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평의 중심은 선로 위에서 정지된 시간이다. 달리라고 만들어진 KTX는 눈앞에 있지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 앞을 가로막고 선 것은 폭력도, 사고도 아닌 ‘총파업’이라는 팻말이다.
노조는 선로 위에 앉아 있다. 달리기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멈춤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손에 든 붉은 팻말은 “우리가 멈추면, 사회도 멈춘다”는 선언이다. 말보다 직관적이고, 구호보다 냉정하다.
기차는 분노한 얼굴을 하고 있다.
속도와 효율, 국가 기간망을 상징하는 존재다. 하지만 아무리 빠른 열차라도 사람이 서 있으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장면은 단번에 보여준다.
한쪽에는 불안한 표정의 시민, 다른 쪽에는 상황을 지켜보는 권력의 얼굴이 배치돼 있다. 누구도 완전히 옳지 않고, 누구도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다.
피해자는 따로 그려지지 않는다. 멈춘 풍경 전체가 피해이기 때문이다.
이 만평이 말하고 싶은 건 단순하다.
▶ 파업의 명분이 무엇이든
▶ 정부의 논리가 무엇이든
선로 위에 올라온 갈등은, 이미 일상의 문제로 번졌다는 점이다.
이건 노조만의 싸움도, 정부만의 책임도 아니다.
오늘의 만평은 묻는다. “이 열차를 다시 움직이게 할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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