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한 매미의 울림

14일 날개를 다친 한 매미가 아파트 주변 숲에서 울려 퍼지는 동료들의 합창을 들으며 다시 비상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듯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건구 기자
14일 날개를 다친 한 매미가 아파트 주변 숲에서 울려 퍼지는 동료들의 합창을 들으며 다시 비상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듯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건구 기자
날개를 다친 매미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힘겹게 나눗가지를 움켜쥐고 있다. /사진=이건구 기자
날개를 다친 매미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힘겹게 나눗가지를 움켜쥐고 있다. /사진=이건구 기자

매미는 알에서 깨어난 뒤 수년간 땅속에서 유충으로 살아가다 날개를 달고 성충이 된다. 그러나 유충으로 지내는 기간은 종에 따라 2~17년에 달하지만 성충으로 살아가는 시간은 짝짓기를 위한 과정으로 불과 2~4주에 지나지 않는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14일 오전 구리시 장자호수공원 인근 산책로에서 날개를 다친 매미 한 마리가 발견됐다. 숲은 짝을 찾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지만 작은 생명은 더 이상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한 채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조심스레 매미를 들어 인근 나뭇가지에 옮겨주고 물을 살짝 뿌려주자 축 늘어져 있던 매미는 힘겹게 고개를 들며 나뭇가지를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것이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짓이었다.

나뭇가지를 끝까지 놓지 않으려던 작은 생명의 몸부림은 오래도록 발걸음을 붙잡았다. 비록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 모습은 폭염보다 더 뜨거운 울림을 남겼다. 오늘도 묵묵히 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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