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안성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 지인들이 SNS에 포도 데임 현상과 열과 현상을 호소해 왔다. 과일 비대기에 많은 비가 온 후 또다시 폭염으로 이어지는 이상 기후 현상에 따른 전형적인 피해다.
금년 우리나라 폭염 현상을 보면 6월 하순의 강한 고온을 이어받아 7월도 상순 동안은 2000년, 2022년과 비슷하게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특히 7월 상순 동안의 기온 추이는 평년의 8월 초와 비교해도 고온인 편차를 보이고 있다. 평균 기온도 28℃대로 같은 시기 대비 압도적인 기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영동 지역과 영남 지역이 심했으며, 수도권에서도 서울은 높은 편이었다. 게다가 열대야도 심했으며 강릉은 초열대야도 나타났고, 서울 기준 상순 동안에는 열대야가 매일 나타났다. 7월 중순이 되자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13일부터 14일까지 영남과 영동 지방에 강한 비가 내렸고, 이후 재활성화된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20일 오전까지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렸다. 16~19일의 강수가 매우 기록적이다. 지역은 다르지만, 17일과 18일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두 해 연속으로 똑같은 날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역대 최하위였던 7월 강수량이 불과 나흘 만에 평년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폭증했다.
기상청에 의하면 100~200년에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한 강수량이 지난해와 같은 날 두 해 연속으로 쏟아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작년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와서 대피하기도 어려웠다. 강수량과 영향 범위 등으로 따졌을 때 이미 다수 지역에서도 최대 강우량이 경신된 상황이라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집중호우 중 하나로 기록될 예정이다. 특히 극한 호우와 관련된 강우량도 기록적이기 때문에 비와 관련된 재해의 선례로 많이 언급될 여지도 많아졌다. 이런 폭우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벼, 논콩, 고추, 수박 등 전국 농작물 2만 8491㏊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4만 개에 달하는 규모다. 피해 작물로는 벼가 2만5065㏊로 가장 면적이 넓었다. 이외에 논콩 2050㏊, 고추 227㏊, 멜론 140㏊, 수박 133㏊, 딸기 110㏊ 등 주요 밭작물도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에서도 22일 경기 가평, 충남 서산·예산, 전남 담양, 경남 산청·합천 등 6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집중호우 이후 기온이 급격히 오르고 폭염이 시작되면 복숭아, 포도 등 일부 과수에서 열매 터짐 피해가 우려된다며, 과수 농가의 세심한 재배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열과는 불볕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급격한 환경 변화로 발생한다. 토양 수분이 급격히 증가하면 과실의 수분 흡수가 빨라지는데 과실 표면의 성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다. 복숭아와 포도는 껍질이 얇고 탄력이 약해 열과 발생 가능성이 높다. 품종, 토양, 나무 자람새에 따라 민감도는 다르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과수 수분 스트레스 줄이기 조치가 필요하다. 토양이 과습한 상태에서 폭염이 시작되면 토양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과수의 뿌리 활력이 떨어지고 수분 흡수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과수원 바닥에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과수가 수분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점적 관수 또는 미세살수장치를 이용해 조금씩 자주, 꾸준히 물을 공급해 토양 수분 변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낮에 물을 주면 쉽게 말라버리므로 증발량이 적은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때를 선택한다.
다음으로 칼슘 공급에 힘써야 한다. 칼슘은 과실의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껍질의 탄력성을 높여 열매 터짐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흡수율이 빠른 칼슘제를 선택하여 살포하되,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 터진 열매는 즉시 제거하여 2차 병 피해를 줄여야 한다. 터진 열매로 곰팡이, 세균 등이 침입해 탄저병, 잿빛곰팡이병과 같은 병해가 빠르게 퍼진다. 터진 열매와 가까이 있는 건강한 열매까지 감염시키므로 발견 즉시 따 과수원 밖에서 처리한다.
끝으로 이번 집중호우로 복숭아 열과 피해에 더해 꼭지가 물러져 떨어지는 낙과 피해도 우려돼 조생종 수확을 앞당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다시 폭염이 찾아오고 있다. 어렵더라도 이상 기후에 과일 열매 터짐과 일소 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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