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하순 ‘대한(大寒)’ 절기를 전후해 한반도에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북극 한파’가 찾아와 전국적으로 매우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월 20일 대한(大寒)을 기점으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지난 20일 아침 서울 -11.8도 등 전국적인 강추위가 시작됐으며, 이 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일주일 이상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1월 21일(수) 아침에는 수도권 지역 기온이 -13도~-14도까지 떨어지고, 체감온도는 -20도 안팎까지 내려가며, 낮에도 영하권에 머무는 등 살인적인 추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이며, 경기·강원·충북 등 일부 내륙 지역에는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급격한 기온 하강으로 고령층의 한랭 질환(저체온증, 동상 등) 위험이 커져 질병관리청이 주의를 당부했으며, 안전관리 부서에서도 수도 계량기 동파 등 시설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전문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추위는 주말 이후에도 쉽게 풀리지 않고 영하권의 날씨가 다음 주 초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 이런 동해 피해는 과수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과수 동해(凍害, Freezing Injury)는 한 해 농사의 성패뿐만 아니라 나무의 생존 자체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동해는 나무 조직 내 수분이 얼어 세포막이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꽃눈(Flower Bud)은 가장 취약한 부위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단면을 잘라보면 중심부가 검게 변색돼 있으며, 봄에 개화하지 못하고 그대로 말라 죽는다. 그리고 줄기나 가지의 껍질 안쪽(형성층)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한다. 심할 경우 수피(나무껍질)가 세로로 터지는 탈피 현상이 나타난다. 뿌리도 토양 동결이 깊게 진행되면 지표면 근처의 세근이 고사해 봄철 발육이 현저히 떨어진다.
예방대책으로는 나무 밑동 보온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지면과 가까운 나무의 밑동(주간부)은 온도가 가장 낮게 형성되므로 집중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흰색 수성 페인트와 살균제를 섞어 밑동에 발라준다. 보온재 피복으로 볏짚, 신문지, 다겹 보온재, 발포 폴리에틸렌(은박 매트) 등으로 밑동을 80~100cm 높이까지 감싸준다. 이는 낮 동안 태양열에 의한 온도 상승을 막아 밤낮의 온도 차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지난 12월 11일 과수류 중 동해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복숭아에 대한 동해 방지 요령 실천을 당부한 바 있다.
◯ 과일나무 동해를 예방할 수 있는 과수 전용 흰색 수성페인트가 개발되었다.
여러 가지 과수 동해 방지 요령 중 과수농가들이 비교적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나무줄기에 흰색 수성페인트를 바르는 방법은 수십 년 전부터 쓰여 온 방식으로, 사과·복숭아 등 대부분의 과일나무에 적용돼 왔다. 보통 1년에 1~2번 정도 겨울철에 붓이나 스프레이 기계 등으로 도포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페인트 생산 전문 기업 KCC와 지난해 공동 연구를 통해 과일나무 동해를 예방할 수 있는 과수 전용 흰색 수성페인트를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나무줄기에 흰색 수성페인트를 발라두면 낮에는 햇빛 반사로 나무껍질 온도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고, 밤에는 기온 하강으로 인한 껍질 균열(터짐)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과수 전용 페인트 제품이 없어 일반 건축용·외벽용 페인트를 대체 활용해 왔다. 이번에 개발된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햇빛을 반사·차단해 표면 온도 상승을 막는 차열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나무 균열 발생을 막는 능력과 방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개발된 전용 페인트의 차열 기능을 보면 태양광 반사율은 92.1%, 근적외선 반사율은 91.8%로, 일반 페인트 제품의 태양광 반사율 86.7%, 근적외선 반사율 84.5%보다 각각 5.4%포인트, 7.3%포인트 더 높았다. 연구진은 실험 재배지에서 아무 처리하지 않은 나무와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를 칠한 나무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무 처리하지 않은 나무는 낮 동안 대기 온도(0도) 대비 최대 13.1도(℃)까지 온도가 상승했다. 반면 전용 페인트를 바른 나무는 2.6도(℃)에서 최대 3.5도(℃)까지만 상승해 온도 변화 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나무 조직의 온도 스트레스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한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막이 잘 늘어나는 능력인 신장률도 높았다. 나무껍질은 팽창·수축을 반복하는데, 신장률이 낮은 페인트는 쉽게 갈라진다. 일반 페인트의 신장률은 5% 미만이지만,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120% 수준으로 24배 더 높아 나무의 팽창·수축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페인트 막이 온도 변화나 나무 성장에 따른 움직임으로 늘어날 때 신장률이 높으면 막이 따라가 균열(크랙)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방수성도 일반 페인트는 3분 내 수분이 침투했지만,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40분 이상 수분을 차단했다. 방수성이 높으면 수분 유입을 차단해 세포막 파손을 방지함으로써 언 피해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
과일나무 언 피해 예방을 위해 페인트를 칠할 때는 사과·복숭아 등 나무 종류를 불문하고 큰 줄기를 기준으로 지면부터 70cm 높이까지 붓이나 롤러로 바르거나 분무기를 이용해 꼼꼼히 뿌려주면 된다. 농촌진흥청과 KCC는 과수 전용 흰색 수성페인트 제조 기술을 공동 특허 출원하고 이달 신제품을 출시한다. 올해는 신기술보급사업도 10ha 정도 추진해 겨울철 언 피해 예방뿐 아니라 여름철 햇빛으로 인해 나무가 과열돼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저감 효과도 실증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과수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기후변화로 인한 과수 재배 위험을 줄이는 실용적 기술이라며, 사과·복숭아 등 주요 과수 재배지에서 중요한 동해 예방 기술로 정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수 동해 방지 전용 수성페인트로 이상기후에 반복되는 겨울철 동해를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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