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 감소 없이 탄소중립농업을 실천하는 깊이갈이 기술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수확이 마무리되면 많은 농가들이 내년농사를 위해 가을갈이(추경)를 시작한다. 가을 갈이단계부터 깊이갈이를 하면 작물생장에 필수요소인 질소 비료를 줄일 수 있는 저탄소 농법 기술이 개발되었다.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질소비료의 사용량은 성분량으로 연간 24.1만 톤이며, 화학비료 사용량은 ha(헥타르, 3000평) 당 313.2kg이고 농경지의 질소 수지는 ha당 228kg다. 화학비료 사용량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많다.

현재 영농현장에서는 비료를 토양표면에 살포한 후 로터리 작업 등으로 토양과 혼합해 주고 있다. 이런 관행적인 방법은 질소 성분의 약 14% 가 암모니아 기체가 돼 공기 중으로 배출되거나 빗물에 유실되어 농작물의 질소흡수율이 낮은 문제점이 있다. 질소 성분이 공기나 물을 통해 배출되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며, 농가 경영 측면에서도 손해다.

또한 암모니아는 공기 중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므로 농경지 배출 암모니아를 줄일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질소비료 사용량이 늘면 온실가스 중 질소성 기체의 배출량도 따라 높아져 탄소중립을 위해 질소비료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보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중 농업 부문의 감축목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현재의 질소비료 사용량을 149kg/ha에서 2030년까지 115kg/ha로 23%인 34kg/ha를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 중 아산화질소(N2O) 배출량은 질소비료 사용량과 비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깊이거름 주기는 아산화질소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촌진흥기관에서는 암모니아 배출과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여 탄소중립 실현을 돕고 농작물 생산량을 높일 ‘깊이거름 주기’ 기술을 개발하여 확대 보급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22년 토양을 25~30cm 깊이로 파 비료를 투입하는 ‘깊이거름 주기’ 기술과 사용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농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트랙터에 붙여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쟁기 작업과 동시에 비료를 토양에 뿌릴 수 있어 흙갈이를 한 뒤 토양과 비료를 섞어주던 기존 방식보다 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 농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50마력 중형 트랙터로 시간당 약 20a(아르, 600평)를 작업할 수 있으며, 비료 투입량을 10a(아르, 300평) 당 20~100kg까지 5단계로 조절해 다양한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 실증연구로 기술 효과를 확인한 결과, ha(헥타르) 당 암모니아 12.4kg이 발생했던 논에서는 암모니아가 발생하지 않았고, 밭에서는 암모니아 발생량이 17.2kg에서 4.5kg으로 줄었다. 이 기술이 보급되면 연간 농경지 암모니아 발생량이 1만 8799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 국가 배출량의 7.4%에 해당하는 양이다.

기존에는 작물을 심기 전 비료를 주고 심은 후에도 2~3차례 비료를 줬으나 깊이거름 주기를 적용하면 추가로 비료를 주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비료 주는 횟수를 1회 줄인 양파 재배지에서는 질소비료를 22% 절감할 수 있었다. 추가로 비료를 주는 데 드는 시간과 노동력도 줄었다. 질소비료 사용을 줄였음에도 암모니아로 배출되던 질소 성분이 작물로 흡수돼 양파 생산량이 52% 늘었다. 양파 생산량이 늘어 10a(아르) 당 267만 8000원의 농가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은 양파뿐만 아니라 벼, 마늘, 콩, 배추, 밀, 보리,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신기술을 확대 보급하기 위해서 농촌진흥청에서는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밭작물 유해물질 발생 저감 실천 시범단지’를 경기 1개소, 강원 2개소, 충북 1개소, 충남 1개소, 전북 1개소, 전남 2개소, 대구 1개소 등 전국 9개소에 이 기술을 시범 보급 중이다. 내년에는 마늘‧양파 수확량 증가를 위한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깊이거름 주기는 암모니아와 메탄 배출을 억제해 농업 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길 수 있으며, 비료 사용량과 노동력 절감, 농작물 생산량 증가로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깊이갈이 신기술을 적극 실천해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탄소중립농업에도 적극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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