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아민 고함유 고추 ‘AIG01’에 거는 기대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지난 월요일 아침,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양○○ 박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난번에 부탁한 폴리아민 고함유 고추, AIG01 품종 모종을 오늘 분양하려 하는데 가지러 올 수 있느냐고....” 나는 즉각 감사 표시를 하고, 이 기능성 신품종을 시험 재배하기로 한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정○○과장과 국제사이버대학교 이○○ 동아리 회장에게 전화를 하여 분양 장소인 이천 소재 서울청과 R&D 개발센터 주소를 알려 주며 찾아오도록 조치하였다. 이렇듯 올해도 어김없이 고추 심는 시기가 되었다.

고추는 한국인에게는 매우 특별한 채소다. 한국인에게 고추는 어떤 존재인가? 한마디로 김치, 젓갈, 고추장에서 빠뜨릴 수 없는 양념거리이자 향신료다. 게다가 고춧잎무침, 고추잡채, 고추김치, 고추찜, 고추부각, 고추조림, 고추장아찌 등에서 보듯 당당한 나물이기도 하다. 필자가 농촌진흥기관에 근무하던 1980년대 중반에는 한국 농산물에서는 쌀 다음으로 돈이 되는 2대 경제작물이기도 하였다. 중요한 경제작물이었기에 고추에 대한 추억도 생생히 남아 있다. 안성군농업기술센터(현재는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주산지계 원예작물 담당자로 근무 시 17번 국도변에 고추를 많이 재배하였는데 연작으로 고추역병이 심하게 나타나서 이 지역을 순시하는 높은 분들의 질책으로 농촌진흥청까지 불려 다닌 기억도 있다.

고추의 원산지는 멕시코 고원에서 페루 중북부 산악에 걸친 지역으로 추정한다. 고추는 원산지를 중심으로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 재배를 시작해 오늘날까지 재배되어 온 중요한 작물이다. 아메리카에서도 고추를 부르는 말은 제각각이었다. 메소아메리카에서는 칠레(chile)’라고 했다. 카리브 해역의 섬과 남아메리카에서는 아히라고 했다. 스페인어에는 두 말이 다 남았고, 영어에는 스페인어 칠레에서 온 칠리(chili)’가 남았다. 고추는 유럽 사람들의 손에 들어간 이래, 자연스럽게 유럽 전역으로, 지중해 사방으로, 서남아시아와 인도로, 중국으로, 그리고 포르투갈 상인을 통해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일본으로 온 고추는 다시 바다를 건너 한반도에 다다랐다.

고추는 언제쯤 한반도에 이르렀을까? 대체로 임진왜란 이후로 본다. 해외에서 들어왔기에 이름도 갖가지였다. 만초(蠻椒), 남만초(南蠻椒), 번초(蕃椒), 왜초(倭椒), 왜개자(倭芥子, 왜겨자), 당초(唐椒) 등등 여러 명칭으로 불렸다. ‘은 접경 및 그 너머를 뜻하고, ‘는 일본을 가리키고, ‘은 수입품과 박래품을 뜻한다. ‘는 향신재를 뜻한다. ‘왜개자일본에서 온 겨자 비슷한 사물을 뜻한다. 여러 말 가운데 고초(苦椒)’고추로 변해 우리 일상생활과 한국어에 남았다. 이수광(李睟光, 1563~1629)지봉유설(芝峰類說)’을 보면 남만초에는 센 독이 있는데, 일본에서 들어와 왜겨자라고 한다라는 말과 같이 고추는 누구와 만나든 매운맛으로 인상을 남긴다. 한반도에서도 들어오자마자 향신재로 인식되었고, 바로 재배가 시작되었다.

지금은 고추 재배가 손이 많이 가고, 다른 경제작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재배면적도 줄고 재배 농가 수도 줄었다. 최근에 기능성 고추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민간의 고추 육종 부문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곰팡이, 세균병 등에 대한 내병성 품종 개발에만 역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품종명에 이나 이란 글자가 들어간 품종명이 많다. 탄저병이나 칼라병에 대한 저항성 품종이란 뜻이란다. 그러나 기능성 물질에 대한 육성 개발 연구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농우종묘연구소장으로 근무했던 ()해피바이오 양 박사가 폴리아민 고함유 기능성 고추를 개발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시험재배용 모종을 요청한 이유다.

폴리아민(polyamine)은 아민기가 3개 이상 결합한 탄소사슬을 총칭하는 것으로, 아미노기가 2개 결합한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부터 인간까지 모든 생체에 함유하고 있으며, 세포 분열과 단백질 합성 등의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성장인자이다. 특히 폴리아민은 인체의 대장에서 콜라겐 합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폴리아민이 갖는 여러 가지 효과가 밝혀짐에 따라 폴리아민을 일상적으로 섭취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양 박사는 2019년부터 지난 5년여간 폴리아민 고함유 고추의 가공제품을 개발한 결과, 기능성 작물을 활용한 식품 및 화장품 소재 개발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가공식품으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고비용과 장기간을 필요로 하는 식약처 승인을 받아야 되므로, 현재로서는 농산물인 풋고추에 접목하여 유통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보급 초기 단계로 일부 농업인들만 재배하는 고추지만, 경남 함안이나 경기 성남에서 먼저 재배한 농업인들의 소문대로 이 풋고추를 식용하고 나서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피부가 고와졌다거나 모발에 효과가 있었다는 반응이 사실이라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이다. 필자가 여주시농업기술센터와 국제사이버대학교와 함께 폴리아민 고함유 고추 AIG01 품종을 시험재배하려는 이유다. 좋은 기대를 가져 보자!

관련기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