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인천시가 여야 주요정당과 잇따라 협의회를 갖고 내년 예산확보와 지방선거 대비에 나선다. 당정협의회를 통해 인천시는 최초로 6조원 대의 내년 국비확보와 지역현안 해결의 단초를 놓겠다는 계획이다. 여야 주요 정당도 1년도 채 남지 않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군들이 세평에 오르는 등 분주히 선거 채비를 갖추고 나섰다. 최근 열린 협의회 내용과 내년 지방선거 전망을 짚어본다.
#인천시-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회, 6조원대 국비 확보 ‘화두’
인천시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회를 갖고 인천시 역사상 최고치인 6조원 규모의 국비 확보를 위해 힘을 합칠 것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한 인천시 간부 공무원, 고남석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인천 지역구 국회의원 등 12명의 지역위원장이 참석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지역 현안 10건과 국비 사업 10건 등을 건의하며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인천시 요청을 정리하면 ▲강화 남단 경제자유구역 지정 ▲영종~강화 평화도로 건설 ▲인천 중심 광역철도망 확충 ▲경인전철 지하화 ▲제3연륙교 통행료 무료화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 ▲도심 내 군사시설 이전을 위한 특별법 제정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첨단 클러스터 조성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인천대학교 공공의대 설립 등 모두 10개 사업이 지역 현안 10대 사업으로 건의됐다.
국비 사업으로는 인천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사업을 위한 2억원, 블록체인 기반 생산유통 이력관리 실증서비스 개발 및 기업 사업화 지원을 위한 30억원, 인천형 행정 체제 개편 전환·정착 지원을 위한 국비 636억원 등이다.
이 외에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720억원), 스마트그린산단 촉진(70억원), 서해5도 정주생활지원금(48억원),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23억원), 국립대학병원 분원 설립(13억원), 스마트 광역 미세먼지·악취 종합관제센터 구축(8억원) 등 민생 관련 사업에 대한 국비도 요청했다. 요청 반영액을 합치면 인천 역대 최다 규모인 6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정협의회는 중앙 정치권에서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와중에 열렸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협치의 신호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1년도 채 남지 않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 실제로 내년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유정복 시장은 “오직 인천만을 위한 마음은 여야가 따로 없다”고 강조하며 “인천 발전을 위한 국비 반영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고남석 인천시당위원장도 “300만 인천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천을 미래 경제의 중심지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인천시민 생활과 직결된 지역 현안 해결과 국비 확보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국민의힘 당정협의회, “당과 소통해 달라”
인천시는 앞서 지난 23일 국민의힘 인천시당과 당정협의회를 갖고 시정 협력을 요청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협의회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박종진 인천시당 위원장(서구을), 윤상현 의원(동구미추홀구을), 배준영 국회의원(중구강화군옹진군) 등 지역 당협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협의회는 인천의 지역 현안을 풀어내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 도시 인천’을 만들고자 마련된 자리로, 시는 주요 지역 현안 10건, 국비 확보 10건 등을 건의하며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또 국힘 인천시당은 14개 당협에서 소외된 계층과 지역 개발 등 64건의 주요 현안 및 건의 사항에 대한 인천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박종진 시당위원장은 “당정협의회는 형식적 자리보다는 논의에 따른 구체적 실행계획과 추진에 따른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하다”라며 구체적으로 노인 65세 이상 버스요금 무료 등의 정책 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은 “유정복 시장이 인천시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 온 것에 대해 감사한다”라며 “시와 수시로 협력하고 있으나 특수한 정치 상황에 약간의 제약이 있음을 고려해 서로 보완토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배준영 의원도 “인천에서는 우리가 여당으로 300만 인천시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한다”라며 “인천의 현안 및 건의 사항에 대해 같은 팀으로 공조해 난관을 극복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시민의 희망이 내일의 대한민국이라는 신념으로 시민들을 모셔 왔고 그것이 정치인의 사명이라 생각하며 그동안 저출산 문제, 부산을 뛰어넘는 경제성장 등 많은 성과를 이뤄왔다”며 “당이 제기한 현안이 풀려나갈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 앞 내년 지방선거, 유 시장 불법 선거캠프 운영 논란 ‘변수’
내년 6월3일 지방선거를 불과 8개월여 앞둔 인천 정가는 혹여 있을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여당으로 등극한 더불어민주당 관점에서 인천시장은 서울시장과 함께 반드시 탈환해야 할 광역단체장 지역으로 일찌감치 힘을 쏟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최근 바이오 관련으로 인천을 방문했을 당시 인천시청 관계자들의 자리를 만들지 않아 의도적으로 유정복 시장을 ‘패싱’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가에서는 지난 민선6기에 이어 이번 민선8기까지 재선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뚜렷한 논란 없이 무난히 인천시정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유 시장의 3선 도전을 예측한다. 실제 유 시장은 올해 조기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참여, 정치적 무게감을 키우는 등 인천시 최초 3선 시장 도전에는 당내에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바로 올해 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유 시장이 현직 공무원을 동원해 캠프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경찰 조사로 이어지는 점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유 시장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 주말 유 시장을 조사했으며, 수사절차에 따라 조사가 이뤄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유 시장은 올해 초 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 당시 인천시 공무원을 선거캠프에 불법으로 참여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대선 경선 후보 운동에 나선 유 시장을 수행하거나 선거운동 행사를 도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임기제 공무원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퇴직 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경찰 조사는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 경선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후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의 집요한 불법 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는 오는 12월 만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차기 인천시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도전했던 박찬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남춘 전 인천시장, 유동수·김교흥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라며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수도권 시장 탈환 의지가 높은 만큼 의외의 인물이 공천될 가능성도 있다. 벌써 치열한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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