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의 발견] 사랑과 이별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유대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서 사랑을, ‘세상에는 열두 가지 강()한 것이 있는데, 돌이 강하지만, 돌은 쇠에 의해 깎이고 쇠는 불에 녹는다. 불은 물에 의해 꺼지고 물은 구름 속으로 흡수되어 버린다. 구름은 바람이 불면 날라 가지만, 인간을 날려 보내지는 못한다. 그 인간도 공포에 의해 비참하게 일그러진다. 공포는 술에 의해 제거되지만, 술은 잠을 자고 나면 깨게 된다. 그 수면도 죽음만큼은 강하지 못하다. 그러나 그 죽음조차도 사랑을 이기지는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랑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나 존재를 아끼기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사랑은 긍정적 감정뿐만 아니라 그리움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까지도 포함한다. 우정의 요소에 열정과 돌봄이 포함될 때 사랑이 된다. 사랑이 우정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어도, 우정이 사랑으로 바뀔 수는 있다. ‘신뢰에 바탕을 둔 안정적 애착(愛着:사랑하고 아낌)이 사랑의 근간(根幹:사물의 바탕)’이 된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서 친밀감, 열정 및 개입이 충만하게 균형을 이룬 상태가 완전한 사랑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턴버그의 말이고, ‘사랑은 두 영혼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이며,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다.’ 미국의 문필가 헬렌 켈러 여사의 말이다. 그리고 사랑은 소소하고 작은 행동 속에서 시작된다.’ 성녀(聖女)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이다.

사랑의 종류에는?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이성 간의 사랑만을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주로 이성 간의 사랑을 뜻하며 보통명사로 열정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에로스(eros), 둘째는 종교적인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이나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실현되는 이타적(利他的) 사랑 아가페(agape), 셋째는 상대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나 동료의 사랑 필리아(philia), 넷째는 오랜 우정과 같은 사랑이나 부모자식 간, 혈육 간의 사랑인 스트로게(storge), 다섯째는 카사노바처럼 유희(遊戱)하듯 즐기는 사랑, 단지 만남 자체만을 즐기는 루두스(ludus), 여섯째는 마음이 아닌 머리로 하는 사랑으로 원하는 이성의 조건을 나열해 두고 해당 조건에 맞는 사람을 사랑하는 프래그마(pragma), 일곱째는 격정적인 사랑, 소유적인 사랑으로 광기, 오기, 분노가 지속되는 집착의 사랑 매니아(mania), 여덟째는 순수하고 정신적인, () 성적(性的) 사랑 플라토닉 사랑(platonic love),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때 다른 사람과도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자기애(自己愛:self-love, narcissism)가 있다. 여기서 대체로 사람들은 마지막 자기애에 대해서는 간과(看過)하거나 차치(且置)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기애야 말로 모든 사랑의 시작점인 셈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타인과 사랑의 출발점이다.’ 아일랜드 시인,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사랑의 가치(價値:사물이 지니고 있는 의의나 중요성)? 사랑이 부족한 시대, 우리는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해야 하나? 첫째, 사랑은 절대적 믿음이다. 사랑은 시공(時空)을 초월한 서로에 대한 믿음이며, 그 믿음으로 맺어진 영원히 함께 하고자 하는 소망이다. 둘째, 사랑은 비교할 수 없는 가치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공평한 평등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셋째, 사랑은 경계선 없는 조건 없는 마음가짐이다. 사랑은 아무나 와 할 수 없는 것이며 아무 때나 느낄 수 없는 것으로 각자에게 사랑이 온다면 모든 조건을 넘어서야 한다. 넷째, ‘이해타산(利害打算)’을 따지는 계산적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사랑의 손실과 이익을 계산기로 두드린다면 사랑이 아닌 합리적 거래이다. 마지막으로 사랑도 본디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정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이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생활인이면 밤을 새워 일도 해야 하듯, 사랑도 열심히 평생 노력하고 공()을 들여야만 얻고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의 진정한 가치사랑하는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 그 사랑을 간직하며, 오랫동안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바쁘고 급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내가 하는 지금의 사랑은 어떤가? 정녕(丁寧:더 이를 데 없이 정말로) 내 사랑이 합리적(合理的)’이고 건설적(建設的:생산적)’이며 진실된 것인가?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자문자답(自問自答) 해 보고 개선할 점이 있다면 실행(實行)해야만 한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인생의 꽃밭 향기이며, 봄날의 따사로운 햇볕이다. 사랑은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주고, 인생에 희망과 용기를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인간은 사랑의 정()이 주는 따스함과 편안함’, 그리고 행복감이 있어 괴롭고 힘든 날들도 이겨내고 견딜 수 있다. 특히 노년의 삶에서 사랑이 불가결(不可缺:없어서는 안 됨)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이며,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고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주며 그리고 결코 생색(生色:자신을 치켜세우는 일) 내지 않는 것이다. 수필가 이석기 님은 사랑은 위대한 가치이면서 근본적인 가치이며 영원한 가치이다. 사랑이 없는 인생은 행복할 수 없다. 사랑은 살아가는데 빛과 향기를 주고, 기쁨과 보람을 주는 것이다고 말한다. 인류와 함께해 온 사랑에 대한 가장 울림을 주는 명언들로, 영국의 저술가 스마일스의 사랑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항상 신선하다. 사랑은 인생의 영원한 음악으로, 젊은이에게는 빛을 주고 노인에게는 후광(後光:어떤 사물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배경)을 준다.’와 영국의 성직자 카트라이트의 사랑은 나이 들어 생기(生氣) 없는 사람들을 젊게 만들고, 젊음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언제까지나 젊게 만든다.’가 있다.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요 샛날 젊은이들은 쉽게 만났다가 그리고 쉽게 헤어지고. 안 보면 죽을 것 같고, 그대 없으면 생명을 부지(扶支:어렵게 보존하거나 버티어 나감)할 수 없을 것 같은 심정에서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혼하거나 별거하고 졸혼(卒婚)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세상 말 그대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고 만다. 이쯤 되면 결혼 전 사랑을 나누던 시절에는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던 사람이 보기 싫어 죽을 지경이 되고 만다. 그럴 무렵에 지난날을 돌이켜 회상해 본다.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며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함께 웃고 울던 시간들이 소중하고 행복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결혼 초 가난했지만, 단칸방에서 어린 자식들과 옹기종기 모여 생활했던 시절이 눈물 나게 그립다. ‘사랑은 시작보다 지속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상대를 배려하고 감사해하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통감(痛感: 마음에 사무치게 느낌)하게 된다. 영어 속담에 후회는 나중에 오는 법이다(Regret comes later.)’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이 대목(이야기나 글 따위의 특정한 부분)에서 사랑에 대한 영어 명문장 세 개를 우리말로 번역 소개한다. 하나, ‘사랑은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로의 틈을 하나하나 메워가는 여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완전하지 않은 서로의 모든 모습까지 사랑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 ‘당신을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사랑은 특별한 날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 짓는 평범한 저녁 속에서 가장 깊고 깊게 느껴진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사랑은 커다란 일이 아니다. 눈을 마주 보며 웃을 때, 서로를 가만히 안아 줄 때, 나란히 누워 하루를 이야기할 때,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작은 순간들이 모두 사랑이다.’

