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이 대통령실의 불법적인 인사 개입과 표적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장은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공항공사에 대해 대통령실이 인사권에 개입하고 있다”며 “이는 공기업 운영을 위축시키고 공항 운영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먼저 인천공항을 둘러싼 감사 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책갈피 외화 밀반출 검색 논란’ 이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인천공항 주차대행 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감사를 지시했고,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를 언론에 브리핑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공사가 특정 감사를 받게 됐으며, 추가적인 감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특히 정기 인사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기업 인사권은 법률에 따라 사장에게 부여돼 있음에도, 대통령실이 국토부를 통해 ‘신임 기관장 취임 이후로 인사를 미루라’는 요구를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3급 이하 인사만 시행하거나 관리자 공석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라는 등의 지침도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정기 인사를 진행하자, 대통령실이 불편함을 표시했다는 취지의 반응이 전해졌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기 인사가 지연되면 조직 운영에 공백이 생기고 직원 사기가 저하돼 공항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기 인사 외에도 인사 전반에 대한 방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말 퇴임 예정이던 부사장의 해외 법인장 부임이 지연되면서 해외 사업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고, 상임이사 교체와 SPC(특수목적법인) 상임이사 선임 역시 ‘신임 사장 취임 이후로 미루라’는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대통령실의 ‘사장 교체 이후 인사 시행’ 요구가 사실상 퇴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기 만료 이후 후임 사장 선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올해 인사 전반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한 조직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요구를 전달해야 하는 국토부와 공사 실무자들 역시 부담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실무자들이 불법성 논란을 우려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차라리 사장인 나를 해임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끝으로 “인천공항은 특정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자산”이라며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공기업 운영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 시절 공기업 인사 개입으로 처벌 사례가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유사한 논란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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