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끝나가는 2월 말이 되었다. 우수(雨水)가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이 곧 돌아온다. 농사철이 시작되었다. 이맘때는 월동작물들도 재생기에 들어서 생육이 시작되니 웃거름도 주고 배수로 정비도 하는 등 바빠지는 시기이다. 과수원에서는 동계방제 적기라고 할 수 있다. 과수 동계방제는 겨울철에 과수원의 병해충을 방제하는 작업으로, 이 시기는 병해충이 월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동계방제를 통해 봄철 병해충의 발생을 줄이고, 건강한 과수원을 유지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병해충이 나무의 껍질, 토양, 낙엽 등에서 월동한다. 이 시기에 방제를 하면 봄철 병해충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계방제 시기는 과수의 잎이 떨어진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으니 2월 하순에 기계유유제를 살포하고 한 달 후 3월 말경부터 새잎이 나오기 전까지 석회유황합제로 방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동 병해충을 방제약제는 기계유제와 석회유황합제를 1달 간격으로 뿌려준다. 기계유제란 기계유에 크레솔이나 비누 따위의 유화제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 만든 약제로 겨울철 해충방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 살충제다. 적용대상은 과수표피나 틈새에 월동하고 있는 깍지벌레, 응애류, 진딧물류, 나방류다. 기계유제를 나무에 살포하면 해충의 표면이나 월종중인 알을 피복시켜 질식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살포적기는 2월 하순~3월 중순까지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월 이후 너무 늦게 살포하면 꽃이 피지 못하거나 수정이 되지 않은 약해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세력이 약한 나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월동병균을 방제하는 석회유황합제는 기계유제 살포 후 반드시 1달에 살포한다. 석회유황합제 사용 시 사용농도는 작물종류, 병충해대상, 기상조건, 사용시간에 근거해서 정한다. 겨울철과 봄철 발아 전에 석회황합제를 뿌려 시용하면 사과·배·복숭아·자두·대추나무 등 여러 과일나무의 병해를 방지할 수 있고 월동한 개각충의 약충이나 응애의 성충·약충이나 알도 죽일 수 있다.
사과의 부란병(Valsa canker), 백분병, 갈색썩음병 등을 방제한다. 배의 검은 별무늬병(黑星病)·붉은 별무늬병(赤星病)·갈색반점병(褐斑病) 및 복숭아나무의 잎오갈병(縮葉病), 백분병(白粉病)을 방제한다. 그리고 사과나무나 배나무 잎의 응애 또는 개각충을 방제한다.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배나무 등 장미과식물과 두과식물은 석회황합제의 황(sulfur)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고 결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석회유합합제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산성농약이나 유제(oil solution), 구리제제 및 각종 화학비료와 혼합하여 사용하지 않는다. 유제나 보르도액(bordeaux mixture)은 뿌리고 30일 지난 다음에 시용할 수 있다. 석회황합제를 뿌린 지 10~15일 이내에는 산성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이밖에도 병해충의 밀도를 줄이기 위해 병든 잔재물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낙엽, 가지, 잔여물 등을 제거해 병해충의 월동처를 없앤다. 이들 잔여물은 병해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으므로, 과수원 밖으로 옮겨 소각하거나 퇴비로 처리한다. 소각 시는 산불로 번지지 않도록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영농부산물 파쇄기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대여하니 파쇄하여 유기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피작업이라고 하는 오래된 나무의 껍질을 청소해 병해충이 숨어 있는 부분을 제거한다. 특히 오래된 껍질이나 갈라진 부분을 잘 살펴 청소한다. 전정 시는 병든 가지, 마른 가지, 교차하는 가지 등을 제거해 병해충의 서식처를 없앤다. 전정 후 상처 부위에는 도포제를 발라 병균의 침입을 방지한다. 그리고 나무 주변의 토양을 긁어내거나 뒤집어 병해충이 월동하는 장소를 파괴한다. 또한, 퇴비나 유기물을 추가해 토양의 건강도 증진시킨다.
끝으로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약제 살포를 피하는 것이 좋다. 약제의 효과가 떨어지고, 나무에 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정 도구를 사용하기 전후로 소독해 병균의 전파를 방지한다. 방제 후 적절한 양의 물을 주어 나무의 회복을 돕도록 한다. 과수 동계방제는 겨울철에 꼭 필요한 작업으로 적기에 실천하는 것이 과수의 병해충 발생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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