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제물포·영종·검단구 신설”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1년 앞으로

자치구 신설 따른 천문학적 예산 필요… 국비 확보 위한 법 개정 ‘촉각’ 1년 남은 차기 지방선거 판도 변화 불가피, 현직 구청장 행보 ‘주목’ 주민 밀착형 홍보 부족 지적도… 유 시장 “재정·청사·인력 문제 해결에 만전 기하겠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월 강범석 서구청장, 김정헌 중구청장, 김찬진 동구청장과 함께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준비상황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월 강범석 서구청장, 김정헌 중구청장, 김찬진 동구청장과 함께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준비상황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인천의 새로운 행정체제 개편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시는 내년 71일을 기해 현 중구와 동구를 영종구와 제물포구로, 현 서구를 검단구와 서구로 분구하는 새로운 행정체제 개편을 시행한다. 인천시는 지난해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3개 구를 신설하는 방안이 확정된 이후 지금까지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준비에 돌입해 왔다. 현재까지 가장 시급한 사항은 예산이다. 3개 자치구 신청사 건립비부터 각종 기반 시설 설치에 4000억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민 홍보도 시급하다. 인천시와 각 구가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행정체제 개편을 안내하고 있지만, 행정 편의적 안내에 그치고 있어 더욱 다양한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자치구 신설에 따라 현역 단체장들의 지역 이동 등 셈법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 1년여를 앞두고 핵심 현황과 과제, 인천시민들의 반응을 짚어본다.

#자치구 신설 따른 천문학적 예산, 국비 확보가 핵심

내년 71일 제물포구와 영종구, 검단구 등 3개 자치구가 신설되는 인천 행정체제 개편에 무려 4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예산 확보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내년 71일 행정체제 개편으로 신설되는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등 3개 자치구 신청사 건립 예산은 3670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신청사 건립 전 임시 사용 청사의 임대료와 정보통신 등 각종 인프라 구축비, 안내 표지판 등 약 800억원가량이 추가되면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지방자치 사무 관련 규정에 따라 자치 사무에 해당하는 신청사 건립비는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현 지자체에서 분구하는 자치구로서는 예산 마련이 쉽지 않아, 국비를 확보해야 신설구 추진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현행법으로는 자치구 신설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끼리 통합으로 출범하는 경우에만 정부가 국비를 지원할 수 있다. 예컨대, 지방 소멸 위기에 따라 지자체들끼리 통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인천 행정체제 개편의 경우, 기존 자치구에서 나누어 분리·신설하는 형태여서 현행법상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현재 발의된 관련 법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국비 확보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신설 영종구를 지역구로 둔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중구강화군옹진군)은 지난달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 및 검단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천시는 자치구 신설에 필요한 국비 약 800억원가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통상적으로 행정안전부가 광역지자체인 인천시를 거쳐 자치구에 교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행안부가 3개 자치구에 직접 교부세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자치구 신설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행정안전부가 자치구에 직접 교부세를 지원한다는 점과, 교부세 규모가 수백억 원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지자체와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개정안 통과까지 인천 여야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행정체제 개편 초기에 필요한 예산과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한 만큼, 행안부와 협의해 최대한 교부금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에 게시한 인천형 행정 개편 안내문구.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지하철 2호선에 게시한 인천형 행정 개편 안내문구. (사진제공=인천시)

#1년 남은 지방선거, ‘판도 변화불가피

제물포구와 영종구, 검단구 3개 자치구 신설은 1년 남짓 남은 차기 지방선거의 판도를 뒤집을 전망이다특히 제물포구와 영종구는 현 중구와 동구에서 분리되며, 검단구는 현 서구에서 분리된다는 점에서, 현직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할지, 어느 지역으로 도전할지 등이 잠재 후보군의 행보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정헌 중구청장과 김찬진 동구청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그러나 중구와 동구가 행정체제 개편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이들 구청장의 재선 도전 여부가 지역사회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정헌 중구청장은 신설되는 영종구청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자유구역으로 분류돼 원도심으로 분류되는 중구 내륙보다 젊은 층 인구가 많이 거주해 보수 성향 후보가 불리하다는 관측에도, 김 구청장은 신설 영종구청장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내륙과 동구 지역이 합쳐지는 신설 제물포구청에는 현 김찬진 동구청장의 재도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국민의힘 소속이 유리한 만큼 김 구청장이 방향을 틀어 신설 제물포구청장 도전을 선언하면, 국민의힘은 치열한 내부 경쟁을 벌이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설 검단구청장에 누가 도전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와 이번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넘게 득표한 검단 지역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검단신도시 입주 본격화로 다른 지역 젊은 층 입주가 대거 이뤄지면서, 최근 진보 성향 표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현직 강범석 구청장의 행보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강 구청장이 서구 혹은 검단구에서 3선에 도전할지, 아니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차기 총선에 출마할지 등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전·현직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후보군이 오르내리고 있어 치열한 당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 지지세를 보였던 서구 석남·가좌동도 이번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손을 들어줬다이제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의 치열한 내부 경쟁과 함께, 야당으로 밀려난 현직 구청장들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혼란 마주한 인천시민 실생활 밀착 홍보 이뤄져야

인천시는 지난 2023년 국회에서 29(제물포·영종·검단구 신설) 개편을 위한 법률안 통과 이후, 다양한 장소에서 내년 71일 단행하는 행정 개편을 알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인천지역 주최 행사 곳곳마다 안내 부스를 설치해 참가자들에게 행정 개편 내용을 알렸으며, 최근에는 인천지하철 1·2호선 좌석 뒷면 통유리창에 제물포·영종·검단구 신설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해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 대상 지역 시민들에게는 자신의 집 주소가 바뀌는 큰 일 임에도, 안내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매스컴이나 행사 홍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밀착형 행정 개편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구 검단동에 거주하는 강모씨(43)매스컴에서나 가끔 서구가 검단구로 바뀐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 자세한 안내문이나 홍보물을 본 적이 없다검단에 거주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각종 신분증 내 주민들의 생활공간에서 적극적인 행정 개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시민들의 편의성, 행정의 효율성,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개편 전까지 중구·동구·서구와 철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해, 가장 중요한 재정·청사·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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