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의 발견] 대접과 접대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대접(待接)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되는 단어와 표현을 다수 수록)에서는 음식을 차려 손님을 모심’, ‘인격이나 지위, 또는 자격에 걸맞게 대함’, ‘예우(禮遇:예의를 지켜 정중하게 대함)를 갖춰 잘 대함이라고 정의한다. 유의어에 공대, 대우, 예우, 후대 등이 있고 반의어는 냉대, 홀대, 박대, 냉우 그리고 푸대접이 있다. ()은 같아 보이지만, 미묘(微妙)한 차이가 나거나 조금 다른 것으로 향연(饗宴:특별히 융숭하게 손님을 대접하는 잔치), 영접(迎接:손님을 맞아서 대접하는 일), 환대(歡待: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 그리고 향응(響應:특별히 융숭하게 대접함)이 있다. 관용적 표현으로는 칙사[勅使:임금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신(使臣:임금이나 국가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대접이 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대접하라(마태복음)’는 황금률[黃金律:예수님의 산상수훈(山上垂訓:예수님이 산 위에서 제자 및 많은 무리들에게 전한 설교)으로, 기독교의 기본적 윤리관], 대표적 상호주의(相互主義:상대방이 자신에게 우호적이면 자신도 상대방에게 우호적으로 대하는 원칙)를 말하는 성경구절인데, 이 말은 인간관계의 지침(指針:생활이나 행동 등의 올바른 방법, 방향)으로 삼을 만하다.

우리 속담에 문전 나그네 흔연 대접어떤 신분의 사람이라도 자기를 찾아온 사람은 친절히 대접하라는 말이고, ‘귀신 대접하여 그른데 있느냐(:뜻밖에 일어난 걱정할 만한 사고)이 날만한 일에는 미리 손을 써두는 것이 좋다는 말이며 이렇게 대접할 손님이 있고 저렇게 대접할 손님이 따로 있다사람을 상대할 때 존비(尊卑:지위·신분 등의 높고 낮음) 혹은 친소(親疎:친하고 친하지 아니함) 따위를 두게 되는 말이다. 이들 중 현실적으로 유념(留念:잊거나 소홀하지 않도록 마음에 깊이 간직하여 생각함)해 두어야 할 것은 두 번째 속담으로, ‘삶의 한 지혜로 활용(活用:살려서 잘 응용함)할만한 것이다.

접대(接待)의 사전적 정의는 손님을 맞이하여 음식 등을 차려 모시거나 시중을 듦의미로, 유의어는 대접, 객대, 대객, 수접, 연접, 영접, 접빈, 접객, 응접, 응대(應待:손님을 맞아들여 접대함) 등과 그리고 우리 일상에서 주로 쓰고 있는 서빙(serving:시중)이 있다. 우리말은 같지만 한자어가 다른 접대(接對:맞아들여 대면함)와 접대(接臺:나무 접을 붙일 때 그 바탕이 되는 나무)가 있다. 사자소학[四字小學:조선시대 아이들이 천자문(千字文:중국 양나라 주흥사가 한자 천자를 모아 지은 책, 우리의 한자 초보 입문서) 다음 공부하는 한자학습 기초교과서로 올바른 대인관계나 생활예절이 담겨있음]에 나오는 빈객내방(賓客來訪) 접대필성(接待必誠)’이라는 말은, ‘손님이 찾아오거든 접대하기를 반드시 정성스럽게 하라는 의미이고, 속담에 가을(의 상징) 잠자리 부접대(여기저기 옮겨 붙음, 사귀려고 계속 가까이 접근)듯하다일을 할 때 오래 지속하지 못함이나 붙었다가 금방 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접대 용어의 대표 격이, ‘골프 접대, 술 접대, O 접대이다.

