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동계방제는 한 해 농사의 시작이다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설 명절 연휴가 끝나는 지난 219일 우수(雨水)가 지났다. 이어서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이 다음 주 35일이다. 농사철이 시작되었다. 이맘때는 월동작물들도 재생기에 들어서 생육이 시작되니 웃거름도 주고 배수로 정비도 하는 등 바빠지는 시기이다.

과수원에서는 전정을 마치고 일년 농사의 시작인 동계방제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이른 기온 상승으로 과수 월동 병해충 발생 시기가 전년 대비 9~10일가량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계유유제 방제 적기도 지난해보다 조금 빠른 오는 21~26일로 앞당겨졌다.

과수 동계방제는 겨울철에 과수원의 병해충을 방제하는 작업이다. 이 시기는 병해충이 월동하는 때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동계방제를 통해 봄철 병해충의 발생을 줄이고, 건강한 과수원을 유지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병해충이 나무의 껍질, 토양, 낙엽 등에서 월동하므로 이때 방제를 하면 봄철 병해충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동계방제 시기는 과수의 잎이 떨어진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다. 2월 하순에 기계유유제를 살포하고 한 달 후 3월 말경부터 새잎이 나오기 전까지 석회유황합제로 방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계 약제는 기계유제와 석회유황합제를 1달 간격으로 뿌려준다.

먼저 기계유유제는 해충의 몸 표면을 덮어 물리적으로 질식시키는 친환경 방제제로, 깍지벌레와 응애류, 주경배나무이 등 주요 월동 해충 방제에 효과적이다. 방제 적기에 물 500당 기계유유제 12.5~17를 넣어 30~40배 희석해 나무 전체에 충분히 살포하면 높은 방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살포 적기는 2월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가 효과적이다. 3월 이후 너무 늦게 살포하면 꽃이 피지 못하거나 수정이 되지 않는 약해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세력이 약한 나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월동 병균을 방제하는 석회유황합제는 기계유제 살포 후 반드시 1달 후에 살포한다. 사용 시 농도는 작물 종류, 병충해 대상, 기상 조건, 사용 시간에 근거해 정한다. 봄철 발아 전에 석회황합제를 뿌리면 사과, , 복숭아, 자두, 대추나무 등 여러 과일나무의 병해를 방지할 수 있고, 월동한 개각충의 약충이나 응애의 성충, 약충 및 알도 함께 죽일 수 있다. 사과의 부란병(Valsa canker), 백분병, 갈색썩음병, 배의 검은별무늬병[黑星病], 붉은별무늬병[赤星病], 갈색반점병[褐斑病], 복숭아나무의 잎오갈병[縮葉病], 백분병(白粉病) 등을 방제한다.

석회유황합제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산성농약이나 유제(oil solution), 구리제제 및 각종 화학비료와 혼합해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기계유유제를 뿌리고 30일 정도 지난 다음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석회황합제를 뿌린 지 10~15일 이내에는 산성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조피작업과 병든 잔재물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피작업은 오래된 나무의 껍질을 벗겨 병해충이 숨어 있는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특히 오래된 껍질이나 갈라진 부분을 잘 살펴 청소한다. 낙엽, 가지, 잔여물 등을 제거해 병해충의 월동처를 없애야 한다. 이들 잔여물은 병해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으므로 과수원 밖으로 옮겨 제거하거나 퇴비로 처리한다. 소각 시는 산불로 번지지 않도록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영농 부산물 파쇄기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대여하니 파쇄해 유기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정 시에는 병든 가지, 마른 가지, 교차하는 가지 등을 제거해 병해충의 서식처를 없앤다. 전정 후 상처 부위에는 도포제를 발라 병균의 침입을 방지한다. 나무 주변의 토양을 긁어내거나 뒤집어 병해충이 월동하는 장소를 파괴하고, 퇴비나 유기물을 추가해 토양의 건강도 증진시킨다.

겨울철 과수 동계방제는 한 해 농사의 시작이다. 겨울은 과수가 잠을 자는 시기이지만 농가에게는 다음 해의 풍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때다. 이 시기에 병해충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봄이 오자마자 피해가 확산되어 약값과 노동력 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동계 방제가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른다.’는 말이 생겨났다.

동계방제의 핵심은 나무에 숨어 월동 중인 병해충을 제거하는 데 있다. 약제를 다룰 때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살포기·호스 등 장비의 결빙 여부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적기에 실시한 동계방제는 병충해 발생을 최소 60% 이상 줄일 수 있고, 이후 약제 살포 횟수와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나무의 수세가 안정되어 봄철 새싹이 튼튼히 자라며 과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결국 동계방제는 단순한 겨울 작업이 아니라, 한 해 농사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임을 명심하고 과수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실천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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