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6월3일 지방선거에서 치러지는 인천시교육감 선거가 진보·보수진영 각각 단일화에 난항을 겪으며 후보자 난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최근 출마 선언을 했던 후보 3명이 1명으로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이 과정에 현 도성훈 교육감이 참여하지 않아 후보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수진영 역시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어졌음에도 여러 후보자가 참여하지 않아 현재까지 후보 단일화 논의가 공회전하고 있다. 90일도 채 남지 않은 인천시교육감 선거 전망을 짚어본다.
#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도 교육감 ‘불참’으로 난항
6월3일 치러지는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힌 진보진영 후보자들이 첫 단일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현 도성훈 교육감의 불참으로 최종 단일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고보선 우리교육정책원구원장, 심준희 인천청소년기본소득포럼 대표, 임병구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등 3명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임 대표를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
이들은 정책 협약 및 단일화 선언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정책 협약은 인천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과정을 정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단체가 과거처럼 진보진영 단일화 논의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으나, 그러지 않아 일단 출마 선언 후보자끼리 힘을 합쳤다”라고 설명하며 “인천교육이 더 이상 뒤로 후퇴해서는 안 된다는 열망으로 이 자리를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진보진영에서 차기 교육감 출마 선언에 나섰던 3명이 단일화를 이뤘지만, 실제 단일화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 도성훈 교육감이 진보진영 단일화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도 교육감은 앞선 2차례 선거에서 모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거쳐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질문 8’이라는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3선 도전 행보를 예고했다.
출판기념회에서 도 교육감은 “이 책은 인천교육을 다시 묻고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고민과 실천의 기록”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의 가능성을 끝없이 넓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강조했다.
출판기념회를 치른 것과 달리 도 교육감은 진보진영 후보자들이 주장하는 경선 참여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교육 관련 행사 참여나 관련한 입장을 자신의 SNS에 꾸준히 게시하며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을 적극 행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다른 진보진영 후보자들은 도 교육감이 경선 참여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것을 두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임병구 예비후보는 “현 교육감은 어떤 검증 절차에도 나서지 않은 채 독자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라며 “지난 2018년 촛불 교육감으로 시민사회단체 추천으로 당선됐음에도 정작 시민 앞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단일화 논의를 피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 예비후보는 이어 “교육은 더 이상 개인의 정치적 선택에 좌우될 수 없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이 중심이 되는 경선, 투명한 검증, 책임 있는 단일화 논의”라고 강조했다.
# 보수진영 후보도 단일화 협상 난항, 물밑 논의는 여전
인천시교육감 출마가 거론되는 보수진영 후보자들도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선거관리위원회 통계시스템에 등록된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중 보수진영으로 분류되는 후보자는 이대형(64) 전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 이현준(61) 전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교장, 연구원(61) 전 교사 등 3명이다. 여기에 서정호 전 인천시의원 등 4명이 후보로 거론된다.
보수진영은 지난달 보수 단일화 기구인 ‘공정교육바른인천연합’(공인연)이 결성돼 단일화 논의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대형 후보를 제외한 3명의 후보자가 공인연 활동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탈퇴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공인연은 이대형 후보를 보수 단일화 후보로 결정하고 임명장을 수여했지만, 3명의 후보가 각각 활동하고 있어 의미를 잃은 상황.
결국 공인연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수진영 후보자 4명이 단일화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론조사 등 단일화 방식을 두고 각 후보 간 이견을 보이면서 실제 단일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은 이미 4년 전 단일화 실패의 쓴맛을 보았다. 지난 2022년 치러진 인천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진영에서만 단일화가 이뤄진 채 3자 대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 도성훈 교육감이 41.46%의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보수성향 최계운 후보가 39.49%, 서정호 후보가 19.03%를 각각 기록했다. 만약 보수성향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채 양자 대결로 진행됐다면 지금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 교육계·시민 온도차 큰 교육감 선거, ‘무관심’ 벗어날까
이번 6월3일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가 5번째 치러지지만, 일반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교육감 선거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인천시교육감은 인천 전체 학교의 교원 인사, 교육예산, 교육과정 운영 등 학생들의 학습 환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교육계와 관련이 적은 일반 유권자로서는 후보자에 대해 무관심할 수밖에 없어 온도 차이가 크다.
특히 인천지역의 경우 현재까지 후보군이 좁혀지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교육 관련 정책 공약 홍보도 없어 유권자들의 관심이 더욱 낮은 경향을 보인다.
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도 교육감 취임 후 추진하는 읽걷쓰 운동이나 각종 교육 행정을 두고 교육계 안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특수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인천시교육청 직원들이 낮은 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도 교육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유모(43·여)씨는 “초등학생인 아들의 학교생활과 관련해 담임교사와 주로 소통을 하는 데 아직까진 큰 문제가 없었다”라며 “교육감 선거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실제 아들이 학교생활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지 체감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교육감 선거에 큰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서구 검단동에 거주하는 강모(45)씨는 “자녀가 없다 보니 교육 현장에 관심이 없다”라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후보자가 누구인지, 공약이 무엇인지 접할 기회도 없어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도 일반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진보나 보수 모두 단일화 추진으로 후보군이 좁혀진다 해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체장 선출에 관심이 쏠려 소외당하는 지금의 선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인천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광역단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한 팀을 이루는 러닝메이트 제도, 교육계 전문가 등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간접선거 등 그동안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실제 제도를 개선하는 정치인들의 무관심 속에 결국 5번째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라고 지적하며 “지금의 선거 방식은 정책이나 공약보다 인지도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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