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복되는 주차 단속 논란, 동두천 행정은 무엇을 놓쳤나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반복되는 주차 단속 논란, 동두천 행정은 무엇을 놓쳤나. (CG=중앙신문)

주차 단속 문제는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주차 단속 문제가 반복적으로 언론에 오르고, 집단 반발과 감사 논란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부터 이는 단속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 시스템의 문제다. 동두천 지행역 3번 출구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인 주차단속 논란이 바로 그렇다. 이번 사안이 [특별취재]로 다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70m 구간에 무인 CCTV 단속기 3대가 집중 설치된 현실, 도시계획 단계에서 이미 예견됐던 주차 구조의 한계, 형식적 행정예고와 주민 의견 배제, 그리고 상권 붕괴와 주민 불편으로 이어진 결과까지. 이는 단편적인 민원이 아니라 구조적 행정 실패의 징후로 읽힌다.

이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이유를 행정은 직시해야 한다. 단속이 과해서가 아니라, 주차 공간은 마련하지 않은 채 단속으로 문제를 덮으려 했기 때문이다. 체비지 개발 과정에서 주차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과 상인에게 전가됐다. 주차난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과태료로 봉합하려 한 방식은 갈등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더욱 아쉬운 대목은 대안이 전혀 없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기초자치단체들은 시민 불편이 집중되는 음식점 거리나 상권 밀집 지역에 대해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 한해 주차 단속 예외를 두거나, 탄력적 단속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단속이 목적이 아니라 지역의 흐름을 살피는 것이 행정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정책들이다.

그렇다면 동두천은 왜 이런 선택을 하지 못했는가 안하는가.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 방법은 없는지 주민들에게 묻고 또 질문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행정의 기초는 규정을 집행하는 데 있지 않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불편을 조정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이 기본을 잊는 순간, 행정은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당사자가 된다.

어느 자치단체장의 말이 떠오른다. “기업 유치를 위해서라면 물길도 바꿔야 한다.” 이 말의 핵심은 규정을 넘어 구조를 바꾸는 결단이 행정의 역할이라는 데 있다. 결국 그 선택은 지역 주민을 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지금 동두천의 주차 행정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주차 단속 논란이 지역 밖으로까지 알려지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런 갈등이 반복적으로 외부로 확산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애초에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이 행정 시스템의 완성도다. 주민과 상인이 예측 가능한 규칙 속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면, 오늘의 논란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상인들과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속 완화가 아니다. 공영주차장 확충, 상권 특성을 반영한 탄력적 단속, 도로 구조개선 등 정상적인 생활과 영업이 가능한 환경이다. 다시 말해 봐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제대로 설계해 달라는 요구다. 동두천시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주민에게 묻고, 다시 묻고, 그 답을 정책으로 만드는 행정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단속으로 문제를 덮는 행정을 반복할 것인지다. 시급히 주민과 상생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 논란은 또 다른 이름으로 다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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