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의 시계추가 빨라지면서 본선 가도를 달리는 동두천시장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최근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선거비용 제한액’이 각 캠프의 가장 큰 복병으로 떠올랐다.
인구 8만6000여명 선인 동두천시의 이번 시장 선거비용 한도는 약 1억 3000만 원 안팎으로 전국 기초단체장 평균 제한액인 1억 8400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타이트한 금액이다.
이 제한액은 단순히 임의로 정해지지 않는다. 공직선거법 제121조가 규정한 엄격한 공식에 기인한다. 기준 금액 9,000만 원에 동두천시 인구수(약 8만6000명 × 200원 = 1720만 원)와 8개 행정동수(8개동 × 100만 원 = 800만 원)를 더한 기본 산정액(1억 1520만 원)이 뼈대다.
여기에 이번 제9회 지선의 법정 물가상승률(제한액산정비율) 8.3%와 선거사무원 수당 인상분, 산재보험료 등이 합산되어 최종 한도가 도출된다.
깨끗하고 공정한 ‘돈 안 드는 선거’를 만들겠다는 법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현장 캠프가 맞닥뜨린 현실은 완전히 딴판이다. 현실 물가의 폭등 속도가 법정 가산율을 비웃듯 저만치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동두천 전역을 누빌 유세차량 한 대를 임차하고 LED 화면을 올리는 데만 평균 800만~900만 원 안팎이 소요된다.
유가 폭등에 따른 차량 운행비와 선거기간 내내 활동할 현장 유세원들의 수당, 산재보험료를 합치면 순식간에 천만 원 단위의 예산이 바닥난다. 여기에 유권자 각 가정으로 배달될 책자형 선거공보물 제작비와 거리를 도배할 현수막 비용을 치르고 나면 후보의 얼굴을 알릴 ‘디지털 홍보비’는 쓸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는 것이 참모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더욱이 공직선거법 제69조에 따라 기초단체장 선거는 종이 신문광고 허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인터넷 배너 광고나 SNS 등 디지털 매체로의 우회가 절실한 형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총액 제한에 가로막혀 예산 조율 과정에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같은 예산 압박은 고스란히 유권자의 알 권리 위축과 피해로 돌아온다. 결국 인지도가 높은 전·현직 시장이나 거물급 정치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판이 짜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선거사무장은 "비용 한도 때문에 공보물 지면까지 줄여야 하는 판국에, 조직력이 없는 정치 신인들이 어떻게 얼굴과 공약을 알릴 수 있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직과 자금이 부족한 정치 신인들에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유튜브 쇼츠나 SNS 챌린지 등은 기성 정치인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최고의 가성비 무대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의 총액 제한령은 신인들이 과도한 오프라인 유세 비용에 밀려 정작 이 강력한 디지털 무대를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게 가로막는 모순을 낳고 있다.
유세차나 물량 공세 같은 과거 오프라인 중심의 선거 비용 산식이 스마트폰이 삶의 중심이 된 현시대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액의 비용이 드는 확성기 소음 공세 대신, 온라인 커뮤니티 소통 등 ‘저비용 고효율’의 디지털 선거운동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한층 무게가 실린다.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선거운동의 변화와 선거법 개정이 절실한 시점이다. 선거법상 과도한 오프라인 유세 비용의 비중을 낮추도록 유도하는 대신,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온라인 소통 관련 지출에 대해서는 유연한 규제 완화나 별도의 보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내가 내는 세금으로 돌려주는 선거비용’에 대한 성숙한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후보자가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하면 반액을 시민의 혈세로 보전해 주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확성기 소음 대신 스마트폰으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색 홍보나 참신한 정책 챌린지가 선거판의 주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과연 어느 캠프가 한정된 예산 속에서 선거비용을 가장 지혜롭게 활용해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이는 이번 동두천시장 선거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시민의 혈세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상호 비방과 네거티브 대신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갈등과 다툼을 넘어, 동두천의 미래를 향한 온전한 주민 통합의 축제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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