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결국 3곳으로 나눠 짓나...지역사회 ‘후폭풍’

​​​​​​​인천시 용역 결과 발표 통해 서구·영종·계양 각각 중규모 공연장 건립키로 “각 구가 알아서 지으라는 거냐” 지역사회 곳곳서 반발 현안을 지자체에 떠넘긴 꼴 “유정복 시장 입장 밝혀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서구병 국회의원은 지난 1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역 구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의 지역별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규탄했다. (사진제공=모경종 국회의원 사무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서구병 국회의원은 지난 1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역 구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의 지역별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규탄했다. (사진제공=모경종 국회의원 사무실)

[편집자주] 인천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추진사업이 반쪽으로 축소됐다. 건립 부지를 놓고 인천 서구와 계양구의 갈등이 격화되자 인천시는 갈등 중재보다 각 지역에 1곳씩 중규모 문화회관 건립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인천시는 용역 결과를 들어 1200석 규모의 대규모 공연장보단, 800석가량의 중규모 공연장 건립이 타당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각 구에 건립비의 절반인 50%의 시비만 지원하겠다며 사실상 결정을 기초지자체에 떠넘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인천시 결과에 서구와 계양구 모두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지역 국회의원까지 나서는 등 지역간 갈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인천시가 갈등 봉합을 통해 문화예술회관 건립의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대규모→ 중규모 축소

인천시는 지난 14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발표를 통해 1200석 이상의 대규모 공연장 건립보다 800석 가량의 중규모 공연장이 경제적 타당성이 더 있다고 발표했다.

인천시가 발표한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의 연구용역에 따르면 중공연장 기준인 900석 규모로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용역 결과에서 1200석 규모로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는 방안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 구상은 인천 전체적인 문화인프라 확충 필요성에 따라 제기돼왔다. 서구와 계양구로 대표되는 인천 북부지역은 신도시 확대로 인구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시립 문화예술회관이 인천 남부지역에 편중된 탓에 문화 향유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인천시는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필요성을 검토하고 기본구상을 정하고자 지난해부터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해왔다.

인천시가 이번에 발표한 용역 결과를 보면 인천 북부지역에 1200석 규모보다는 800석 수준의 중규모 공연장 및 다목적 공연장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05, 통상적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수치인 1을 넘긴 것.

이에 따라 인천시는 북부권 문화예술회관은 중공연장 규모로 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에 따른 일반공연장으로 분류된 구·군 문화예술회관으로 건립 및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시는 문화예술회관이 필요한 계양, 검단, 영종 등 3개 지역에 한해 최대 50%의 재정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별 문화예술회관 건립으로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특히 치열한 유치전을 벌인 서구(검단)와 계양구 어느 한쪽을 정하지 않고 각각 문화예술회관 건립 결정 이유에 대해 두 지역의 특성이 이유라고 강조했다. 계양과 검단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항철도와 아라뱃길 등으로 지역이 단절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검단과 계양에 각각 문화예술회관을 운영, 지역다움을 살린 특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운영해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는 시민들의 문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문화향유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번 문화예술회관 추진방안은 공정한 문화접근 기회를 보장하여 지역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문화예술회관 유치를 염원했던 계양구와 서구 주민들의 기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이번 방안(각각 건립)에 대해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지역별 건립? 눈 가리고 아웅서구·계양 즉각 반발

서구와 계양구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바란 인천시의 바람과 달리 인천시의 지역별 건립 구상에 서구와 계양구 지역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애초에 1천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문화예술회관을 짓겠다는 계획과 다르게 용역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앞으로 인천시와 소통하면서 검단에 맞는 문화예술공간을 건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환 인천 계양구청장도 계양에는 지금도 870석 규모의 공연장이 있다계양아라온에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 국제적인 관광명소를 만들려고 했던 것인지 동네 공연장을 지어달라고 했던 것이 아니다. 용역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인천시의 결정에 지역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서구병 국회의원은 지난 1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역 구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의 지역별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규탄했다.

모 의원은 인천시의 용역 결과를 보면 서구 검단이 50점 만점에 37점을 획득해 최적의 후보지라는 점이 드러났다. 특히 검단은 1천석 이상 공연장 B/C값이 0.91로 대규모 공연장 건립 타당성까지 확보했다면서 그러나 인천시의 발표는 정반대다. 서구, 영종, 계양에 중규모 공연장을 나눠 짓겠다는 것은 용역 결과와도 맞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모 의원은 이어 더구나 건립비용 절반과 운영비를 자치구의 재정을 투입하라고 한다이 모든 것을 결정한 유정복 시장은 인천의 중차대한 사업을 표 계산만 하는 정치적 행정, 선심 쓰기용 행정으로 변질시켰다고 비판했다.

지역 예술계도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 민예총의 한 관계자는 인천시가 북부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보완하고자 사업을 추진했는데, 결국 그 결정을 기초지자체에 떠넘김 셈이라며 이는 인천시가 문화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지역 현안 떠넘기는 인천시, “유정복 시장이 답해야

지역사회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감한 지역 현안을 기초지자체에 떠넘기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각 권역 소각장 조성과 관련해 인천시는 올해 초 돌연 쓰레기 발생지 처리원칙을 들어 소각장 확충을 시가 아닌 군·구 주도 사업으로 전환했다.

시 입장에서는 주민 반발과 군·구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사업이 계속 난항을 겪자, 기초단체가 해법을 찾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인천시가 민감한 현안 해결을 기초지자체에 떠넘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애초 인천시가 용역 서두에서 언급했듯 인천 남부지역에 비해 문화 공간이 부족한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이 용역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인천시 예산으로 지어지고 운영 중인 남동구 예술회관과 달리 건립비 절반만 인천시가 부담하고 나머지 재원을 각 군·구가 알아서 하는 이번 용역 결과 발표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게 지역 예술계의 지적이다.

이번 문화예술회관 건립 논란에 유정복 시장은 자신의 SNS에 관련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 시장이 직접 지역간 갈등 사태까지 초래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 문제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각 자치구의 재정으로는 문화예술회관 건축과 운영을 담당하기란 사실상 힘들고, 더구나 서구는 검단구 분구 여파로 신청사 마련 등 가뜩이나 예산이 빠듯한 상황이라며 북부 문화예술회관 건립 취지를 두고 유정복 시장이 직접 입장을 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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