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우여곡절 끝에 내년 1월1일부터 인천 서구에 운영 중인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된다. 공공 소각장 신설 불발과 민간 소각장의 불가피한 이용을 이유로 서울시와 경기도 등이 직매립 금지 유예를 요구해 왔지만, 인천시의 원칙적 대응 속에 결국 애초 결정처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될 전망이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금지와 향후 이뤄질 공공 소각장 신설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4자 협의 원칙 지켰다, 내년 1월1일부터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
인천시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경기도, 서울시 등 4개 기관은 지난 2일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 이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지난 2015년 4자 간 합의한 대로 수도권의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를 시행하되, 제도 시행 초기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의 혼란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이뤄졌다.
협약에 따라 기후부와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는 ▲직매립 금지 예외 적용 기준의 연내 법제화 ▲제도 시행 준비 강화 ▲공공 소각시설 확충 및 국고 지원 확대 ▲예외적 직매립량의 단계적 감축 ▲2015년 4자 협의체 합의사항 이행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두고 지역에서는 유정복 시장이 일관적으로 추진한 직매립 금지 원칙이 성과를 거뒀단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수도권매립지 영향이 적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은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제도 유예를 요청하는 등 협약 직전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1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4자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지난 10여 년간 단계별 이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직매립 금지 원칙을 흔들었다.
인천시를 비롯해 서울·경기 모두 자체 공공 소각장 건립 시도를 이어오고 있지만, 주민 수용성 문제로 단 한 곳도 착공하지 못한 점도 직매립 금지 제도 시행의 걸림돌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유정복 시장은 곳곳에서 터져 나온 직매립 금지 유예 압박을 일관되게 거부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무총리와 기후 부장관을 잇달아 면담하며 인천시의 확고한 직매립 제도 시행 의지를 전달했다.
이번 협약은 직매립 금지 약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는 원칙의 문서화라는 점에도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의 수도권 폐기물 정책의 로드맵을 규정하는 기준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협약을 보면 2026년 1월1일부터는 생활폐기물 직매립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는 폐기물은 모두 소각해 묻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 예외적인 직매립 기준은 올해 안에 법제화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가장 필수적인 시설인 공공 소각장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국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예외적인 직매립 역시 오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예외적 직매립 기준과 시설 확충, 국비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제도 시행의 현실적인 뒷받침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유정복 시장, “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원칙을 천명한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인천지역 자체적인 생활폐기물 감량과 재활용 확대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 왔다. 우선 인천 자원순환 가게를 운영하고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 제한 및 다회용기 사용 확산, 음식쓰레기 감·종량기 보급 확대 등을 추진했다.
또 일부 진통 속에도 공공 소각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존 소각시설 리모델링에도 힘을 기울였다. 현재 운영 중인 송도 자원순환센터의 현대화 사업의 경우 오는 2026년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 2027년 착공과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구 자원순환센터 신설 사업의 경우 서구청에서 후보지 검토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인천 10개 군·구와 공공 소각시설 추가 확충을 위한 자원순환 정책 지원협의회 운영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 제도 시행 초기 혼선과 비상 상황 대기를 위한 생활폐기물 처리 상황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업무협약 이후 유정복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수도권매립지의 생활폐기물 반입이 전면 금지된다. 이는 인천시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주장해 온 원칙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0년 넘게 매립지의 환경·경제적 부담을 감내해 온 것은 인천시민”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논의의 재개가 아니라 약속의 실천”이라며 직매립 금지 정책 재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천시는 직매립 금지 실행과 소각시설 확충, 대체 매립지 확보 등 남은 과제들을 끝까지 주도적으로 매듭짓겠다. 수도권매립지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라 인천의 보물단지로 바뀔 수 있도록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소각장 확충, 처리비용 증가 등 우려도 여전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실현되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소각장이다. 인천 등 3개 광역지자체는 직매립 금지 조치에 대비해 공공 소각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건립 예정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미 운영 중인 민간 소각장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마포구 등에 공공 소각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인천 역시 서구 자원순환센터 입지가 검단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검단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실제 건립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하다. 결국 대다수 생활폐기물이 민간 소각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어 새로운 문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민간 소각장 처리비용이 높고 운영 안정성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시설과 달리 가격 조정이 쉽지 않아 내년부터 운영비가 대폭 상승할 경우, 이는 종량제 쓰레기봉툿값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인천지역 역시 지난 2021년 이후 지역 곳곳에 소각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단 한 곳도 원활하게 추진되는 곳이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소각장 조성 추진도 어렵다. 결국 내년 6월 이후에나 본격적인 소각장 조성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