대접과 접대의 차이점은? 대접과 접대는 둘 다 손님을 맞이하거나 응대((應待)하는 행위면에서는 결()이 같아 보이지만, 그 목적과 뉘앙스(nuance:차이에서 오는 느낌이나 인상)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접은 인간적이고 자발적인 느낌이 강하며 받는 사람이 감사와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동등한 관계에서도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예의와 환대(歡待:반겨서 정성껏 후하게 대함)’의 의미가 큰 반면에, 접대는 업무적이고 의무적인 느낌이 강하여 받는 사람이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주로 하위직이나 하급자가 고위직이나 상급자에게, 또는 을이 갑에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한 마디로 대접은 진심과 예의, 접대는 목적과 의무가 강조된다는 점으로 대별(大別:크게 나눔)된다. 부연(敷衍:덧붙여 설명을 늘어놓음)하면, 대접은 상대방을 존경, 존중에서 우러나오는 진심과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고 무언가를 바라기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라면, 접대는 주로 업무적 목적에서 손님을 맞이해 시중을 드는 행위로 손님을 만족시키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며, ‘이해관계(利害關係)의 대가(代價)가 수반(隨伴:어떤 일과 더불어 생김)되는 경우가 많아 부정적 의미를 내포(內包) 하기도 한다.

구체적 예()를 들어보자. 내 집에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접대보다는 대접, ‘융숭한 대접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고, 식당에 오는 손님에게 종업원이 하는 일련(一連)의 행위들은 대접보다는 접대의 의미로, 일상에서 흔히 서빙(serving:시중: 옆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하는 일)이라고 하며, 거래처 관계자나 새로운 거래처를 트기 위해 상대 쪽 관계자나 오너(owner)에게 베푸는 행위는 접대에 해당된다. 다음 예()는 경쟁률이 상당했던 2000년 이전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취득했던 경우이다 [전언(傳言)에 의하면, 지금은 일부학교나 특정학과를 제외하고는 대학원 경쟁률이 예전만 못하다고들 한다.] 그 당시 대학원 박사과정은 3, 6학기를 마치면 지도교수님이 논문을 쓰라고 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짧게는 1~2, 더러는 3~4년 기다리기도 하고 이례적(異例的:보통 있는 일이 아닌 특이한)인 경우 말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학위 받는 것, 포기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박사학위는 입학한 지 10년 이내에 학위 취득을 못하게 되면 끝으로, 논문 쓸 자격이 상실(喪失)되기 때문이었다. 박사과정은 전공 교수님들, 부전공 교수님들, 논문 지도교수님, 학위논문 심사위원 다섯 분(타 학교 두 분포함) 그리고 학위논문심사 총 5회에 이르기까지, 학문적인 경우 이외에도 두루두루 신경을 써야 했다. 어찌 보면 그러저러하면서 제대로 된 한 인간이 되기도 하고, 처세법도 터득하게 되었던 것 같다. 개인적 견해(見解)박사라면, 세 가지 자질(資質)을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박사라고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자기 전공분야만은 일가견(一家見:어떤 분야에 대해서 독자적인 경지나 체계를 이룬 견해)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딱 부러지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내심(忍耐心)’,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아무리 급해도 지도교수님에게 학위논문 쓰게 해달라고 재촉, 보채서는(어떠한 것을 요구하며 성가시게 조름)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 사람 됨됨이이다. 학위명이 학사는 B.A 석사는 M.A 박사는 Ph.D이다. 박사는 전공별로 영어 학위명이 있기도 하지만, 일반적 총칭은 Ph.D, ‘The Doctor of Philosophy’의 약성어(略成語)이다. 우리말로 하면 철학박사인 셈이다. 철학(哲學)은 문자 그대로 생각’ ‘사고(思考)’의미이다. 박사라고 칭함을 받으려면 “‘생각이 있고, ‘사려(思慮)’깊어야 하며, 나아가 세심한 배려심(配慮心)’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 셈이다. 그러므로 박사의 세 자질 중 첫 번째 못지않게 마지막도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지막 자질에 좌지우지(左之右之) 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괘씸죄불경죄(不敬罪)’에 걸리면 애로(隘路:어떤 일을 하는데 장애)가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바로 스승님을 대하고, 모시는 말과 행동 그리고 특히 자세와 태도인 것이다. 이 글 제목에 적용한다면 그 당시는 스승님에 대한 순수하게 예절과 예의를 지키려는 대접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국은 학위취득이라는 목적이 개입되어 있었으니 건전한, 사회적 비난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접대로 끝이 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접대문화가 있다면, 대표적으로 관행(慣行:오래전부터 해오는 대로 함)화 된, 중국의 꽌시(關係:우리말 관계의 의미) 문화가 있다. 꽌시란, ‘이득과 신뢰를 바탕으로 맺고 유지하는 끈끈한 비공식적인 인적 네트워크, 꽌시가 형성되면 특별한 대우가 이루어지며, 중국사회의 일의 성패(成敗)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사회적 자본 역할을 한다고 한다. 특히 투자, ·허가, 자원분배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정부나 공공기관과의 관계, 고객충성도, 파트너십(partnership:서로 힘을 합해 돕는 관계, 동업자관계) 등에서 꽌시가 없으면 사업진행이 어렵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회적 연결망이자 문제해결의 비공식적 수단으로 공식적 제도의 한계를 보완(補完:보자라는 것을 보충해서 완전하게 함)’하는 것으로. 우리로 치자면 인맥. 백그라운드(background:뒷배경), 급행료(急行料) 에 해당된다고 할까?

