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정부, 인천 공공기관 5곳 이전 검토…산업·공항 논란 속 지방선거 쟁점화

​​​​​​​환경·항공·연구기관 포함…지역 산업 연계성 훼손 우려 인천시 TF 구성해 대응…“획일적 이전은 역차별” 반발 공항 통폐합 논란까지 확산…여야 선거 쟁점으로 부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일 시청 장미홀에서 열린 인천광역시 긴급간부회의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정부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일 시청 장미홀에서 열린 인천광역시 긴급간부회의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정부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폐합 논란이 지역사회에서 채 가시기도 전에 인천지역 공공기관 지방 이전 움직임이 불거지면서 지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예고하면서 이전 대상으로 인천지역 공공기관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자체 TF팀을 구성해 정책 대응을 예고했다. 공공기관이 지역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공공기관 이전을 저지하겠다는 게 인천시의 입장이다. 인천 내 공공기관 이전 논란은 코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인천공항 통폐합 등을 인천 죽이기로 규정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관련 움직임과 지역사회의 반응,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짚어본다.

# 인천 내 9개 공공기관 이전 압박, “인천 죽이기반발 확산

인천지역에는 정부 지정 공공기관 총 9곳이 위치하고 있다. 올해 새로이 포함된 국립인천해양박물관까지 포함한 숫자다.

문제는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예고하면서 인천에 있는 공공기관 상당수가 이전 대상으로 거론된다는 점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한국환경공단(서구 오류동), 항공안전기술원(서구 청라동), 극지연구소(연수구 송도동), 건설기술교육원(남동구 만수동), 학교법인 한국폴리텍대(부평구 구산동) 5곳이다.

이들 5곳을 제외한 공공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등 4곳뿐이다.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기관 4곳을 제외한 모든 공공기관이 지방 이전 대상에 포함된 셈이다.

문제는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인천지역 산업분야와 연관성이 크다는 점이다.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자리한 한국환경공단은 매립지와 연계한 환경 관리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관련한 연구 및 업체들이 서구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이전한다면 서구지역 환경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항공안전기술원 역시 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로봇 분야 연구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극지연구소는 국제 협력을 중요시해 인천공항과 가깝고 외국인 비율이 높은 송도에 자리하고 있으며 모두 913억 원의 국비를 들여 관련 연구시설을 이미 갖춘 상태다.

건설기술교육원과 한국폴리텍대학 역시 지역 산업 인재 양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지역 산업 여건을 무시한 채 수도권에서 무조건 지방으로 가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공공기관을 강제적으로 이전하는 것은 명백한 인천 역차별이라고 반발한다.

항공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과 환경 등 지역 전략사업과 직결된 공공기관의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현 위치가 효율적인데 지역 살리기, 수도권 죽이기라는 정치적 논리가 들어서면 산업 생태계는 파괴된다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이전 압박이 이어지자, 인천시는 최근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저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인천시는 인천의 전략 산업과 직결된 핵심 공공기관이 획일적인 기준에 밀려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지 않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인천공항공사 통폐합 논란여전, 여야 쟁점화

인천지역 공공기관 이전의 시작은 정부의 공항 운영사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단 등 공항 관련 공공기관을 통폐합 하겠다는 논의가 정부 내에서 이어지자, 인천 지역사회가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인천공항 통폐합 논의를 검토하는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인천공항 통폐합 추진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인천공항 통폐합 검토를 사실상 인정하는 언급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배준영 국회의원(국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지난해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공항 통합 논의 여부를 질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구 부총리는 잘 살펴보고 있는 과정에 있다라고 답해 사실상 공항 통합 논의를 인정했다. 배 의원의 통합 철회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찬반이 있다는 것을 안다라며 여러 소리에 귀 기울여 잘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배 의원은 국토부 세출예산 교통시설특별회계 공항 계정으로 새만금공항, 대구경북신공항, 울릉도공항,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에 인천공항공사 자금 3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지적하며 인천공항 운영사 통폐합으로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약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야당 후보들 역시 인천공항 통폐합 등 인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두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공항 통합안은 기준 없는 졸속 구조 개편이라고 지적하며 흑자 경영으로 글로벌 허브공항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온 인천공항이 만성 적자의 지방공항 운영권과 10조 원 규모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합리적 정책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공세를 폈다.

안광호 조국혁신당 영종구청장 예비후보도 공항의 통폐합은 한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공항 운영사를 단순히 통합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측은 인천공항 통폐합이나 인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아직은 수세에 그치는 모양새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로 결정된 박찬대 국회의원(인천 연수갑)국토교통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직접 확인했다. 정부 내 인천공항 통합 논의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또 인천공항공사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공항공사 통합이 강행된다면 시민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종국제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인천공항공사 통합 논의 즉각 중단을 지역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인천 공공기관 이전 여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라며 여야 인천시장 후보 간의 치열한 공방 속에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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