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이건구 기자] 봄은 눈으로 오는 게 아니라 입으로 온다. 24일 양평 용문산 관광단지. 축제장은 이미 ‘봄’을 따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제16회 용문산 산나물축제’ 현수막이 걸렸고, 그 아래로 줄지어 들어서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차량 통제 요원과 안내 인력이 분주히 움직이며 인파를 정리한다.
저잣거리 안으로 들어서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막 캐낸 듯한 두릅과 취나물, 참나물이 수북이 쌓여 있다. 붉은 대야 위에 올려진 산나물은 봄의 색을 그대로 담고 있다. 상인들은 손님을 부르고, 방문객들은 나물을 고르며 가격을 묻는다. 손에 들린 봉투는 금세 초록빛으로 채워진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축제의 또 다른 얼굴이 펼쳐진다. 한복을 입은 행렬이 길을 가른다. ‘임금님 진상행렬’이다. 예부터 임금께 올렸다는 산나물을 들고 걷는 장면은 축제를 단순한 장터가 아닌 ‘이야기’로 바꿔 놓는다.
무대에서는 전통 복식 공연이 이어지고, 관람객들은 사진을 찍으며 발걸음을 멈춘다.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세대가 섞인 풍경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건 결국 사람이다. 걷고, 고르고, 먹고, 웃는다.
용문산 산나물축제는 그렇게 ‘봄을 소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봄을 함께 나누는 장면’으로 완성되고 있었다. /글·사진=이건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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