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긴 장마와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요즈음 강원도 양구에서 고추농사를 하는 친구가 붉은 고추 수확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알려 왔다. 삼성에서 오랜 근무를 하고 퇴직 후 고향에서 고추며 옥수수, 감자, 무청 시래기 농사를 짓는 친구다. 농사일을 하며 농작업 활동을 수시로 우리들 친구 카톡방에 올려 준다. 친환경 농법으로 성실하게 농사지으며 생산된 농산물을 친구들에게 판매도 하는 친구다. 생산한 농산물의 질은 물로 양도 넉넉하게 주는 친구라 나도 가끔 이용한다. 이 친구의 꿈은 고추 한 포기에 한 근을 생산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꿈이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응원한다.
지난주에는 휴넷 교육회사 직원이 모 종묘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고추탄저병에 대한 강의를 요청해 왔다. 교육자료 준비를 하며 현역시절 열심히 고추농사 지도를 한 추억이 되살아난다. 고추탄저병과 역병 방제를 독려하며 병든 고춧대를 뽑던 일, 그리고 고추주산단지에 고추시범포를 여럿 운영하며 고추 품종별 비교를 통하여 지역에 알맞은 품종을 선발하던 일, 안정생산의 기본이 되는 고추 생육 조사에 대한 추억 어린 경험까지...
그러고 보니 이제 장마도 끝나가고 고추 수확이 한창이 이 시기에 고추탄저병 방제가 올 고추생산에 절대적인 시기라 생각해 이런 모든 추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추 탄저병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탄저병은 곰팡이 균에 의해 발생되며, 고추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주는 병이다. 금년은 매우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고추 재배에서 탄저병 피해가 우려된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탄저병은 연평균 20∼30% 수확량 감소에 연간 1000억원 이상 손실을 주는 매우 중요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탄저병에 걸린 고추는 열매에 어두운 초록색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점이 생기며, 병원균 포자들이 겹무늬 모양의 덩어리를 생성된다. 병 증상이 심해지면, 열매 반점이 검게 썩어 들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탄저병균은 발생환경만 조성되면 포자를 쉽게 대량으로 형성하기 때문에 감염이 쉽고, 포장에서 월동하여 다음 해의 전염원이 된다.
따라서 고추탄저병 방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종명에 칼(칼라병), 탄(탄저병) 등 이름이 들어간 저항성 품종을 선택 재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은 탄저병균에 저항성이 있는 고추를 도입해 전통 육종 방법으로 교배함으로써 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만든 품종이다. 고추 육종 민간기업과 농촌진흥청은 공동연구를 통해 2012년 세계최초로 고추 탄저병 저항성 품종을 개발했다. 이후 민간종자회사의 개발이 이어지며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60여 품종의 탄저병 저항성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이들 품종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돼 현재 전국 고추 재배 면적의 약 30% 이상 재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는 장마 전후 예방 차원의 방제가 중요하다. 고추탄저병의 병균인 곰팡이 번식체인 포자가 비바람에 의해 튀어 다른 열매에 2차 감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병든 열매는 발견 즉시 제거해 태운다. 그리고 예방적 약제 살포가 매우 중요하므로 병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비가 오기 전후, 열매 표면에 약액이 골고루 묻도록 등록 약제를 뿌려준다. 친환경 방제 약제로 난황유 사용을 적극 추천한다.
이제 수확이 시작된 금년 고추농사도 장마전후 탄저병 방제를 잘하여 피해가 없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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