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늘길 100만 대 시대, 안전기준 더 높여야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하늘길 100만 대 시대, 안전기준 더 높여야. (CG=중앙신문)

항공 수요 회복은 반갑지만, 안심할 일은 아니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2025) 우리 하늘길을 오간 항공교통량이 1013830대로 사상 처음 연간 100만 대를 넘어섰다. 하늘길이 넓어진 만큼 관광과 물류, 수출입 현장에 숨통이 트인 것도 사실이다. 이는 항공 산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상징적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숫자가 커질수록 함께 커지는 것은 기대만이 아니라 책임이다.

항공은 한 번의 사고가 곧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산업이다. 지상 교통처럼 피해가 분산되기 어렵고, 단 한 번의 실패가 수많은 생명으로 직결된다. 202412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대형 항공기 사고는 이 단순한 사실을 잔혹할 만큼 명확하게 보여줬다. 우리는 그 비극을 남의 일처럼 지나칠 수 없다. 그날의 사고는 항공 안전이 결코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웠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사고였고,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경고였다.

하늘길이 늘어나는 시기일수록 안전 기준은 더 엄격해져야 한다. 운항 편수 확대에 맞춰 정비와 조종 인력, 관제와 지상조업 인력은 충분한지 따져야 한다. 지방공항의 활주로·유도로·비상 대응 체계는 늘어난 운항을 감당할 수준인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현장의 피로도와 관리 공백이 생기지 않는지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전제다. 예방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성장 계획만큼이나 안전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은 더욱 철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의 투명성과 제도 개선으로의 연결이다. 조사 결과가 현장 기준과 감독 체계를 바꾸지 못한다면, 비극은 교훈이 되지 못한다. 항공 안전은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 관리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 안전은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복 점검, 상시 훈련, 촘촘한 감독이라는 일상의 체계로만 지켜진다.

하늘길 100만 대 시대는 성과의 상징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안심하고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신뢰다. 안전을 앞세우지 않는 성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늘이 넓어질수록 기준은 높아져야 한다. 성과의 숫자보다 안전의 무게가 더 무겁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무안이 남긴 가장 분명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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