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전통시장·구도심 뒤덮은 전선 지중화 언제 되나

시 "연계 개발 사업 없으면 한계"... 전문가들은 "중장기 개선 개획 마련해야"

수원 구도심 전선 지중화 사업은 한전과 지자체의 비용 분담 구조 탓에 재개발·도시재생·도로개설 등 연계 사업이 없으면 사실상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장안구 한 주택가 지역의 전신주 모습이다. (사진=순정우 기자)
수원 구도심 전선 지중화 사업은 한전과 지방자치단체의 비용 분담 구조 탓에 재개발·도시재생·도로개설 등 연계 개발 사업이 없으면 사실상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은 장안구 한 주택가의 전신주 모습. 사진=순정우 기자

수원시 구도심과 전통시장 일대의 전선 지중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신축 아파트 단지와 택지개발지구는 대부분 전선 지중화가 이뤄진 반면 구도심 상당수 지역은 여전히 전신주와 전력선, 통신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장안구와 팔달구 일대 노후 주거지역은 물론 전통시장 주변 골목 곳곳에서는 전신주와 각종 전선이 도로 상공을 뒤덮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화재와 태풍,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우려도 상존한다.

전선 지중화 사업은 전신주를 철거하고 전력선과 통신선을 지하에 매설하는 사업이다. 보행환경 개선과 도시경관 향상 효과가 크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재생 사업과 원도심 정비사업에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실제 수원시는 2022년 연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에서 약 1.4㎞ 구간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총 사업비 48억원 규모로 시비와 한전, 통신사 예산이 함께 투입됐다.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되면서 추진 동력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이 도시재생이나 대규모 도로정비 사업과 연계되지 않을 경우 추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전선 지중화 사업은 대부분 특정 개발사업이나 도시정비사업과 연계해 추진된다. 사업 부서가 신청한 내용을 시가 취합해 한국전력공사에 제출하면 한전이 사업성을 평가해 대상지를 선정하는 구조다.

시 도로정비 부서 관계자는 "지중화 사업은 보통 신청 기관과 한전이 50대50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매칭 방식"이라며 "재건축·재개발, 도시재생, 도로개설, 전통시장 환경개선 사업 등과 연계해 추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민이 단순히 미관 개선이나 생활환경 개선을 이유로 사업을 요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해당 관계자는 "시민 개개인이 요청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별도의 사업이 없는 상태에서 수십억원 규모 사업비를 확보해 지중화를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업 결정 과정도 장기간 소요된다. 수원시에 202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지중화 관련 신청은 16건이었다. 대상지로 선정되더라도 실제 예산 확보와 사업 착수까지는 3~4년 이상 걸릴 수 있다. 한전의 예산 규모 역시 변수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전 예산이 한정돼 있어 모든 신청 사업이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대상지 선정 이후에도 예산 편성과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 시기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도로 정비 부서 역시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수원시의 의견을 정리 하자면 전선 지중화는 도시재생사업과 별개로 추진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재개발, 전통시장 개선, 도로개설 등 특정 사업 구역에 포함돼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또 구도심 일반 지역의 경우 별도 사업이 수반되지 않으면 추진이 쉽지 않고 단순히 미관 개선 목적만으로 추진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구도심 주민들이 체감하는 생활환경 개선 수요와 실제 사업 추진 구조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 장안구 송죽동에 거주하는 A씨(남·53)는 "십 수년 동안 이 지역에 살면서 전선주와 전선이 계속 늘어나는 모습을 봤다"며 "시민 입장에서 (전선지중화) 개선을 건의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어디에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몰라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선 지중화를 단순한 경관 개선 사업이 아닌 도시 경쟁력 확보 차원의 기반시설 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수원처럼 신도심과 구도심의 격차가 뚜렷한 도시일수록 원도심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중장기 지중화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수원지역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와 도시재생 사업지를 중심으로 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별도의 개발계획이 없는 노후된 구도심과 전통시장 상당수 지역은 당분간 지중화 사각지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안전 확보와 도시 미관 개선, 정주환경 향상을 위해 시 차원의 장기적인 투자계획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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