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정취가 가득한 2월의 첫 주말, 나는 '행복을 발견하는 모임(행발모)'과 함께 143번째 산행을 떠났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정기행사다. 이번 목적지는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진안고원의 마이산길.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산행을 향한 우리의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전주에서 온 일행이 준비한 따뜻한 백일홍빵을 나누어 먹으며 출발했다. 북쪽 출입구에서 연인길로 접어드니, 쌓인 눈에 발이 푹푹 빠졌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스럽게 걷다 보니, 어느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산속에서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암마이봉과 수마이봉을 가르는 천왕문 휴게공간에 도착해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차가운 골짜기에서도 따뜻한 차와 커피를 나누는 순간만큼은 마음까지 훈훈해졌다. 이름만 들었던 마이산을 처음 찾은 나는 중간중간에 세워진 안내판을 유심히 바라보며 사진 촬영도 하였다. 말의 귀처럼 생긴 마이산 (馬耳山, 686m)은 경상누층군(慶尙累層群)에 속한 진안층군의 역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이산(馬耳山)은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진안읍에 있는 산이다. 1979년 10월 16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03년 10월 31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12호로 지정됐다. 이 산은 신라 시대에 서다산(西多山), 고려 시대에는 용출산(龍出山), 조선 초기에는 속금산(束金山)이라고 불렀으며, 태종 때부터 본격적으로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라 불리어 왔다. 중생대 후기 약 1억 년 전까지 호수였으나 대홍수시 모래, 자갈 등이 물의 압력에 의하여 이루어진 수성암으로 약 7천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융기되어 지금의 마이산이 이루어졌으며 지금도 민물고기 화석이 간혹 발견된다고 한다. 이 산을 남쪽에서 보면 봉우리 중턱 급경사면에 군데군데 마치 폭격을 맞았거나, 파먹은 것처럼 움푹 파인 크고 작은 굴들을 볼 수 있은데 이는 타포니 지형이라고 한다. 풍화작용은 보통 바위 표면에서 시작되나 타포니 지형은 바위 내부에서 시작하여 내부가 팽창되면서 밖에 있는 바위 표면을 밀어냄으로써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그리고 현재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는 일월오봉도라고도 하는데 마이산과 관련이 있다. 악(嶽)이란 원래 악(岳)과 같은 한자로, 큰 산 또는 크고 높은 산을 지칭한다.
설악산이나 월악산, 화악산 같은 큰 산에만 악자가 들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월오악도 그림의 산들은 긴 삼각형 형태로 나란히 솟아오른 다섯 개의 봉우리로만 이루어져 있는데도 일월오악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악이 한국의 대표적인 명산인 오악(五嶽)은 백두산·지리산·금강산·묘향산·삼각산을 상징한다고 전하는데 이곳 지역의 진안의 노인들은 일월오악도, 일월오봉도를 진안의 마이산(馬耳山)을 형상화한 그림으로 얘기하고 있다.
마이산을 지나며 신비로운 자연의 흔적을 마주했다. 타포니 지형이 만들어낸 움푹 팬 바위들, 그리고 중생대 호수였던 이곳에서 발견된다는 민물고기 화석들. 시간의 흐름이 자연에 새겨놓은 흔적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산행을 마친 후, 우리는 부귀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사진을 남기고, 용담호로 향했다. 1읍 5개 면이 수몰되어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 그리고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조성된 망향의 동산. 일행 중 사진작가 한승훈 님이 수몰된 고향을 그리며 읊은 시 한 편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인근 맛집에서 어제비로 저녁식사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충만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걷는다. 생존을 위해, 그리고 행복을 위해. 걸음 속에서 우리는 자연을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다음 산행에서도 또 다른 행복을 발견하길 기대하며, 오늘의 발걸음을 마무리했다.
행복한 발걸음들의 모임은 “걷자 생존, 걷자 행복”을 외치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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