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말라”는 도시가 있고 “와 달라”고 손을 내미는 도시도 있다. 과천 경마공원 이전을 둘러싼 풍경이 그렇다. 과천에서는 반대 여론이 상당히 강하다. 경마공원은 단순한 레저시설을 넘어 지역경제와 재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1·29공급대책으로 인해 이전 이야기가 나오자, 과천시내 곳곳에는 반대 현수막이 걸렸고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 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7일에 이어 3월7일에도 과천경마공원 이전 반대를 위한 2차 시민총궐기대회가 열렸다. 지역사회에서는 경마공원이 떠날 경우 지역 경제와 상권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얘기를 들어보면 다 맞는 이야기다. 경마공원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협력업체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출퇴근 문제는 물론 생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6·3지방선거를 87일여 앞둔 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경마공원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자 일부 지자체에서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 시설이 들어올 경우 세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치된다면 자치단체장으로서의 큰 공을 세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경마공원이 들어서면 연간 약 500억원 안팎의 세수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거론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경마공원 유치가 이번 6·3 지방선거 공약으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지역 시장 선거에 나선 한 예비후보는 경마공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부 지자체를 포함해 더 많은 후보들이 주요 공약의 하나로 거론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유치하는 지역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경마 산업이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결국 같은 시설을 두고도 지역에 따라 시선은 완전히 엇갈린다. 과천에서는 세수 감소와 지역 경제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반면 다른 지자체에서는 새로운 기회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되는 정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특히 신계용 과천시장은 경마공원 이전에 반대하며 지역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같은 임기의 자치단체장이 유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모습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자치단체장 간 의리도 없다”는 등의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경마공원 이전 문제는 단순한 시설 이전 논란을 넘어 지역재정과 일자리, 정치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다. 과천에서는 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유치팀을 꾸리고 있으니 말이다. 경마공원 이전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시민들의 관심과 정치권에 이 문제가 쏠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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