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인천시가 올해 말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 인천시민 무료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국가의 책임회피로 교량 건설에 따른 책임과 손해가 인천시민에게 전가됐다며 시민 권리 회복과 불평등 해소의 상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화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이미 유료도로로 운영 중인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측에게 연간 214억 원의 손실보전금을 줘야 해 정책 연속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개통지연 우려도 크다. 제3연륙교 건설을 맡은 포스코이엔씨가 최근 잇따른 인명사고로 현장 안전 점검을 위해 최근 공사가 중단되며 준공 지연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3연륙교 통행료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응을 짚어본다.
#제3연륙교 통행료 2천 원 확정, 내년 3월 인천시민 무료화 추진
이르면 올해 말 개통을 앞둔 영종도와 인천 내륙을 잇는 교량인 제3연륙교 통행료가 소형차 기준 2천 원으로 확정됐다. 다만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내년 3월부터는 무료화가 추진된다.
인천시에 따르면, 통행료는 각각 소형차 2천원, 경차 1천원, 중형차 3400원, 대형차 4400원이다. 다만 개통 직후 영종·청라 주민에 한해 우선 감면이 진행되며, 인천시민의 경우 내년 3월부터 무료 통행으로 감면할 예정이다.
인천시민 무료 통행의 핵심은 손실보전금이다. 이미 유료로 운영 중인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입장에서 제3연륙교 개통으로 이용객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제3연륙교 운영 주체인 인천시가 그 손실을 보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 지역사회는 반발하고 나섰다. 애초 국비로 건설해야 했을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민자로 건설하면서 제3연륙교 통행료와 손실보전금 문제가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1990년대 영종대교 건설을 최초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는데, 결과적으로 인천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료 우회도로가 없는 지역이 돼버렸고, 인천시민들은 수십 년간 불평등한 통행료를 감내해 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종·청라국제도시를 조성한 LH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LH가 지난 2006년 제3연륙교 건설비용 약 5천억 원을 분양가에 반영했는데, 이후 수십 년간 교량 건설에 나서지 않아 주민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것. 이 기간에 LH는 청라국제도시 조성 과정에서만 수조 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을 챙겨갔다.
불공정한 통합채산제 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가 영종·인천대교와 청라IC(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 3곳의 수익과 손실을 묶는 통합채산제를 시행했는데 결국 이용객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구조라는 게 지역사회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불공정한 통합채산제 해결 등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입장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제3연륙교 통행료 관련 기자회견에서 “제3연륙교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라 시민 권리 회복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부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유 시장은 “제3연륙교는 영종·청라 주민과 인천시가 함께 비용을 분담해 건설하는 사실상의 공공사업”이라며 “인천시민이 이미 분양가와 세금으로 기여한 만큼 인천시민 통행료 무료화는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영종대교 민자 협약을 재검토해 잘못된 조항을 고쳐야 한다”라며 “LH 역시 토지 매각 수익과 분양 이익을 인천시민의 제3연륙교 통행 무료화와 손실보상 재원으로 환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수조 원 손실보상, 포스코 공사 지연 ‘악재’ 개통지연 우려
유정복 시장이 제3연륙교 개통을 앞두고 인천시민 통행료 무료화를 선언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가장 현실적인 우려는 천문학적인 손실보전금을 오롯이 인천시 재정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천시 분석에 따르면 올해 말 개통 이후 오는 2039년까지 영종·인천대교에 제3연륙교 이용에 따른 손실보전금으로 매년 214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총액으로 환산하면 2967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보전금에 더해 인천시민 무료화까지 이뤄지면 인천시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특단의 대책 없이는 인천시민 통행료 무료화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천시의 정무적 능력이 요구될 전망. 제3연륙교 개통을 앞두고 유 시장이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와 LH를 상대로 손실보전금 규모를 바로잡고 제3연륙교 착공 지연에 따른 사업비 추가 부담과 건설비용 이자 등을 환원할 인천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전국에서 발생한 포스코 작업 중지 사태에도 우려가 쏠린다. 현재 제3연륙교는 포스코이앤씨가 맡아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으로 전체 공정률은 약 90%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국의 포스코 이엔씨 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산업재해가 발생하면서 전국 103개 공사 현장이 전면 중단되면서 준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사 지연은 지난 4일부터 이뤄졌다 지난달 말부터 다시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점검에 따르면, 상판 마지막 부분 연결이 한창 공사 중인 가운데 공사 중지 여파로 연결작업이 잠시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사장교 중심부 60m 구간이 연결되지 않은 채 공사가 중단돼 안전 측면에서 미연결 구간 처짐과 변형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사 재개 이후 그룹 안전 특별진단 태스크포스와 전문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재점검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영종-청라 통행을 자유롭게” 시민 기대감
제3연륙교는 교량 명칭을 두고 영종과 청라 주민들 간 갈등을 겪는 등 지역사회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영종도와 인천 내륙을 잇는 3번째 교량이 안전하게 개통돼 지역 간 왕래가 편리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중구 운서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0)는 “영종도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인천이나 수도권 등을 오가기 위해 오랫동안 통행료를 내는 불편을 감수해 왔다”며 “주민들이 분담한 사업비로 건설하는 제3연륙교만큼은 반드시 무료 통행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구 청라동에 거주하는 유모씨(45·여)도 “제3연륙교 개통으로 청라에서 빠르게 인천공항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인천시민 무료화 정책이 꼭 시행되길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정복 시장은 “제3연륙교 통행료 무료화를 통해 인천시민의 권리를 지켜내겠다”라며 “다음으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민자도로로 만든 정책의 오류를 바로잡아 영종과 연결되는 3개 다리 모두를 무료화하는 강력한 정책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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