 자연광이 다시 나타난다. 바다는 그 지점에서 멈춘다.
이곳은 남양주시가 경의중앙선 복선 전철화 이후 방치됐던 덕소~도곡 폐철도 구간을 활용해 조성됐다. 길이 250m, 면적 3953㎡, 총사업비 80억원이 투입됐다.
과거 기차가 지나던 터널에 정약용의 문장을 걸고, 그 위에 빛을 덧씌웠다. 올 더운 여름 이곳에 가면 말 그대로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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