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송석원 기자]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말(馬)’을 주제로 한 기획전 ‘띠그림전: 말’을 개최한다. 전시는 12일부터 4월19일까지 미술관 1·2·3·4 전시실에서 열린다.
병오년은 불의 기운을 뜻하는 ‘병(丙)’과 십이간지 가운데 말에 해당하는 ‘오(午)’가 만나는 해로, 전진과 도약, 생동을 상징한다. 말은 기원전 약 4000~5000년경 가축화된 이후 이동과 노동, 전쟁, 교역의 현장에서 문명의 형성과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산업화 이후 실용적 기능은 점차 줄었지만, 예술에서는 여전히 강한 상징성을 지닌 존재로 남아 있다.
이번 전시는 월전 장우성과 현대 작가 13인이 참여해 말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참여 작가는 장우성, 이석구, 정종해, 이민주, 허진, 임만혁, 나형민, 송형노, 김태형, 권지은, 김은형, 김혜영, 김영현이다. 작품들은 말이 지닌 본연의 기운과 질주, 인간의 내면, 일상의 서사, 꿈과 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해석을 시도한다.
장우성은 먹의 선과 면을 통해 말의 기상을 표현하고, 이석구는 강렬한 붉은 색채와 거침없는 붓질로 말 떼의 에너지를 화면에 담아낸다. 정종해는 수묵의 농담과 과감한 붓 터치로 질주의 순간을 포착하며, 이민주는 공명필선으로 내면을 응시하는 말을 그려낸다. 허진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성을 통해 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제시하고, 권지은은 얼룩말 패턴을 활용해 불안과 공존의 태도를 탐색한다.
임만혁은 가족과 함께 달리는 동반자로서의 말을 표현하고, 김태형은 탈주를 꿈꾸는 현대인의 욕망을 우화적으로 풀어낸다. 김은형은 조선시대 회화를 재해석해 말과 나귀를 시간의 매개로 등장시키며, 송형노는 꿈을 향해 뛰는 백마를 통해 결심과 의지를 시각화한다. 김혜영은 정지와 응시를 통해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제안하고, 김영현은 광목천 위에 형성된 환영을 통해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드러낸다.
미술관 관계자는 “화폭에 담긴 말의 다채로운 면모를 통해 병오년 한 해가 힘차고 뜻깊은 시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붉은 말의 해가 지닌 활기찬 기운을 전달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수준 높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람 시간과 부대 프로그램 등 세부 내용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송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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