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종대 기자] 안성시 원곡면의 한 아파트에서 10년차 하자보수 및 보수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주민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가 낙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입찰 이전 해당 업체와의 사전 협약이 체결된 사실도 드러나면서 절차 위반과 유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1일 입주민 등에 따르면,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의 A아파트는 10년차 하자보수와 도장·방수공사를 위해 지난 11월24일 입찰 공고를 내고, 12월4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에는 10개 업체가 참석했으며, 이후 8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화성시에 소재한 G업체가 16억2700만원(부가세 별도)을 제시해 지난 12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논란의 핵심은 입찰 공고 이전인 지난 11월17일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가 G업체와 하자조사 및 하자보증금 청구 업무를 대행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입주민 측이 제시한 협약서에는 G업체가 하자보증금 청구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자사 특수공법을 입찰 조건에 반영하도록 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들은 이 같은 협약이 입찰 과정에서 무상 용역 제공을 약속한 대가성 행위에 해당해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 지침에서 정한 입찰 참가자격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에는 입찰과 관련해 금품이나 물품, 용역 제공을 약속한 경우 입찰 참가를 제한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한 해당 공사는 공사비가 15억원을 넘는 대규모 보수공사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규약과 관련 지침에 명시된 입주민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낙찰이 이뤄졌다는 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입주민들은 공사 세부 내역 공개와 주민 동의를 거쳐야 할 절차가 생략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은 지난 5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안성시에 행정지도를 요청했으며, 관리소장이 1차 행정지도 이후에도 입찰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은 관리소장이 공정 경쟁 원칙 훼손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회피하거나 묵인해 입주민들에게 잠재적인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입주민 B씨는 “G업체가 용역비를 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운 뒤, 특정 기술사용을 요구하는 조항이 입찰 조건에 포함됐다”며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입찰 구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안성시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발과 함께 주택관리사 자격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G업체 측은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았다”며 별도의 해명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은 “안성시에 민원이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민감한 부분이 있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성시는 입주민 민원을 토대로 입찰 절차의 적정성과 관련 법령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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