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천~제주 항로의 카페리 운항 중단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역 경제계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제주 항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지난 2021년 12월 겨우 운항이 재개됐지만, 지난해 또다시 안전 등의 이유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새로 여객선을 운항할 선사를 찾아봤지만, 높아진 안전 기준과 낮은 사업성 탓에 업체 선정이 쉽지 않은 상황. 결국 인천해수청은 이 항로에 우선 화물선을 대체 투입하기로 하고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영원한 ‘화두’가 될 안전이라는 교훈을 남긴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이 이대로 중단될지 전망을 짚어본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운항 중단 반복돼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인천~제주 항로는 무려 7년 8개월가량 운항 공백 사태를 맞이했다. 참사 이전 청해진 해운이 여객선을 운영할 당시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인천~제주 항로를 오갔는데, 뱃길이 끊기면서 유동 인구도 급격히 줄었다.
참사 이후 인천~제주항로에는 한때 정기 화물선이 대체운항에 나섰지만, 크기가 작아 많은 짐을 싣지 못해 문제가 컸다. 이렇다보니 제주에서 수도권으로 바로 들어와야 할 농수산물 등의 화물들이 전라남도로 우회해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등 물류 왜곡현상이 발생해 많은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이 뒤따랐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지난 2021년 인천~제주항로에 비욘드트러스트호가 투입, 드디어 항로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비욘드트러스트호는 710억원을 투입, 현대미포조선소에서 새롭게 건조된 2만7천t급 카페리선이다.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 규모로 854명의 정원과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를 싣고 최고 25노트(시속 46㎞)를 운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항만업계에서는 제주항로 복원이 인천항의 아픔을 치유하고 해운물류 정상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끊임없이 항로 정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취항 이후 1년5개월여 동안 6차례나 엔진이 고장나면서 휴항을 반복했고, 지난해 4월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결국 운영사는 인천~제주항로에서 완전 철수했으며, 항로를 오가던 선박도 이름이 바뀐 채 목포~제주 운항에 투입됐다. 인천~제주항로가 완전히 단절된 것.
인천~제주항로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운항을 위한 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이에 따라 출항 시 잦은 엔진 이상을 보였던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출항 후에도 회항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세월호 이전보다 수학여행이나 단체 이용객 등 여객이 많이 줄었고, 화물도 많지 않았다”며 “여러 수치를 보면 사업성이 많이 나빠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인천해수청은 올해 여객선 운항을 위한 공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인천~제주 항로의 여객선 운항 중단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인천~제주 항로에 화물선 투입, ‘급한 불 끄기’
인천해수청은 신규 여객선 선사를 찾기 전까지 인천~제주항로에 먼저 화물선을 운항하기로 했다. 항로 운항 중단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임시로 화물선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복안이다.
여객선 운항 중단으로 인천~제주 카페리를 이용했던 승객이나 화주들은 전남 목포나 진도 등까지 이동해 제주행 카페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아울러 인천항 카페리 화물처리를 담당해 오던 항만노동자 80여 명은 임금이 대폭 삭감되거나 일자리를 잃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항만당국은 임시로 화물선 운항을 추진하기로 했다. 추후 카페리 운항 사업자가 나타나게 되면 화물선 임시 운항은 중단하게 된다.
실제로 인천~제주 항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임시로 화물선이 운항한 바 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아직 카페리 운항을 희망하는 선사가 나타나지 않아 예전처럼 일단 화물선을 운항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사업성 검토용역 등을 거쳐 카페리를 다시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제주 카페리를 쓰던 선석을 대상으로 화물선 운항 희망 선사를 공모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구체적 요건 등을 정해 공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 운항 재개를” 항만업계 한목소리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던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전남 목포의 선사에 매각돼 ‘퀸제누비아2호’라는 이름으로 매일 목포와 제주를 왕복운항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이 카페리는 최근까지 단 한 차례 고장도 없이 운항 중이다. 인천~ 제주에서 1년여만에 6차례나 운항 중단을 반복하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항만업계에서는 신생 해운사와 베테랑 해운사의 선박 운영 노하우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된 안전 수칙이 오히려 항로 단절을 초래한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한 연안여객선 해운사 관계자는 “인천지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안전기준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돼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운항이 어렵다”며 “배로 제주도로 향하는 이용객 자체도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인천 제주 여객선 운항은 앞으로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최근 인천 해양수산발전 고위정책협의회를 열어 인천~제주 항로 운항 재개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인천시는 지난해 4월부터 중단된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 운항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인천해수청과 인천항만공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항만업계에서는 바다를 품은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만 신경 쓰고, 그 외에는 인천항 현안에 무관심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천 항만업계는 최근 실시된 4·10 총선 이후 인천 14명의 국회의원 중 항만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인 농해수위에 인천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22대 국회 전반기에는 모두 19명인 농해수위 위원에 인천 출신 국회의원들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4년 전인 21대 국회에서도 인천 출신 농해수위 위원은 전반기 맹성규 의원(더민주)이 유일했으며, 그마저도 국회 후반기엔 단 1명도 없었다”고 지적하며 “인천~제주 카페리여객선 재개 등 항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인천 정치권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항만업계 관계자도 “인천~제주항로 단절로 제주산 농수산물은 모두 목포항에서 화물차량으로 수도권에 공급되고 있다”며 “심각한 물류비용 낭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업계 수요 파악과 관련용역 등을 거처 카페리 공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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