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의 발견] 산만과 집중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산만(散漫)의 사전적 정의는 질서나 통일성이 없어 어수선하다의 의미인데, 동사형 산만하다의 유의어에 산잡(散雜)하다(산만하고 어수선하다), 뒤숭숭하다(느낌이나 마음이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일이나 물건이 어수선하게 뒤섞이거나 흩어져 있다), 소란하다, 싱숭생숭하다(마음이 들떠서 갈팡질팡하고 어수선하다)’가 있고 결()이 비슷한 말로 우리말에 해찰(일에는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쓸데없이 다른 짓을 하거나 다른 것에 관심을 둠)’이 있고, 또 하나 한눈(헛눈은 함경도 방언) 팔다.’마땅히 볼 데를 보지 않고 딴 데를 보다(곁눈질하다, 먼눈 팔다)’도 있으며, 결이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잡념[雜念:여러 가지 쓸데없는 생각, 상념(想念:마음에 품은 여러 가지 생각)]’이 있으며, 반의어가 집중(集中)’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행동에 주의 산만(주의를 충분한 기간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곳에 주의를 돌림)’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대체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가 3월경 수업 시 앞에 계신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지 못하고, 함께 따라와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 아빠, 누나, 형을 자꾸 뒤 돌아다볼 때 쓰는 말이다. 자식이나 어린 동생을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시켰을 때 더러는 경험했을 것이다.

학창시절 해야 할 공부의 최대의 적은 산 만과 잡념이다. 대체로 산만은, 행동으로 집중이 안 되고, 잡념은 생각으로, 몸은 교실이나 공부방에 있지만, 머리, 생각은 오대양 육대주를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둘의 공통점은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과 직결(直結:직접 연결)이 되며, 잡념이 산만보다 더 나쁘다. 저학년 쪽으로 갈수록 산만이, 고학년 쪽으로 갈수록 잡념이 공부의 최대의 방해꾼이고 성적의 불구대천지(不俱戴天之:증오의 대적자) 원수이다. ‘모든 인생의 목적은 잡(:섞일 잡) 생각을 멈추고 자기 삶을 인식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다. 학창 시절 인생 일차적 목표는 좋은 대학, 일류대학, 무엇보다도 적성에 맞고, 장래성 있는 학과에 입학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려면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학업성취가 이루어져야만 수월하다. 아니면 아무리 늦어도 중3~1 시작 시기에는 마음을 다 잡고 학업에 올인(all-in)해야 가능한 것이다. 상위권대학, 일류대학 들어가는 것, 머리 좋아야 가는 것 아니다. 물론 머리 좋으면 훨씬 수월하다. 단 한 가지 산만하지 않고 잡념 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에 달려있다.

아이들은 태생적으로 산만해서 가르치기 어렵다. 그러므로 진정한 교육은 당연히 어른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방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 정치학자 통치론을 쓴 존 로크의 말이다. 교육현장에서 교육자가 교육생들에게 수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눈높이에 맞는 교재, 두 번째는, 강의력과 이해도, 마지막으로 피드백(feedback)이고, 수업을 대비하는 자세는, 철저한 수업 준비, 수업시간은 철저하게 지키고 용모나 옷차림도 단정하고 깔끔해야 하며,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매사(每事) 모범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학생들 수업분위기가 산만하고 집중이 안 될 때를 대비해 3~5분 정도 말할 수 있는 재미나거나, 특히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얘깃거리를 항상 머릿속에 준비해 두어 적절하게 활용(活用:살려서 잘 응용함) 해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자가 갖춰야 할 자질 면에서 첫 번째 최우선이 인성, 인격이고 그다음으로 강의력, 실력이며, 마지막으로 학력, 학벌이다. 내 인생에서 수많은 만남들 중 중요한 하나, ‘스승다운 스승을 만나는 것이다.

산만한 아이들의 특성에 관해서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주로 취학 전후 연령대의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신체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에너지가 넘치고, 근육발달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라고 한다. 특히 수면리듬이 흔들리면 집중력이 더 떨어지니 하루 10시간 정도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특히 아주대학교 심리 상담센터에서 말하는 산만한 아동들에 대해서 어린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오랫동안 한 곳에 앉아있지 못하고 부산하게 돌아다니거나 쉽게 주의가 산만해져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나아지지 않거나 같은 연령의 아이들에 비해 지나치게 산만하거나 주의 집중력에 어려움을 보이면 전문적인 진단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산만한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는 방법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님은 산만한 아이라도 능력을 발휘(發揮)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부모가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주의 집중을 유지하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도와주려면, 맨 먼저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아야 하고, 다음으로, ‘시간 관리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며, 마지막으로, 주변 환경의 정리정돈을 잘해 둘 것을 권()한다.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산만에 대한 명사들의 명언들로는, ‘좌우로 움직이고 그러다 쉴 새 없이 위아래를 훑으며 끊임없이 달라지는 눈은 바로 앞에 놓인 것을 또렷이 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수없이 많은 세상 고민 때문에 산만해지는 정신은 진실에 또렷이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로마제국 주교, 신학자, 기독교 성인이라고 불리 우는 바실리우스의 말이고, ‘주의가 산만한 사람은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쉽다.’ 종교에 관한 저술가, 학자, 승려 산티데바의 말이며, ‘산만하여 당신의 상상력에 집중할 수 없다면 당신의 판단력도 믿지 마라.’ 미국 작가, 저널리스트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그런데 남녀노소를 불문(不問)하고 산만함이 없을 수는 없다는 말로 산만함이 완치되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영국의 소설가, 성공회 성직자 조너선 스위프트의 명언도 있다. 맞는 말이다. 세상 살면서 때론 한눈도 팔고 그러다 정신 차리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닌가?

