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륙교가 개통을 한 달 앞두고 있다. 인천이 수년 동안 공을 들여 바다를 가로질러 만들어 온 교량이다. 공정은 사실상 마무리됐고, 시민들은 새로운 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다리를 부르는 이름은 아직 없다. 다리는 다 지어놓고, 명칭을 두고 지역이 뒤늦게 갈라지는 모습은 당혹스러움을 넘어 실망감까지 준다. 그렇다면 그동안 행정은 도대체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나. 수년 동안 공사를 지켜보면서 정작 이름 하나 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야말로 지금의 혼란을 설명하는 문장 그 자체다.
영종과 청라는 서로 다른 명칭을 원한다. 중구청은 “영종이 빠진 다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청라는 “국제도시 브랜드를 살려야 한다”며 맞선다. 두 지역 주민들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고, 어느 한쪽을 단정짓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이 논쟁은 갑자기 생겨난 일이 아니다. 제3연륙교 공사가 본격화될 때부터 충분히 예상된 갈등이었다. 수년 동안 공사가 이어지는 동안 행정은 분명히 알았어야 했다. 명칭은 지역 정체성과 직결되고, 갈등으로 번지기 쉬운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명칭 논의는 또다시 막판에야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전국의 사례를 보면 이번 혼란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부산의 노포대교·금정대교 논란, 순천 장천대교 명칭 충돌, 아산·천안 곡교천교 논쟁 모두 주민 여론과 행정 판단이 뒤늦게 충돌하며 갈등이 커졌다. 경기도 동부의 고덕토평대교도 마찬가지였다. 명칭이 고시되었음에도 구리시는 “지역 정체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했고, 이미 결정된 이름조차 행정에 대한 불신만 남긴 사례로 기록됐다. 전국적으로 반복된 장면들이다. 이미 충분히 학습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인천 행정은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행정이 주변을 조금만 더 살펴보았다면,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얼마나 예견된 일이었는지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좀 더 서둘러서 명칭 공모를 열고,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검토를 통해 조율했다면 지금 같은 뒤늦은 충돌은 막을 수 있었다. 다리가 지역의 얼굴이라면, 이름은 그 얼굴에 새기는 표정이다. 그 표정을 정하는 일을 공사가 끝난 뒤에야 떠올린다는 건 행정의 무책임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의 혼란은 어느 지역 주민의 잘못이라기보다, 애초에 문제를 미리 관리하지 못한 행정의 책임이 크다. 전국적인 명칭 갈등의 사례는 명확한 경고였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똑같은 갈등이 반복된다.” 그러나 인천시 행정은 그 교훈을 놓쳤고, 결국 제3연륙교는 개통을 앞둔 지금까지도 이름을 찾지 못한 채 논란 한가운데 서 있다.
전국적으로 창피당하지 않으려면, 갈등의 봉합은 더 늦기 전에 시작돼야 한다. 행정은 뒤늦은 해명보다 앞선 준비로 말해야 한다. 다리는 이미 다 지어졌다. 남은 것은 이름 하나다. 그리고 그 이름 하나를 제대로 정하지 못한 책임은 결국 행정이 져야 한다. 준비하는 것이 행정이라면, 준비하지 않은 이 공백의 책임 또한 행정이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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