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오는 6월3일 지방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할 여야 후보군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가장 처음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교흥 국회의원(인천 서구갑), 청와대 압력을 주장하며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을 자진 사퇴한 이학재 사장(국민의힘)이 차례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인천시장 선거는 박찬대 국회의원(더민주·연수갑)과 현직 유정복 시장(국민의힘) 양강 구도로 굳혀가는 모양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인천시장 후보자들의 초반 판세를 짚어본다.
# 출사표 던진 박찬대 의원, “인천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인천시장 후보로 꼽히는 박찬대 국회의원(인천 연수갑)이 인천에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차기 인천시장 출마에 승부수를 던졌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인하대학교 대강당에서 ‘인천의 힘, G3 코리아’ 출판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인천시장 도전에 서막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직접적인 출마 발언은 없었지만, “저를 키워준 인천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박 의원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 1천500억 원 규모 펀드 조성, 공항·항만을 연계한 ‘피지컬 AI 특구’ 조성 등 신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삶의 질 향상과 에너지 자립을 위한 문학경기장 리모델링, K-콘텐츠 허브 구축, 해상풍력을 활용한 ‘에너지 자치’ 실현 등의 구상안도 내놓았다.
박 의원은 “인천은 작은 항구도시에서 시작했지만, 지난 100년 동안 인구 300만 명으로 성장했다”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도약을 위해 인천에서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은 수도권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면서 규제를 받는 이중 소외를 받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대한민국을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이끄는 비전을 인천이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를 통해 박 의원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로 입지를 다졌다. 앞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김교흥 의원(인천 서구갑)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유일한 후보자 자격을 갖춘 상황이다.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가장 빠르게 사실상 당내 후보로 결정된 만큼 앞으로 공식 출마 선언과 함께 발 빠른 선거운동 행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 국민의힘 유정복 시장, 당내 경쟁자 없이 ‘3선 도전’ 가시화
국민의힘에선 현역 유 시장의 사상 첫 인천시장 3선 도전이 점쳐진다. 지난 1995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아직 3차례 선거에서 당선된 인천시장은 없다.
유 시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49.95%의 득표율로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더민주)을 꺾고 첫 인천시장직에 올랐다. 4년 뒤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당시 박남춘 후보(더민주)에 밀려 재선에는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유 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전 시장과 리턴 매치를 벌여 51.76%의 득표율로 재선 인천시장직에 올랐다. 이번 선거에 승리하면 역대 인천시장 중 첫 3선 시장이 된다.
당내 상황도 나쁘지 않다. 4년 전 당내 시장 후보 공천 경쟁을 벌였던 이학재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자진 사퇴 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뚜렷한 도전자가 없기 때문이다.
현직인 유 시장은 최근 영국 출장을 다녀오는 등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한 시정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4일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역대 첫 3선 시장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시장 행보의 최대 변수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유 시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당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인천시청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유 시장은 당시 인천시 공무원 등을 동원해 대선 관련 홍보물 116건 SNS 게시, 선거 슬로건이 담긴 음성메시지 180만 건 발송, 홍보성 광고 10개 언론사 게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 시장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인천시 전·현직 공무원 6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인천지법 형사15부에 배당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재판부의 선고 시점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 시장 측 변호인은 최근 열린 인천지법 형사15부 2차 공판준비기일 과정에서 재판 절차를 6·3 지방선거 이후로 진행해 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유 시장 측 변호인은 “현직 시장이 공무를 하면서 재판까지 한다면 이는 선거를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재판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해주면 그 후에는 속도를 내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시장은 자신이 공직선거법으로 기소된 것을 두고 여러 차례 억울함을 피력했다. 유 시장 측은 “SNS 게시물 일부만 유 시장이 직접 게시했고, 나머지는 하위 공무원들이 올렸으며 이 역시 공모나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 음성메시지 발송과 관련해서는 “당선되려는 목적이 아니었으며 투표 참여를 권유한 것으로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관련 재판의 1심 선고는 공소 제기 6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11월 28일 기소된 유 시장 재판은 선거일 직전인 오는 5월 말까지 이뤄져야 해 유 시장 3선 도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 정부 지지 효과’, ‘현직 프리미엄’ 인천시장 초반 판세는
여야 주요 정당의 인천시장 후보가 사실상 윤곽을 드러내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본선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자신의 SNS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 공세를 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차기 지방선거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달 24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4%를 기록했다. 또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2%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치러져 전통적인 정권 심판론보다 집권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기대 심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이 여파로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우세를 보일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현직 유정복 시장은 지난 4년간 무리 없이 인천 시정을 이끌어왔으며, 인천 전체 인지도가 높은 ‘현직 프리미엄’을 보일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인물론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대체적 표심은 중앙 정치 지지도에 좌우되는 경향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6월 선거일까지 여론의 추이와 선거운동 양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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