집중(集中)의 사전적 정의는 한 곳을 중심으로 모임, 또는 한 가지 일에 모든 일을 쏟아 부음의 의미이고, 유의어는 골몰(汨沒:다른 생각을 할 여유 없이 한 일에만 온 정신을 쏟음), 몰두(沒頭:어떤 일에 온 정신을 다 기울여 열중함), 몰입沒入:깊이 파고 들어가 빠짐), 집주(集注:한 곳에 힘을 쏟음)가 있고 반의어가 산만이다. 우리말은 같지만 한자어가 다른 집중(執中)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또는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마땅하고 떳떳한 도리를 취함의 의미이다. 집중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쓰이는 것으로, ‘집중 호우, 집중포화, 집중 관리 그리고 집중해서 일하거나 공부해야 한다.’ 등으로 쓰인다.

집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사성어(故事成語)정신일도(情神一到)하면 하사불성(何事不成)이니라!’는 말로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어떤 일도 이루어지지 않겠는가!’라는 의미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어디서나, 언제나)을 막론(莫論)하고(가리지, 따지지 않고), 인류의 오랜 지혜를 담고 있는 말이다. 이 말의 유래(由來)를 살펴보면, 중국 남송시대 대() 유학자 주자[朱子, 본명은 희()]가 여러 문인(文人)들과 나눈 대화나 문답(問答)들을 제자들이 기록한 주자어류(朱子語類)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이 우리에게 주는 위력(偉力:위대한 힘)이야말로 대단하다. 한 마디로 인간의 잠재력과 집중의 힘, 노력의 가치를 상기(想起)시키는 명언이다. 오늘날 수많은 복잡하고 산만해질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정신 집중력이야 말로 성취, 성공의 가장 강력한 동력(動力:어떤 일을 추진하고 발전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말로, 노력과 집중 때론 정성(精誠: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맥락(脈絡:서로 이어지는 관계)에서 흔히 쓰이는 문구(文句)이다. 덧붙여 주자는 양기(陽氣: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활발한 기운)를 발()하는 곳에서는 쇠와 돌도 또한 뚫어진다. 정신이 한번 이르면 무슨 일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는데, ()을 같이하는 사자성어에 중석몰촉(中石沒鏃:쏜 화살이 돌에 깊이 박혔다는 의미로, 정신을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성공할 수 있음을 말함)과 예수님 말씀에 겨자씨만 한 믿음, 정성만 있다면 태산(泰山:높고 큰 산)도 옮길 수 있다.’가 있다. 이 대목에서 한 마디 하고 싶다. ‘젊은이들이여! 어제보다 한 걸음 더 집중(전념, 몰두) 그리고 정성을 다 하라. 그러면 불가능은 사라지고 원하는 대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비슷한 말로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으면 마침내 그 뜻을 이룰 수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마부위침(磨斧爲針:어렵고 힘든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성공한다)이 있고, 영어속담에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집중과 끈기는 성취를 이끈다(Focus and persistence lead to achievement.) 어떤 것에 정신을 몰두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If you set your mind to it, you can achieve anything.)가 있다. 명사들의 명언들로, ‘최대한 재산을 모으고 또 그만큼의 명성과 명예를 얻는 데는 집중하면서, 진리를 이해하고 영혼을 완성하는 데에는 생각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런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이고, ‘세상에는 질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요인들이 지나치게 많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양()이 아니라 생각의 질()이다.’ 세르비아인으로 미국에서 활동한 물리학자,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말이며, ‘주의력, 집중력은 기억의 바탕이며, 기억은 재능의 축적이다.’ 미국 정치가, 비평가, 시인 제임스 러셀 로웰의 말이다. 여기서 가장 울림을 주는 것은 마지막 제임스의 명언으로, 두고두고 여러 번 아무리 강조하고 반복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는, “공부 재능의 비결, 수업시간 선생님 말씀에 산만하거나 잡념 없이 집중하는 것이다.

끝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산만함이 좋은 건가, 집중력이 좋은 건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대답은 어떠할까? 아마도 거의 모두가 집중력이 좋은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적어도, 산만은 부정적이고 집중은 긍정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말을 바꾸어 질문을 던져보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가,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이 좋은가? 아마도 이 질문에는 전자의 경우가 더 좋다고 답할 것이다.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의 전문성보다는 다방면에서 여러 가지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높이 평가받고, 각광(脚光;주목을 끔)도 받는다. 산 만과 집중이라는 단어를 문자 그대로, 사전적 의미로만 보지 말자는 것이다. 어쩌면 어린 시절 유달리 산만한 아이는 호기심이 많아서 일수도 있다. 더러는 호기심 많은 아이가 다재다능(多才多能)한 성인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성공의 기본마인드가 무엇인가? 바로 호기심과 오픈마인드(열린 마음, 정신, 생각)’이다. 빅데이터(Big Data)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신속하고 다양한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산만한 사람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거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집중력이 강한 사람은 한 가지 생각, 행동만을 오래 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맨 앞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달라질 것이다. 미래를 짊어질 우리의 동량(棟梁:나라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능력, 행동만이 아닌 생각까지도 그리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찬란히 빛날 것이라는 말로, 글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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