대접은 대체로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접대는 경우에 따라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앞서 말한 중국의 꽌시 문화가 있듯이 우리나라도 과거 뒷백, 급행료, 뇌물이라는 이름이 존재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청렴문화 정착(定着)과 공정성 확보(確保)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인 김영란법(공직자, 언론인, 교직원 등에게 부정 청탁과 금품수수를 금지해 공정한 직무수행과 공공기관의 신뢰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법률)2015327일 제정, 16개월간의 유예기간(猶豫期間)을 거쳐 2016728일부터 시행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김영란법 시행이전 사회전역에 걸쳐 접대(여기서는 돈 냄새나는 곳에서 비밀히 받는 향응’)문화로 말미암아 오해와 부작용 그리고 구설수(口舌數)가 종종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계속해서 깨끗해져가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법의 강화 및 의식의 평등화가 지속되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사회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업에서는 접대비의 일정금액 세금계산서에 비용처리가 되기도 한다.’는데, 이는 업무상 큰돈 들이지 않고 일정금액 내에서 공정하고 건전한 접대는, 어쩌면 우리가 지금 까지 말한 용어 예의상 하는 의전(儀典)으로, ‘대접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의존적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은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조직의 구성원 등 사회를 구성하여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으로, 인간관계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게 해 주고,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며, 개인의 정체성(正體性: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을 발달케 한다. ‘상호작용이야말로 사회전반에 걸쳐, 특히 직장, 조직생활에서 능력보다 우선순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간관계의 필요충분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 수용, 공감, 나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절과 예의를 지키는 일(아무리 가까운 친구사이라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이다. 여기서 예절은 형식의 문제이고, 예의는 존중의 문제이다. “예절의 기술은 모든 사회적 관계를 향상하고, 예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바른 행동이라도 상대의 인정이나 존경을 받을 수 없다.” 스페인의 철학자 그라시안의 말이다. 예절과 예의를 지키는 방법들 중 으뜸은 상대에게 제대로 된, 그리고 걸맞은 대접이나 접대하는 일이다. 우선 어디를 가나 빈손으로 가지 마라.” 그것이 상대에 대한 대접이나 접대의 시작점이고, 상대의 나에 대한 평가로, 기본점수는 따놓은 당상(當相:실제 그대로)이다. 세상의 평판은 의외(意外)로 중요하다. 끝으로 서두(序頭)에서 말한 성경말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대접하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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