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건립 용역비 확보’ 국립강화고려박물관 조성사업 본격화

​​​​​​​정부안 제외 ‘충격’에도 지역사회 노력으로 국비 5억 국회 본회의 통과 인천 여야 국회의원 노력 성과 빛나, 지역 현안 해결 ‘협치’ 가능성 박용철 강화군수,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강화 미래가 새롭게 열릴 것”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추진방안 토론회 모습. (사진=박용철 강화군수 페이스북)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추진방안 토론회 모습. (사진=박용철 강화군수 페이스북)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내년 정부예산에 건립 용역비가 반영되면서 인천과 강화군의 주요 숙원사업 중 하나인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통상 4~5년이 걸리는 지방 박물관 사업 시작 단계를 불과 1년여 만에 돌파하면서 강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국립박물관 건립에 힘을 받게 됐다. 애초 정부안에 빠져있던 것을 국회에서 통과되게 한 원동력은, 강화군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인천시와 강화군의 부단한 행정적 노력이 성과를 본 것으로 꼽힌다. 특히 여야 강 대 강 대치 속 인천 여야 국회의원들의 협력 속에 예산 확보라는 바늘을 통과한 사례로 꼽히면서 향후 인천 현안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립강화박물관 건립을 둘러싼 여러 현안과 앞으로의 과제, 박물관 건립에 대한 강화군민들의 소망을 들어본다.

# 건립 용역비 확보, 국립강화박물관 개관 청신호

이달 초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립강화박물관 건립 용역비 5억 원이 확정됐다. 이에 내년부터 국립강화박물관 개관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강화 지역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고려가 몽골의 침략을 피해 지난 1232년부터 약 39년간 수도로 삼았던 곳이다. 특히 강화 지역에는 고려왕릉 4(홍릉·석릉·곤릉·가릉)가 남아있으며,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던 시기에 선원사지에서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판각되고 금속활자와 상감청자 등 고려를 대표하는 문화가 발전하는 등 고려시대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빛나는 위상과는 달리 현재 강화에는 고려시대를 조명하고 연구하는 공간이 없다. 더욱이 고려시대 유산은 전국 곳곳에 흩어져있어 이를 집대성하고 강화에 남겨진 고려시대 유산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하고 연구하는 국립박물관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번 국립강화박물관 건립 용역비 확보는 인천시와 강화군, 지역 정치인은 물론 강화군민까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이끌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통상 지역 국립박물관이 건립을 위해 기본계획 용역 단계까지 절차를 밟는데 4~5년이 걸린다. 그러나 국립강화박물관은 공론화된 지 단 1년 만에 용역비 국비 확보라는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행정 정치적인 노력이 컸음을 뜻한다.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를 통해 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조목조목 정리한 것도 추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건립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강화군민들의 열정도 빠른 절차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여야 없는 인천 정치권의 협치가 국회 문턱에서 건립 용역비 확보에 큰 힘을 발휘했다. 현재 여야는 내란 전담재판부 신설 등의 현안에 이견을 보이며 강 대 강 대치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지만,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소중한 사례를 남긴 것.

실제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장인 김교흥 국회의원(더민주·인천 서구갑)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인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은 두 차례에 걸친 국회 토론회를 열어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국회와 정부에 적극 피력했다.

이어 최초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던 박물관 건립 예산을 예결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각 상임위를 통과, 최종적으로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쳤다.

김교흥 의원은 국립강화박물관을 건립하려면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라며 밤늦게까지 관련 예산 반영을 주장하며 조율한 과정을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내에 고려시대만 집중 조명한 국립박물관이 아직 없어 이를 강화도에 건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모인 결과라며 국립강화고려박물관이 제대로 건립될 때까지 관심을 두고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배준영 의원도 그동안 지역구인 강화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붕 없는 박물관(강화)에 지붕을 씌워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는 과정이라고 평가하며 박물관뿐 아니라 균형발전이 필요한 강화 지역 예산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국립강화박물관, 국내 핵심 고려 역사·연구 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건립 용역비 확보라는 첫 단추를 끼운 국립강화고려박물관이 국내 핵심적인 고려 역사 연구 및 전시 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수라는 견해다.

과거 강화고려역사재단과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등 기관이 있었지만, 지역에 자리 잡지 못하고 통폐합되거나 서울로 위치를 옮긴 사례처럼 지역사회에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강도시기 고려와 동아시아 세계인천역사 학술회의에서 발표자로 나선 홍영의 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 교수는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서울 이전은 그동안 강화군이 고려왕조에 대한 인프라와 관심이 높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하며 강화고려박물관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강화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40여 년간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 지역에 대한 다양한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고려 시기는 주로 대몽항쟁 전쟁사로만 인식되는데, 전쟁사만 다루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익주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는 같은 토론회에서 강화는 고려가 존속한 474년 중 40여 년을 수도로 기능한 중요한 지역이라며 그동안 고려사에서 강화에 관한 연구는 몽골에 맞서 싸운 전투를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국립강화박물관 건립을 계기로 고려 수도 강화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 “강화 대표 문화시설로 자리 잡길강화군민들의 바람은

강화 지역에서는 올해 지역 곳곳의 자생 단체를 중심으로 국립강화박물관 유치 기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 유치를 통해 강화를 전국에 알리고,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경제에 활기가 돌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화읍에 거주하는 조모 씨(64)계양~강화 고속도로, 영종~강화 대교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강화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국립강화박물관이 하루빨리 건립돼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하점면에 거주하는 심모씨(70)국립박물관이 강화에 생긴다면 고려 문화의 깊이를 국민이 더욱 가까이에서 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강화를 널리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국립박물관이 하루빨리 건립되길 바란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이와 관련,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는 박물관 건립 용역비 확보 이후 자신의 SNS국립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용역비가 최종 확정돼 강화의 오랜 숙원사업이 마침내 공식적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라며 강화군민과 함께 만든 역사적 전환점으로 강화의 미래가 새롭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 지난 1년간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문체부 방문과 군민 서명운동 등 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알렸음에도 정부안 단계에서 예산이 반영되지 못했다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노력과 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 끝에 마침내 국회에서 예산을 확보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강화의 문화유산 가치 평가, 박물관 규모 설정, 공간 구성, 전시운영 방안 등이 본격적으로 마련될 것이라며 향후 국립강화고려박물관은 고려의 유물·유적을 연구·전수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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