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도 착색이 잘 되는 '이지플' 사과 품종에 거는 기대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지난해와 달리 금년 추석에 우려되던 추석사과의 파동은 큰 일없이 마무리되었다. 다행히 올 추석은 평년보다 20일 정도 늦은 추석으로 지난해와 같은 금사과 파동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2025년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6.5% 증가되며, 이에 따라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사과 가격 하락과 함께 전반적인 과일 작황이 좋아 물량도 풍부해져, 추석 물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사과 가격이 10%가량 하락했으며, 전통 시장에서도 가격 안정세를 보였다. 사과와 배 혼합 선물세트 가격이 약 5만 원 선으로 작년보다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로 인한 사과 재배에 커다란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한국의 사과 주산지가 경상도, 충청도에서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등 북쪽 지역으로 북상하고 있다. 사과 주 생산지가 북상하면서 강원도 내 사과 재배면적이 최근 10여 년간 약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사과 생산지인 경북지역의 사과 재배 농가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경기 포천, 파주, 연천과 강원도 양구, 정선, 홍천, 영월, 평창 등 강원도 지역이 새로운 사과 주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과거에는 사과 재배가 어려웠던 고도가 높은 지역이나 북쪽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과 생육에 적합한 서늘한 기후를 가진 경기북부 지역과 강원도 지역에서 품질이 우수한 사과가 생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는 연평균 기온 8~11(생육기 평균기온 15~18)의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자란다.

실제로 포천시가 수도권의 사과 주산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쪽에 위치한 포천지역이 점차 사과 재배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어 포천시에서는 사과를 주력농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연차적으로 영북·관인·창수·영중면 등 일대 27만여 평을 친환경 사과 재배단지로 조성 중이다. 강원도 내 사과 재배 면적도 10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여 2024년에는 1600ha를 넘었다. 과거 시래기로 유명했던 강원도 양구군이 사과 재배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는 이외에도 정선, 홍천, 영월, 평창 지역을 사과 주산지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은 여전히 국내 최대 사과 산지로, 사과 생산량과 농가 수, 재배면적에서 모두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사과 출하량을 보면, 경북 영주·청송·안동·봉화, 경남 거창 등 5개 지역의 출하량이 국내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더위에도 잘 자라는 이지플품종이 사과 새 주자로 뜬다

사과 품종의 변화도 눈에 띈다. 품종별로 보면 후지, 미얀마, 홍로, 쓰가루, 미시마 등 5개 품종이 지난해 출하량과 도매시장 거래량에서 각각 93%, 92%를 차지했다. 이 중 전통 품종인 후지의 점유율은 감소세지만, 후지의 개량 품종인 미얀마 거래는 늘고 있다. 노란색의 중생종 사과인 시나노골드 등 기존 5대 품종 안에 들지는 않지만 기후 변화와 농업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는 신품종 거래량도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홍로와 감홍 교배 품종 새로 개발하여 2023년부터 보급하고 있는 이지플 품종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상 고온으로 사과 껍질의 색이 늦게 들고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잦아지면서, 새로운 품종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한 중생종 이지플이 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로와 감홍을 교배해 2019년 개발한 이지플은 모양은 홍로를, 맛은 감홍을 닮았다. 당도는 16.7 브릭스로 추석 대표 사과 홍로보다 높고, 평균 무게는 330g으로 상품성이 뛰어나다. 수확 시기는 9월 상~중순으로, 추석 성수기 출하에 알맞다. 열매 맺힘이 좋고 열매 커짐도 우수하며, 탄저병에도 강해 재배 안정성이 높다. 특히, 고온에서도 껍질에 색이 잘 들어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0년부터 총 79개 묘목 생산업체와 통상실시 계약을 추진해 2023년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이지플은 지난해부터 시장에 출하되고 있다.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53ha에 이른다. 하지만 이지플은 과일이 너무 커지면 꼭지를 밀어내 떨어질 우려가 있고 저장성이 짧아지므로 적절한 크기로 생산해야 한다. , 잎이 크고 잎 수가 많으므로 바람이 잘 통하게 하고 햇볕이 잘 들게 하며 병해충 방제에도 유의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기후 변화의 흐름이 지속될 경우, 2050년경에는 경기북부와 강원 산간 지역에서만 사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에서는 이지플사과 품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품종으로 집중 보급하고 있다. 이런 사과 대변혁에 대한 준비로 고온에 착색이 잘되는 사과 품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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