이별(離別)의 사전적 정의는? ‘서로 갈리어 떨어짐’ ‘서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떨어져 있거나 다시 볼 수 없는 헤어짐으로, 유의어에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쓰이기도 하는 작별(作別: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석별(惜別:서로 애틋하게 이별함), 결별(訣別:기약 없는 이별), 고별(告別:이별을 알림), 사별(死別:죽어서 이별함), 상별(相別:서로 갈리어 떨어짐)이 있고, 반의어는 상봉(相逢:서로 만남)이다. 그리고 사자성로는 생리사별(生離死別:살아있을 때는 멀리 떨어져 있고 죽어서는 영원히 헤어짐)과 시절인연(時節因緣:헤어졌다가 시절이 도래하고 인연이 합쳐지는 기회)이 있고, 법화경(法華經:불교의 경전)에 나오는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면 언젠가 헤어지기 마련), 거자필반(去者必返: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옴), 생자필멸(生者必滅: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음)이 있다. 그런데 어떤 이별이든지 간에 마음 아프지 않은 이별이 있겠는가? 마는, 가장 슬픈 이별은 사별(死別), 아마도 영영,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인생 가장 불행한 것 세 가지가, 너무 이른 나이에 출세(, 명예, 인기)’하는 것이고, 젊은 날 배우자와 사별하는 것이며, 노년에 빈곤한 것이다.

사랑은 기쁨이고 이별은 아픔이라고 보통은 생각한다. 그러나 이별의 아픔 뒤에는 깨달음과 삶에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명사들의 명언들로는,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영국작가 조지 엘리엇의 말이고, ‘인간의 감정은 누군가를 만날 때와 이별할 때 가장 순수하며, 가장 빛이 난다.’ 이탈리아 미술사학자 장폴 리히터의 말이며, ‘웃음도 울음도 그렇게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사랑도 미움도 한번 스치고 지나면 마음속에 아무런 힘을 미치지 못한다,’ 영국 작가 어네스트 다우슨의 말이다. 또한 이별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작가 마리아 쉐라버의 말이고, ‘잘 가라는 말을 할 충분한 용기가 있다면, 삶은 당신에게 새로운 만남을 보상해 줄 것이다. 모든 이별에는 다가올 만남이 숨어 있다.’ 브라질의 베스트셀러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말이며, ‘이별은 마음의 여행이다. 그 여행에는 때때로 역경과 고난이 따르지만, 마침내 당신은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다.’ 미국의 과학소설 작가 로버트 A. 하이라인의 말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가장 울림을 줄 뿐만 아니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명언으로는, “만나고, 알고, 사랑하고 그리고 이별하는 것이 모든 인간의 공통된 슬픔이다.”는 아일랜드 작가 새뮤얼 T. 콜리지의 말이다.

끝으로, 이 글의 제목에 걸맞은 노랫말 가사 두 개를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맺으려 한다. 하나는, 새로운 사랑과 이별의 정의, 가수 신승훈이 부른 너라는 중력의 일부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때론 기적 같은 말 사랑, 마른땅에 피는 꽃’ [중략(中略)] 슬픔에 배어 있는 말 자꾸 아려오는 말 이별, 여전히 사랑함을 깨닫는 말’ [후략(後略)]”, 다음으로,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담고 있으며, 떠나간 연인을 생각하며 홀로 길을 떠나는 심정을 애절(哀切)하게 표현한 사랑과 이별의 종착역으로, 가수 남화용이 부른 홀로 가는 길전곡(全曲) “나는 떠나고 싶다 이름 모를 머나먼 곳에 아무런 약속 없이 떠나고픈 마음 따라 나는 가고 싶다 나는 떠나가야 해 가슴에 그리움 갖고서 이제는 두 번 다시 가슴 아픔 없을 곳에 나는 떠나야 해 (후렴) 나를 떠나간 님의 마음처럼 그렇게 떠날 순 없지만 다시 돌아온단 말없이 차마 떠나가리라 사랑도 이별도 모두 다 지난 일인걸지나간 날들 묻어두고 떠나가야지 (후렴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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