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은 과정일 뿐,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오기춘 기자
오기춘 국장

오는 63일 치러지는 제9회전국동시자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시계는 공천과 경선에 맞춰 빠르게 돌아간다. 이런 과정속에서 누가 선택받고, 누가 배제되는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정작 중요한 질문은 뒤로 밀린다. 지역을 맡길 사람으로서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는 해당지역 주민들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책과 예산을 다루는 일이다. 내집앞 또는 바로 옆 도로 하나, 복지 사업 하나가 일상의 변화를 좌우한다. 그만큼 이들의 판단과 책임은 무겁다 하겠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정치적 갈등과 내부 경쟁이 지역 현안보다 앞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천 과정이 목적이 되고, 지역 문제는 뒷전으로 밀린다는 비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성과와 단기적 사업이 반복되면서 정책의 연속성과 실효성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민의 삶을 바꾸는 일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지만, 정치의 시간은 종종 그 균형을 놓치는 때도 있다.

다행히 유권자의 시선은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이미지나 구호보다 후보자의 이력과 실제 활동,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따져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누가 더 많은 약속을 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그 약속을 지켜왔는지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많은 후보자들에게도 분명한 신호다. 공천 여부나 정치적 배경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선거는 경쟁이지만, 동시에 검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공천은 어디까지나 출발선일 뿐이다. 최종적인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이번 선거가 줄 세우기의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 지역의 변화를 이끌 사람을 가려내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려한 말이나 구호보다 일관된 책임이 더 중요하다 하겠다. 결국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바꾼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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