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96%라는 숫자, 지역경제의 답이 될 수 있을까

이건구 국장
이건구 국장

양평군이 올해 1분기 공사 분야에서 관내 업체 수주율 96%를 기록했다. 431800만원 가운데 415100만원이 지역 업체에 돌아갔다. 숫자만 보면 이미 답은 나와 있다. 행정이 움직이면 지역 경제도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2022년 우선구매 규정 제정 이후 공문 시행과 실적 점검, 홍보 정책이 이어졌다. 방향을 정하고 밀어붙인 결과가 수치로 나타났다. 말이 아니라 구조로 만든 성과다.

눈에 띄는 지점은 따로 있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정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방어에 가깝다. 실제로 군 역시 외부 변수 속에서 지역 기업의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민생 경제를 지탱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실 지역업체 우선구매 정책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여러 지자체가 이미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제각각이다. 시작은 어렵지 않지만,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는 단순하다. 지역에서 만들고, 지역에서 쓰고, 다시 지역으로 돈이 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기업은 숨통이 트이고 고용은 유지된다. 소비 역시 다시 지역 안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이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되는 것처럼, 지역 안에서의 거래는 결국 지역에 보탬이 된다.

이번 성과는 금액으로 보면 40억원대 규모다. 절대적인 액수만 놓고 보면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분기마다, 해마다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역 내 거래가 축적될수록 그 효과는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정책의 가치는 규모보다 지속에서 드러난다.

현실의 한계도 분명하다. 전체 계약 기준 관내 수주율은 69% 수준에 머물고, 물품 분야는 지역 생산 기반 부족으로 제약이 따른다. “사주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구조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이 정책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시간에 달려 있다. 한 번의 96%는 성과지만, 반복되는 96%는 구조가 된다. 정책은 발표가 아니라 유지에서 완성된다.

위기는 언제든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그때 버틸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만들어져 있느냐다. 96%라는 숫자는 지금은 성과지만, 앞으로는 질문이 될 것이다양평지역의 경제를 순환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이 정책이 꾸준히 잘 자리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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