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천시가 F1 그랑프리 전담 부서를 정식 가동하며 본격적인 유치 행보에 돌입하는 등 본격 유치행보가 갖춰지고 있다. 지난 4월 유정복 인천시장의 일본 방문으로 처음 알려진 인천시의 F1 그랑프리 유치 행보가 불과 3개월 만에 구체화한 것이다. 인천시는 조만간 F1 유치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타당성 검토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반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F1 유치 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려 유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대회 유치로 인천시 재정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는 점과 소음 공해 등 환경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민선8기 임기가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유 시장이 역점으로 밀어붙이는 F1 그랑프리 유치 사업이 지역사회의 반대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짚어본다.
# 인천시 신하 국제행사추진단 운영, F1 유치 본격 행보
인천시가 F1 그랑프리 개최를 위한 전담 부서를 정식 가동하면서 F1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동안 F1 유치 관련 업무는 문화체육관광국 관광마이스과 산하의 임시 테스크포스(TF)로 운영해왔다. 그러던 것이 문화체육관광국 아래 국제행사추진단이라는 정식 조직에서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국제행사추진단은 서기관급 책임부서로 지난 15일부로 정식 운영된다. 국제행사 유치와 운영추진체계 구축, 국제행사 홍보전략 및 해외동향 파악, 국제행사 관련 시설 설치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사실상 F1 그랑프리 유치를 위한 행정활동을 전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정복 시장의 여러 차례 해외출장으로 ‘군불’을 지핀 인천시의 F1 유치 행보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는 당장 다음 달에 F1 유치 관련 연구용역 발주 계약을 갖는다. 용역을 통해 F1 그랑프리 대회 적정 대상지를 선정하게 되며, 대회 개최 효과 분석, 타당성 검토 등 F1 인천 유치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용역을 마무리하고 F1 유치 준비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준 높은 관광 인프라와 자동차 산업 인프라, 그리고 높아진 모터스포츠에 관한 관심 등 인천은 대회 여건이 잘 갖춰진 도시”라며 “F1 기본구상 용역 등을 마치고 꼼꼼히 대회를 준비한다면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가 유치를 자신하고 있는 F1 그랑프리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로,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F1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600만명의 현장 관람객과 15억명에 달하는 누적 TV 시청자를 기록한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월 모나코를 방문한 유정복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F1 인천 유치 의지를 더욱 다졌다.
유 시장은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인천 유치를 위한 모나코 방문에서 F1 그룹의 스테파노 도미니칼리 CEO, 서킷 디자이너인 야르노 자펠리 DROMO CEO 등 관계자 등을 만나 올해 안에 MOU와 계약 체결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며 “F1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게 되면 막대한 경제적 효과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인천의 미래 가치를 키워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F1 유치를 위해 아시아 주요 도시들과 경쟁해야 하고, 정부 지원 외에도 프로모터, 서킷 분야 등에 대해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며 “철저히 준비해서 인천이 꼭 F1 그랑프리를 유치하고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유치를 자신했다.
# ”인천시 재정 악화, 소음·환경문제 심화“, 시민단체 ‘반대 대책위’ 구성
인천시가 전담 부서까지 만들며 F1 그랑프리 유치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그동안 도심 내 F1 대회 개최에 반대해 온 시민단체들도 대책위를 구성하며 대응에 나섰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 52곳은 최근 ‘F1 개최 반대 인천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인천시의 F1 유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인천시가 F1 유치를 위해 개최료와 도심 서킷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인천시 예산을 사용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용경기장을 건설하지는 않지만 도심 도로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예산 사용이 불가피해 행사 개최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인천시 재정은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인천시는 이미 F1 개최 타당성을 가늠하는 데만 5억5천만원에 달하는 인천시 예산을 사용해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개최가 확정되면 앞으로 엄청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며 “인천시는 과거 세계도시축전을 개최한 이후 재정 악화로 큰 고통을 받은 기억이 있다. 흑자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F1 그랑프리를 무리하게 개최하면 인천시 재정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이산화탄소 다량 발생과 도심 질주로 야기되는 큰 소음과 분진 공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이유를 들고 나섰다. 이미 전 세계인들에게 반환경 스포츠로 비판을 받는 F1 그랑프리를 스스로 유치하는 인천시는 결과적으로 반환경 행정을 주도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책위는 이외에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매우 낮은 F1 그랑프리 유치 성공이 어렵다는 점, F1 그랑프리로 유치된 관광객들이 인천지역 관광보다 대형호텔과 카지노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 실제 인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점 등을 들며 F1 유치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대책위 관계자는 “인천시가 재정 악화 위험과 환경 악화, 인천시민 불편이 예상되는 F1 유치 추진을 중단하기 바란다”며 “유정복 시장은 대규모 행사성 예산으로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저출생과 민생 대책 등 인천시민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과 현안 해결을 위해 시정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대규모 도심 레이싱, 찬반 엇갈려, 행사 성공 개최여부 ‘주목’
사상 유례없는 인천시의 대규모 도심레이싱 대회 추진에 시민 여론은 찬반으로 엇갈린다.
유치 반대 대책위를 꾸린 인천지역 시민단체들과 달리 F1 그랑프리 경기장 조성이 유력한 송도, 청라, 검단지역 주민단체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인천시의 F1 유치 추진을 환영한다고 공식 밝혔다. 이들은 “인천시가 F1 대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도시 홍보 효과는 물론 글로벌 기업 유치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를 펼치는 것은 인천 발전을 위한 발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시가 중앙정부 재정지원도 충분히 받겠다고 계획한 만큼 인천시민들도 적극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다보니 송도·청라·영종 주민 커뮤니티에는 F1 그랑프리 유치를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민민갈등 조짐까지 우려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임기 반환점을 돈 유정복 시장이 F1 그랑프리 유치에 ‘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자신의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는 임기 절반이 지났음에도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채 장기적 과제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뉴홍콩시티는 글로벌톱텐시티로 청사진을 바꿔 새로운 구상에 돌입해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까지 애를 쓴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타이틀도 경북 경주에 빼앗기다보니 F1 그랑프리 유치가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돌파구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F1 그랑프리 유치 행보가 향후 유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데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유 시장이 F1 그랑프리 유치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영흥면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처럼 인천시 정권교체로 초대형 사업 방향이 틀어진 사례가 있는 만큼 F1 그랑프리의 운명은 2년 뒤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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