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미 결정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논란은 정리돼야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이미 결정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논란은 정리돼야. (CG=중앙신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지방 이전 논란은 행정과 정책의 흐름에서 이미 정리된 사안이다. 국가산단과 일반산단 지정이 이뤄졌고, 기업 투자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도 이 계획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차원에서 이전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다는 확인된 움직임은 없다. 그럼에도 이전론이 간헐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실질적 논의라기보다 정치적·담론적 발언의 반복에 가깝다.

최근 공개된 시민·기업 인식조사 결과는 이런 상황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용인 시민과 기업 관계자의 79.5%, 용인 인근 지역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74.5%가 반도체클러스터의 지방 이전에 반대했다. 이미 행정적으로 정리된 사안에 대해 여론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의미다.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를 여론에서 찾기는 어렵다.

특히 반대의 이유가 눈길을 끈다. 응답자들은 지역 경제 손실보다 국가 핵심산업 정책의 일관성 훼손, 반도체 클러스터 분산에 따른 국가 경쟁력 약화, 고급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주요 우려로 꼽았다. 이는 감정적 반발이나 지역 이기주의의 언어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바라본 판단으로 읽힌다이전론의 배경으로 자주 언급되는 전력과 용수 문제 역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전력과 용수는 어느 지역이든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다. 지역을 옮긴다고 갈등이나 공급 문제가 자동으로 해소되지는 않는다. 전력·용수 문제는 이전의 명분이 아니라, 계획된 일정 안에서 풀어가야 할 실행 과제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이전 논란을 인지하고 있고, 80% 이상이 일반산단과 국가산단의 조성 및 진행 상황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여론이 정보 부족이나 막연한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충분한 인지 속에서도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복되는 논쟁은 정책 신뢰를 소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속도의 산업이다.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기업의 투자 판단은 늦어지고, 글로벌 경쟁에서의 시간은 흘러간다. 이미 정리된 사안을 다시 흔드는 것은 실행력을 떨어뜨리고 정책 메시지를 흐릴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전 여부에 대한 재논의가 아니라, 전력·용수 공급과 산단 조성이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다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논란은 이제 정리돼야 한다. 행정적으로 큰 틀은 정해졌고, 여론 역시 이를 확인해 주고 있다. 남은 과제는 실행과 관리다. 정책은 일관될 때 힘을 갖고, 신뢰는 흔들리지 않을 때 쌓인다. 끝난 이야기를 반복하기보다, 완성된 결과로 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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